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봉 군​​​​​​​​​​​​​​​​​​​​​​​​​​​​​​​​​​​가​​​​​​​톨릭대학교 명예교수·문학박사
김 봉 군​​​​​​​​​​​​​​
​​​​​​​가​​​​​​​톨릭대학교 명예교수
​​​​​​​문학박사

추석은 농사짓는 일에 감사해하며 풍요한 결실을 스스로 축하하는 날이다. 아울러 돌아올 해에도 풍년이 들기를 소망하며 조상님께 감사드리는 날이기도 하다. 추석의 본딧말은 ‘가ᄇ’였고, 훗날 ‘가ᄫ→가위’로 변천했다. 여기에 크다는 뜻의 접두사 ‘한’이 결합하여 ‘한가위’가 되었다. 가을의 한가운데인 음력 8월, 그 중에서도 한가운데 날인 15일이 한가위다. 신라 제35대 경덕왕 때(742~764) 옛 3국 지명을 한자어로 통일하면서부터 순우리말이 한자어로 바뀌게 되었다. ‘너른내→광천, 찬샘→냉천’ 등이 그 예다.

추석은 농사짓기와 결실에 대해 감사드리고, 풍년 들기를 소망하는 축제일로 서양의 추수 감사절에 비견된다. 추석에 달맞이 놀이를 하는 것은 달의 원형 상징과 관계가 깊다. 달이 기울었다 차는 모습은 농작물의 재생을 상징한다. 달의 원형 상징은 풍요, 섭리, 흥망성쇠, 재생, 영생, 조화, 융합, 정화력과 소외·외로움 등이다. 우리 고전 예술은 거의 다 달을 노래하고 그림 그렸다. 서양인들은 ‘블루문’이라 하여 달을 무서워한 것과 대조된다.

추석에는 송편을 빚어 차례상에 올리고 조상께 감사인사를 올린다. 추원보본(追遠報本), 조상의 덕을 추모하고 태어난 근본을 잊지 않고 이에 보답하는 의례다. 오려(올벼) 풋바심으로 밥을 짓고 각종 음식을 올려 정성을 다한다. 벌초와 성묘는 그 하이라이트다.

예부터 우리 겨레는 강강술래, 줄다리기, 기마전, 소싸움, 닭싸움 등 전통놀이로 명절의 즐거움을 한껏 누려왔다. 전남 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여인네들이 즐기는 강강술래 놀이는 원시 무용 형태인 원형 춤, 원무(圓舞)다. ‘쾌지나 칭칭 나네’ 놀이는 경남지방을 중심으로 한 남성 원무다. 우리 남해에서는 어촌을 중심으로 풍어제에 갈음하는 쾌지나 칭칭 나네 놀이가 전래 되었다. 필자의 고향 마을에서는 추석에 송편 대신 작은 솥뚜껑만 한 부치미(부침개)를 부쳐 먹었다. 특이한 풍속이다.

추석에 관한 기록은 중국 『수서』와 『구당서』 「동이전」 ‘신라 본기’와 우리의 『삼국사기』 ‘신라 본기’ 유리왕조에 있다. 신라 6부 부녀자들이 7월16일부터 한 달 동안 길쌈 경쟁을 하여 8월15일에 진 쪽이 이긴 쪽에 음식을 대접하고 「회소곡(會蘇曲)」을 노래하여 흥을 돋우었다는 내용이다. 이규경의 『오주연문장전산고』에는 가배가 가락국에서 유래했다 했으니, 한가위는 우리 겨레의 오래된 풍속이었으리라 생각된다.

설과 추석이면 수천만 명이 귀성 행렬을 이루는 우리나라. 추석은 오래 지속될 우리 명절임에 틀림없다.

<약력>

창선면 장포 출신

서울대학교(국어교육과·법학과) 및 

동대학원 졸업, 문학박사문학평론가

(사)세계전통시인협회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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