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세요’ ‘행복하세요’ 하는 축하의 인사와 함께 시작한 2024년이 벌써 2주가 다 지나가고 있다. 희망과 성취를 상징하는 용의 해, 하늘을 향해 힘차게 오르는 푸른 용처럼, 하고자 하는 모든 일들을 잘 성취하고 소망 또한 이루어지는 복된 한 해가 되길 기도하면서 희망의 문을 활짝 연다. 

우리는 떡국을 먹고 새해 염원을 담아 보신각에서 33번에 걸쳐 제야의 종을 치며 새해를 시작하는데 나라마다 새해를 맞이하는 풍습이 있다. 스페인에서는 자정의 종소리에 맞춰 12알의 포도를 먹고, 필리핀에선 둥근 모양의 과일을 사는 것으로 새해를 맞는데 12개의 둥근 과일이 행운을 가져온다고 여기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 해를 맞이하는 풍경은 제각각이지만, 새롭게 출발할 수 있는 안녕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한 해의 소망도 빌어본다. 사람들은 어떤 소망을 빌었을까. 직장인들의 가장 큰 소망은 ‘임금 인상’이었고 세계인들의 소망은 단연 평화다. 그러나 한 해를 돌이켜보면 소망했던 대부분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던 기억으로 남아 있다. 그럼에도 매년 이 시점에는 ‘희망’을 말하고 올해의 소망이 꼭 이뤄지기를 기원한다. 

나이가 들수록 매년 1월에 느끼는 점은, 한 해가 더 빨리 지나가고 오는 것 같은 기분이다. 이유는 젊을 때에 비해 도파민이 많이 나올 만큼 흥분되는 새로운 경험이 적어지고, 뒤돌아 보면 남는 기억이 별로 없기 때문이라고 뇌신경학자가 설명하는 것을 라디오에서 들었다. 

비슷한 맥락인지는 모르겠는데, 매년 눈부신 발전을 하던 고도성장 시대를 경험했던 필자 세대에게는 더 이상 ‘이런 신 세계가 있나’ 라며 놀라게 해주는 경이로운 경험은 점점 줄어들고, 오히려 쓸데없이 주워들은 것만 늘어나면서 오만가지 세상 뉴스에 자극받고 걱정하고 신경 쓰느라 의미 없게 시간을 허비해버리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IMF가 2024년을 예측하기를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을 아주 적은 수치로 전망하면서 우리가 실제 체감하는 경기 또한 많이 어려울 것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실제 우리는 어려울 때 더 강했고 그것을 이겨나가려고 하는 힘이 강하게 내재되어 있기에 설사 그런 위기가 닥친다 해도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 그건 우리의 국민성이 예부터 ‘하면 된다’의 철학이 있고 게으름을 용납하지 않고 누구보다 부지런하기 때문이다. 

성과를 내고 못내고의 차이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지만 가장 큰 것은 하면 된다는 ‘실천력’이라고 한다. 무슨 일이든지 일선 현장에서 부딪히고 뛰고 극복하려는 원초적인 힘, 날마다 무엇인가를 하려고 꾸준히 실천할 때 가능한 것이다. 

2024년 1월 현재 우리의 모습이 먼 미래에는 차오르는 희망의 상징처럼 보이는 날이 올 수 있게 되기를, 우리는 이미 그 시대를 똑똑히 보았노라고 이야기할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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