어린 시절 읍 설 대목 장날은 없는 게 없이 다 있는 만능 보물 시장이었습니다. 

설날 전 대목 장날은 추석 대목 장날과 함께 사람들도 많이 붐비고 살거리 볼거리가 많았던 기억이고, 단순히 상품을 사고파는 데 그치지 않았습니다. 이웃과 친지를 만나 정보와 그동안의 소식을 주고받는 소통과 교류의 공간이었으며 서커스단이 오고 옆 공터에서는 가설극장 등이 펼쳐지는 유희와 축제의 장이었습니다. 

열심히 살아가는 시장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동기부여를 받기도 하고, 아무래도 대목장에 가야만 만날 수 있는 지인들을 오랜만에 만나서 주고 받는 남해 사람들만의 옛정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설 대목 장날의 추억은 엄마 따라서 단순히 설날 제수용품만을 구매하기 위한 것만 아닌 대목 장날 분위기가 어떤지 궁금해서 많은 남해 사람이 찾는 날이여서, 한 가정, 한 사람 이상이 대목장에 모이다 보니 인산인해가 딱 맞는 표현이라고 할 정도로 사람들이 많아 다니기도 불편할 정도의 북새통으로 한걸음 전진하기가 어려울 정도의 설날을 앞둔 풍경이었습니다. ​

또 하나는 엄마 따라 설 대목장에 오면 한쪽에 새알 팥죽을 파는 곳이 있었는데 한 그릇 사서 먹는 맛이 기가 막혔던, 대목장에서만 볼 수 있는 새로운 물건을 보는 재미, 사람 구경, 엄마 사주는 맛있는 새알 팥죽을 먹는 그런 재미에 엄마 따라다녔던 것 같습니다. 

최근 읍 시장은 마트로 인해 다소 어려워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마트에서 도저히 경쟁할 수 없는 전국 최고의 남해의 싱싱한 생선, 조개, 말린생선, 횟거리 등 신선하고 다양한 해산물이 있지요. 그래서 예전이나 지금이나 설날의 대목장은 필요한 물건도 싸게 구입하고 남해 사람들의 행복한 삶이 느껴지는 곳, 매력, 활력, 품격의 대목장날입니다.  

설날을 앞둔 지난 2일 읍 시장은 다소 무거운 분위기라는 느낌입니다. 아직 설날까지 몇 일간의 여유가 있어서인지 그날은 평상시 비해 사람들이 많이 늘어나지 않은 느낌이고, 장날에 만난 자영업자는 “대목을 앞둔 장날인데도 손님이 많이 늘어나지 않는다. 아직 7일 대목장이 남아서인지 손님이 반도 안 되는 것 같다”며 “온라인에서 구매하거나, 마트를 더 많이 이용하는 것이 아닌지” 걱정과 어려움을 토로하네요. 구매해야 하는 군민들도 마찬가지로 과일을 구매하러 왔는데 “예전에는 과일도 박스로 구매할 텐데 너무 비싸 이번에는 필요한 만큼만 구매할 계획이다”며 “이번 제사상에는 필요한 구색만 갖출 예정”이라고 말하는 걸 보면 물가도 많이 오르고 지갑을 줄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예전에 비하면 대목 장날에 사람들이 많지는 않지만 남해 사람들에게는 아직도 최고의 백화점이고 없는 것 없이 다 있는, 원하는 것은 쉽게 구할 수 있는 그런 7일 대목장이 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남해의 오랜 전통과 역사를 이어가는 읍 대목 장날이 옛날과 같이 사람 붐비는 장날이었으면 합니다. 

가족간에 정겨움이 가득한 행복한 설날 맞이하시고 건강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설날 아침 희망차게 타 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소원도 빌어 보시고 소원성취 하시기 바랍니다. 

최근 AFC 아시안컵 국제축구대회에서 손흥민 선수의 대활약으로 대한민국의 기상을 세계에 떨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손흥민 보유국, 우린 손흥민 시대에 함께 살고 있는 행복한 세대입니다. 웃음꽃 가득한 설날 연휴 고향길 안전 운전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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