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 당시 진나라 상수 공법인 수급(首級)의 숫자로 공로를 판정했는데 이 때문에 적을 물리치는 데 집중하기보다는 공로를 높이기 위해 같은 편끼리 싸움도 하는 병폐가 많았고, 선조도 수급을 가져오는 장수를 좋아했다. 이순신 장군은 새롭고 선진적인 평가방법으로, 적의 목보다는 최선을 다한 자의 공을 높여주는 평가를 하겠다고 약속한 후 이를 실천해 전쟁에서 승리하게 된다. 

처음 승전한 『옥포파왜병장』의 보고 자료에 의하면 좌부장 낙안 군수 신호는 왜선 1척 당파, 중위장 순천부사 권준, 중부장 광양현감 어영담 등은 접전 때마다 몸을 잊고 먼저 돌진한 내용을 보고하고, 전사자, 부상자, 전사한 노비 이름까지도 기록하고 있다. 열심히 한 자가 반드시 보상 받는다는 신뢰를 만들어 승리하는 원동력이 되었다는 것이다.

매년 6월, 12월에 실시하는 공무원의 직무성과 평가는 기업체처럼 매출성과, 순이익 등과는 전혀 다른 평가다. 각 부서, 직원 각각의 직무가 매우 이질적이고 계량화도 쉽지 않아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상호 비교 평가하는 것은 쉽지 않아 ‘연공이 기준’이 되는 평가 문화가 지속돼 왔다. 하지만, 수영, 육상, 역도 등 기록경기와는 달리 기계체조, 피겨스케이팅, 쇼팽 콩쿠르에서 1위를 한 조성진 피아니스트와 같이 계량화는 안되지만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직무성과에 대해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평가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인사권자인 군수는 매번 연공서열 중심에서 벗어나 성과 위주의 인사를 하겠다는 방침을 알리고 그러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지만 공직자 모두를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평가를 잘 받지 못한 공무원들의 입장에서는 본인들의 기준에서만 판단하고 불만, 심지어 공정하지 않다는 생각까지 한다. 그런데 냉정하게 보면 불만 당사자부터 고참인지, 언제 승진했는지 연공서열 기준에서 이야기하는 것이다. 

좋은 평가를 받은 직원들을 보면 상사나 동료들로부터 인정받는 성실한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반영이 되었을 것이고 앞으로 이 부문은 더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과거 경력점수가 40%까지 반영됐던 반면, 올해부터는 최대 10%를 넘지 못하도록 개편된 이유는 공직 생활이 많다는 이유로 승진하는 연공문화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한편으론, 퇴직을 1, 2년 앞두고 고참이고 해서 직급이나 바꾸어 주는 문화 또는 승진자와 비교 연공, 성과에 있어 특별히 부족한 것도 없는데 나만 승진 못 하고 퇴직한다는 생각을 가진다면 공정하지 않다는 판단을 할 것이다. 심지어 승진을 하고서도 동기보다 늦다고 판단할 경우 공정에 대해 불만을 제기할 것이다. 

과거 6급 대상자 수십 명이 1년에 한두 번 있는 5급 승진자리 하나를 두고 성실한 것은 기본, 성과, 능력 있다는 평가를 받은 직원 1명만(현재 조직의 2분의 1정도 기구)이 어렵게 승진한 당시와 같이 성과를 내거나 성실한 직원이 승진하는 인사문화가 정착되었으면 한다. 이를 위해 평가자인 군수 이하 국·과장, 인사 부서 무엇보다 평가대상인 공직자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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