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웠던 여름이 조금씩 물러가고 어느덧 아침저녁으로 살랑살랑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9월 9일, 남해에서 유일하게 있는 서상 파크골프장에서 남해 파크골프인들이 다 모여 협회장배 기량을 겨루고 시원한 샷을 즐겼다. 

또 지난 10일에는 바다를 향해 시원하게 확 트인 세계에서 인정한 창선의 명문 골프장에서 출향인을 포함한 남해사람들이 설레는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골프대회로 유익한 하루를 즐겼다. 

골프장이나 파크골프장을 가보면 골프를 즐기는 인구가 많이 늘어났다는 것에 공감할 것이다. 골프 실력도 늘고 즐긴다는 것을 느끼고 있지만, 오늘은 골프를 하면서 지켜야 기본 매너, 그리고 승부보다는 즐기는 방법에 대해 알아 보고자 한다.

골프 매너 

골프는 고요하고 배려하는 스포츠다. 프로 골프 선수들이나 같이 동반하는 골퍼가 플레이할 때 조용히 하고 있어야 한다. 월드컵 축구나 올림픽 야구와 같이 경기장이 떠나가라 함성을 내지르며 좋아하는 선수나 팀을 응원하고 때로는 상대 팀과 상대 선수들에게 야유나 응원 문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골프 경기는 감질난다. 게임하는 것이 너무 진지하고 조용해서 미술관에서 그림을 감상하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관전이라기보다는 관람이라고 해야 정확하다. 그래서 골프 관람객들을 ‘갤러리’(gallery)라 하는 것이다. 

골프 규칙은 플레이어의 배려를 기준으로 다른 플레이어의 플레이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만들어진 것이다. 플레이가 진행되는 순간이나 끝나기도 전에 주위에서 얘기를 하는 것은 골프 에티켓에 어긋나는, 절대 금기시되는 행동이다. 골프는 매우 민감한 스포츠라 작은 소음 하나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골프는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스포츠다. 

골프나 파크골프나 즐겨야

골프나 파크골프나 임팩트 순간은 매우 찰나적이라서 18홀 라운드시 모든 샷에서 굿샷을 만들어 내기는 어렵다. 아니 불가능하다는 표현이 정확할 것이다. 이는 프로골퍼들도 마찬가지다. 

드라이버가 잘 되는 날에는 아이언이 안 되고, 아이언이 잘 되는 날에는 드라이버가 안 된다. 아이언이 잘 되는 날에는 그린 주변의 어프로치 샷이 안되기도 하고, 어프로치 샷이 잘 돼도 퍼트가 안되어 스코어를 잃기도 한다. 같은 골프장이나 파크골프장에서 매주 게임을 하면서 지난 주는 최고의 스코어를 냈다고 해도, 그 다음주에는 최악의 스코어를 내기도 한다. 어렵고도 재미있는 것이라서 한번 시작하면 쉽게 떠날 수 없는 것이다. 이런 현실임을 잘 알고 있지만 매번 게임을 할 때 매 샷마다 잘 치려 하고 집중을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 거의가 골프 파크골프의 티샷에 강박적이 있다. 골프는 멀리 보내는 비거리에, 파크골프는 파4에 이글 찬스를 만드는 것에 대한 자부심에 관심이 집중된다. 골프에 있어 비거리가 많이 짧지 않다면 페어웨이에 안착하기만 하면 되고, 파크골프는 이글 찬스를 만들려고 하다가 오비가 되는데도 그렇게 도전하는 것이다. 동반자들과의 비거리에 대한 자존심, 실력을 뽐내고 싶은 욕구로 실수를 하면서도 그렇게 하는 것이다. 

골프나 파크골프나 건강에 도움이 되면서 좋은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스포츠는 드물다. 하지만, 지나치게 잘 치려는 욕심과 경쟁심으로 다른 골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동, 매너를 준수하지 못해 동반자 간에 실망하면서 안좋은 이미지를 나타내게 된다. 티샷에 실수하거나 스코어가 좋지 않다고 해서 짜증을 내거나 화를 내고 심지어 동반자와 크게 다투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오죽하면 스코틀랜드 속담에 “세 명의 친구가 세 명의 적이 되어서 돌아오는 것이 골프다”라고 했겠는가. 건강과 인간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시작한 골프가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어서야 되겠는가. 골프나 파크골프나 즐기지 않고 잘 치려고만 하는 지나친 욕심에 의한 것이다.

골프나 파크골프는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스포츠가 아니다. 매너를 준수하는 가운데 동반자와 대화하고 즐기면서 운동하는 신사적인 스포츠이다. 골프심리학자 밥 로텔라는 “골프를 완벽하게 하려는 사람은 골프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다”라고 했다. 즐거운 마음으로 매너를 준수한 가운데 골프 매력을 즐겨야 한다. 마음 편하게 즐기다 보면 좋은 스코어가 본인도 모르게 따라오고 만족감을 얻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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