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트리 정성일(58) 대표를 인터뷰하기 위해 지난 1일 경기도 파주시 운정역으로 향했다. 정 대표가 손수 운정역까지 마중을 나와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정 대표는 1965년 남면 사촌마을에서 아버지 고(故)정봉찬 씨와 현재 사촌에 살고 계신 어머니 김영화 씨의 4남 중 셋째로 태어났다. 재경남면향우회 정성주 사무국장의 형이다.

㈜라이프트리는 지적, 발달장애인들이 일하는 회사다. 장애인이 일하는 일터가 비장애인 일터보다 열악하지 않을까 막연한 편견을 가지기 쉬운데, 기자의 눈에 들어온 작업장 분위기와 환경, 근로자들의 표정은 이 편견을 단번에 깨뜨렸다. 밝고 행복한 표정으로 작업에 집중하고 있는 장애인 근로자들 사이에서 정 대표는 “비장애인보다 손은 느리지만 정확하게 제품을 만들고 있다”며 확신에 찬 표정을 지었다.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라이프트리는 어떤 회사인가?

장애인과 소외계층(사회적약자)이 직업재활을 통해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중증장애인 생산시설, 사회적기업, 여성기업, 장애인기업, 창업기업으로 인증받아 장애인근로자 12명과 대표 포함 비장애인 5명이 종사한다. LED 조명등기구, 음성점멸유도등, 전기차 충전기를 직접 제조하여 국가기관, 지자체 및 공공기관에 수의계약 또는 입찰을 통하여 납품하고 있다.

▲라이프트리를 설립한 계기와 목적은 무엇인가?

장애인근로사업장에서 30년간 일하며 말단 직원에서 관리자, 임원으로 승진한 경험이 있다. 그 기간동안 장애인, 소외계층과 더불어 사는 세상을 알게 되었고 후에 퇴직하면 이들과 함께 하는 회사를 설립하여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었다. 그래서 라이프트리를 설립했고, 장애인 및 소외계층의 권리와 주체성 확립,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동반성장, 일자리 제공 및 사회서비스 제공,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

▲장애인 재활훈련도 하고, LED조명도 생산하는데, 장애인 훈련시설과 장애인 제조시설을 동시에 운영하는 것인가?

장애인 직업재활시설로 허가사항을 충족하고 장애인 훈련시설과 제조시설을 같은 장소에서 사용한다.

▲사회적기업이자 장애인기업, 여성기업인데, 공공조달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나?

중증장애인 생산품생산시설, 사회적기업, 장애인기업, 여성기업, 창업기업으로 지정받았고, 정부기관, 유관기관, 지자체, 공사 등 기관들과 수의계약 또는 조달청 나라장터를 통한 계약, 그리고 입찰을 통하여 일반 기업들과 경쟁하고 직업재활 시설들과 경쟁·협업하기도 한다.

▲연 매출액은 얼마나 되고, 장애인은 몇 명이나 고용하고 있나?

우리 회사는 올해로 설립 3년 차이며 매출은 매년 향상되고 있다. 올해는 25억 원 정도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장애인 고용은 현재 12명이다.

▲사회적기업으로서 추구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라이프트리는 작년에 파주시 사회적도시경제과 지원사업인 파주시 사회적기업공유네트워크와 함께 파주시 독거노인 가정에 연탄을 지원하는 1000만 원 기부사업을 했다. 이런 사업들이 많아지길 바라면서 장애인, 소외계층의 고용을 늘리고 지역사회의 삶의 질서를 유지하는 데 공헌하고 싶다.

▲기업을 운영하시며 어려운 점과 보람을 느끼는 점을 알려달라

어려운 점은 정부기관, 유관기관, 지자체, 공공기관과 수의계약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데, 우선구매특별법, 판로지원 관련 등 많은 제도적인 장치와 지원사업들이 있지만 공공기관 수의계약의 문턱은 높아만 가고 기피현상까지 두드러지고 있어 운영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보람을 느끼는 점은 우리 회사에서 일하는 장애인 근로자들이 주어진 직무에 진심을 다하며 회사의 직원임을 자랑스럽다고 이야기할 때다. 이들이 사회에서 비장애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을 볼 때면 뿌듯하다. 또한 지역사회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때 보람을 느낀다.

▲기업인으로서 앞으로의 계획은?

미시적으로 지속적인 일자리 창출로 장애인 고용을 더 확대했으면 좋겠다. 거시적으로는 장애인, 소외계층이 직장인으로서 자부심을 느끼는 회사로 확고히 자리잡고, 각 지역마다 우리 회사 같은 곳이 많이 생겼으면 한다.

▲라이프트리를 설립하기 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나?

장애인근로사업장에서 설립 멤버로 30여 년간 일했다. 말단 근로자에서 관리자, 종사자, 임원으로 근무하면서 삼성전자 오디오, 흑백·컬러 TV, 컴퓨터 모니터, PDP·LCD TV 등에 들어가는 PBA ASS`Y, LED조명등기구 등 임가공 및 완제품 생산, 품질관리 등을 했다. 시설 사무국장직도 수행했고, 다양한 유형의 장애인들과 근로하는 직업재활시설의 종사자로 일했다.

▲고향에 대한 추억?

내 고향 남면 사촌마을은 더없이 좋고, 포근하고 언제든 찾아가도 힐링이 되고 새 힘을 얻는 곳이다. 항상 고향이 그립다.

▲가족관계는?

지체장애와 청각장애인 나, 그리고 휠체어 의존 장애인인 아내(장경애), 시집간 언어치료사 큰딸, 헤어디자이너 둘째 딸, 애니메이션 작가를 꿈꾸는 휠체어 의존 막내딸, 이렇게 가족이며 경기도 구리시 갈매동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다.

정 대표는 “장애인 일터라서 당연히 어려움이 많지만 그보다는 긍정적인 것이 더 많다. 한 청년 직원이 이해를 못 하는 것이 있으면 다른 청년 직원이 도와주면서 작업을 해나가는 식”이라며 “장애인들도 배려를 받으며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그렇게 함께 살아가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성일 대표 경력>

- 현) ㈜라이프트리 대표

- 장애인복지단체 (사)동반성장산업협회 / 아이에너지사업단 창립멤버 사무국장

- 대경대학 사회복지과-해성중·고교 졸업

- 장애인인식개선지도사 교육강사 / 노인케어복지사 1급 / 요양보호사 1급 /

  사회복지사 2급 / 보육교사 2급 / 전자기기기능사 2급 자격증 등 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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