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남해군의 효자 농산물인 시금치 ‘보물초’ 출하량은 소폭 줄었지만 가격은 2배 이상 급등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평균 1917원, 최고 3210원이던 시금치 가격이 최근에는 평균 6519원, 최고 8400원까지 2.6배~3배 이상으로 올랐다.   

이런 급등세는 적절한 물 조절 등으로 습해 예방에 성공한 남해군 보물초에 반해 신안군과 포항 등지 시금치 주산지의 습해로 인한 전국적인 시금치 작황 부진과, 최근 서해안 일대의 폭설과 동해의 온실시금치에 대한 기피 등 공급 요인이 작용했으며 고물가 등으로 인한 가계의 외식 감소에 따른 집밥 수요 증가 등 복합적 요인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평균 6500원대, 작년보다 3배

지난해 11월 초 시금치 출하를 시작하면서 연말까지는 지난해보다 가격이 낮게 형성돼 불안했지만 본격 출하기를 맞아 새해 1월 초부터 시금치 가격이 급격하게 오르기 시작했다. 올해 설날(구정)이 가까워 옴에 따라 1월 상순부터 오르던 시금치 가격은 지난 22일과 23일을 전후해 최고조로 올랐다. 

지난 23일 보물초 경매가격은 1kg 기준 평균 6519원, 최고 8400원(최저 1800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평균 1917원, 최고 3210원에 비해 3배 가량 뛰어오른 가격이다. 군내 각 농협별 경매가를 살펴봐도 A농협은 올해 평균 6844원(최고 7700원), B농협도 평균 7142원(최고 8400원), C농협도 평균 6057원(최고 8130원), D농협도 평균 6485원(최고 7390원)으로 지난해 평균 1551원에서 3599원 하던 가격이 2.4배~3.5배 이상 대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보물초 총 출하량은 1월 23일까지 534톤 가량으로 지난해 557톤 규모에 비해 소폭 줄었지만 단가가 높아져 매출액은 올해 159억 8900여만 원으로 지난해 90억 5400여만 원에 비해 큰 오름세를 나타냈다. 출하물량은 줄었어도 매출소득이 오히려 급등한 것이다.    

올해 시금치 가격 왜 올랐나?     

올해 시금치 가격이 오른 주된 원인은 생산공급 측면과 소비수요 측면이 함께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생산공급 측면에서 가격 급등의 주요인은 신안군 등 시금치 주산지에 닥친 습해와 이로 인한 작황 부진, 상대적으로 남해군에서 물 관리를 잘해 습해 피해를 덜 입은 점 등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군 관계자는 “지난 가을 시금치 파종 후 다른 지역은 가을 장마 등으로 습해 피해를 많이 본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 인해 생산량과 출하량이 줄었고 포항에서도 현재까지 출하량이 많지 않다”며 “남해군은 생육초기 관수 및 배수 등 적극적인 관리로 심은 만큼 출하할 수 있게 돼 상대적으로 유리해졌다. 군내에서도 지난해에 비해 물량이 많이 늘지는 않았지만 상대적으로 수요가 커져 가격이 오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금치 주산지인 신안군의 비금농협 관계자는 “전국적인 수요는 늘고 있는데 시금치 파종 후 가을장마가 길게 이어지며 병들고 유실돼 40% 정도 생산량 감소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또 소비수요 측면에서는, 천정부지로 오르는 물가로 직장인과 가계의 외식 횟수가 줄고 집밥을 먹게 되는 상황이 시금치에 대한 수요를 끌어올렸다는 분석도 있다. 이와 관련해 군 관계자는 “고물가로 밥값 걱정이 많은 직장인이나 도시민들 대다수가 식당 등을 이용하는 외식을 줄이고 집에서 만든 식사로 버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중 봄이 오기 전까지 먹게 되는 엽채류 반찬으로 시금치가 거의 유일한데 이런 상황 때문에 시금치 수요가 늘어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지난해에는 설 전까지 시금치 값이 낮다가 설 직후에 올랐는데 올해는 복합적인 여건으로 설 성수기까지도 상승세를 유지하다가 설 직후에도 시금치값 고공행진이 계속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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