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찌는 듯한 무더위가 한풀 꺾이고 이젠 아침, 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분다. 이번 주말을 기해 휴가철도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상주를 비롯한 각 해수욕장, 자연발생유원지 등을 찾은 피서객들의 입에서는 예전보다 깨끗하고 주변 시설이 많이 좋아져 '관광남해의 미래가 밝다'는 평가와 함께 여전히 인심 야박하고 불친절하다는 인상이 강해 '다시 오고싶지 않은 곳'이란 반응도 만만찮았다.

올해 상주 및 송정해수욕장 등 군내 유명 해수욕장과 유원지는 8월 13일 현재 45만여명이 넘는 피서객들이 몰려 시원한 바닷물에서 30도가 넘는 찜통더위를 씻어내느라 북새통을 이뤘다.

군 문화관광과 홍보영씨는 "지난해 33만여명과 비교해 볼 때 올 해에는 약 12만여명이 더 많이 남해를 찾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피서지 네티즌 불만 '속속'

이처럼 피서인파가 만원을 이루면서 군내 곳곳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제기됐으며, 군 홈페이지에는 피서지를 다녀간 네티즌들의 거센 항의도 속속 올랐다.

△김매구 - 거칠은 말투, 사나운 매너, 바가지, 불친절 등 상주 사람들은 크게 반성해야 한다.

△접장 - 휴가를 남해로 갔다가 너무 어처구니없는 봉변을 당했기에, 인심이 나빠도 어찌 시골 인심이 이럴 수가 있는지? 행정당국에서는 관광남해에 부합되는 군민친절교육을 시키심은 어떨지?

△넘비싸 - 관광객은 봉? 물가는 왜 그렇게 비싸던지 그냥 물 한 병에 1000원인데 비해 얼린 물은 무려 배인 2000원! 거기다 물은 어찌나 지저분한 지 해수욕장 들어가는 다리 밑에 흐르는 물은 각종 오폐수로 시커멓게 오염이 돼 있어 아주 실망을 했습니다!!!


'한철 장사', 바가지 요인

계속되는 무더위로 피서 인파가 절정에 이르면서 '한철 대목'을 노린 일부 상인들의 바가지 요금으로 인해 피서객들의 인상을 찌푸리는 일이 발생, 남해 이미지를 흐리게 했다.

지난달 28일 상주해수욕장을 찾은 김은호(48·부산 사하구)씨는 "아무리 한철 장사라고들 하지만 음료수와 술, 라면 등은 시중가보다 2대 이상 비싸게 받는 데다 노후한 시설을 갖춘 민박집은 부르는 게 값"이라며 바가지 요금에 대한 불만을 강하게 털어놓았다. 특히 "상인들의 거친 말투에 '싫으면 딴 데 가라'는 식의 불친절한 태도는 관광지 상인들의 부끄러운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 상인은 "여기 뿐 아니라 다른 곳들도 거의 마찬가지"라며 "날씨도 더워 불쾌지수가 높은데 손님들이 이래저래 따지면 우리 상인들도 짜증나는 것은 어쩔 수 없다"라고 하소연했다.


청소년에 술·담배 판매
술먹고 횡포 등 '다반사'

이 뿐만 아니다. 사람이 북적대는 휴가철에는 간혹 눈에 띄게 몰염치한 피서객들이 술 먹고 횡포를 부리는 등 주위 사람들의 기분을 상하게 하여 피서지 전체 분위기를 흐리게 만드는 경우도 많다. 또 기본 양심마저 내팽개친 채 이익추구만 생각하고 청소년들에게 술과 담배를 버젓이 판매하는 업소 주인들도 간간이 발견된다.

남해경찰서 상주분소 강학기 경장은 "일부 몰지각한 업소 주인들이 단속을 피해 청소년들에게 술과 담배를 팔고 있는 경우도 있으며, 특히 밤이나 새벽에 술 먹고 싸움질하는 사례도 하루에 3∼4건 정도 된다"고 말했다.


주차료 징수 시비 줄어
쓰레기 산더미 '골머리'

해마다 문제가 됐던 피서지 주차료 및 청소비 징수는 일부를 제외하곤 피서객들의 의식이 점차 변화되면서 다소 시비가 줄어들었으나, 먹다 버린 쓰레기로 인해 피서지 환경은 아주 형편없었다.

월포에 온 한 피서객은 "다 좋은데 음식점에서 흘러나오는 악취로 인해 기분이 엉망"이라고 말했다.

월포해수욕장 주차관리인은 "인제는 가는 곳마다 주차료를 내야 한다는 인식을 하고 있어 예전처럼 싸움이 일거나 큰 소리내는 일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또한 미조면 항도 백춘영 이장은 "가끔 주차료가 많다 적다로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마을측에서 보면 관리자 2명의 인건비에다 우물 펌프, 청소 등으로 나가는 경비도 무시 못한다"고 말했다.

상주해수욕장 주차료 후불제와 관련해 상주번영회 사무국장은 "처음 도입한 터라 말썽도, 문제점도 많이 드러났다"면서 "발생한 문제점들은 이후 평가회를 통해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래 유실·볼거리 미비
행정·주민 해결책 마련해야

발디딜 틈이 없는 유명 해수욕장과는 달리 가족과 오붓한 시간을 갖고자 자연발생유원지를 찾는 사람들이 계속 늘고 있다. 하지만 볼거리가 빈약하고 화장실, 샤워장 등 주변 시설이 미비해 발길을 돌리는 사람들도 있다.

두곡해수욕장 관리인 박종린(68)씨는 "올해에는 새로 화장실과 샤워장을 신축해 이 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나 물사정이 좋지 않아 애로점이 많다"면서 행정에서 이같은 사정을 보강해줄 것을 요청했다.

특히 남면 두곡, 월포해수욕장은 해를 거듭할수록 모래유실이 심해 이 곳을 주로 찾는 피서객들에게는 아쉬움도 적지 않다.

지난 13일 월포해수욕장은 찾은 한 관광객은 "10여년 전과 비교해 볼 때 월포 쪽 모래가 갈수록 없어지는 것 같다"며 "모래가 바다로 빠져들어가는 것을 원천적으로 막기 위해 행정과 주민 모두가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해결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관광지! 재충전 기회를

천혜의 자연경관을 지닌 남해. 이 곳을 아름다운 관광지, 누구나 와서 편히 쉴 수 있는 휴식공간으로 만들기 위해선 관광남해 위상에 걸맞는 성숙한 군민의식을 지켜나가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내년 여름에도 이곳을 다시 찾아 자연과 더불어 재충전의 기회로 삶의 활력을 얻을 수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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