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대학을 실질적으로 설립했다고 할 수 있는 박희태 전 국회의장을 비롯한 재경남해군향우회(회장 문국종)는 지난달 28일 “인구소멸 위기를 겪고 있는 남해의 남해대학은 고향을 지키는 보물”인 남해대학지키기 재경향우 운동본부 발족식 및 결의대회를 가졌다. 재경남해군향우회와 보물섬남해포럼(대표 공명수)이 중심이 된 ‘남해대학지키기 재경향우운동본부를 꾸리고 군향우회 회장단, 읍면 회장단, 수도권 용인 안산 등 지역향우회 회장단등 수도권에 거주하는 전국 어느 향우회 보다 고향 남해를 사랑하는 향우분들이 참여해서 발족식을 가진 것이다.  

재정난, 학생수 감소 등의 원인으로 인해 임금을 받지 못한 전·현직 교직원 50여 명이 법인을 상대로 파산 신청을 추진한 진주의 한국국제대학교가 최근 법원 판결에 따라 8월 31일 폐교하는 것으로 확정됐다. 

‘부실대학’ 꼬리표가 붙은 한국국제대가 문을 닫는 건 예정된 수순이었다. 정원 감축, 정부 지원 중단, 국가장학금 중단이 이어졌다. 신입생 감소로 1000명 가까이 됐던 신입생이 올해는 27명이었다. 전남 광양의 한려대도 2021년 파산했다. 지난 10년간 인근 진주의 국제대와 광양의 한려대를 합쳐 문 닫은 대학은 총 14곳이다.

올해 42만 명인 대입 가능 자원이 내년 37만 명으로 급감한다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본격적인 폐교 도미노의 시작은 내년부터 시작이 될 것이다. 내년 3만5000명여 명의 신입생이 감소한다면 입학정원 1000명 미만의 40여 개의 중소형 대학이 문을 닫아야 하는 심각한 상황이 발생된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통합을 추진하던 경남도에서 거창대와 남해대학 통합에 대해 잠시 여유를 두고 기다리고 있는 것도 이런 현실 즉 내년 2개 도립대학이 신입생 입학생 확보에 문제가 있을 것이고 이를 명분삼아 통합에 대한 당위성을 확보한 뒤 적극 추진하지 않을까 하고 추측할 수 있는 것이다. 지난 2월 4년제 대학 총장 111명에게 10년 안에 문 닫을 대학이 얼마나 될 것인가 하는 설문조사에서 ‘20~40개’(46.9%), ‘40~60개’ 23.4%, ‘60개 이상’ 15.3%라고 답했다. 현재 대학의 3분의 2는 문을 닫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대학정원 줄이기, 경쟁력 있는 대학 중심으로 통폐합, 부실 대학 퇴출하는 방식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남원시의 서남대의 폐교 3년 후 주변 상권과 원룸촌

서남대 폐교 후 학교 후문 건너편에는 문을 닫은 상점 30여 개가 늘어서 있다. 상가 건물의 우편함에는 확인하지 않은 우편물이 쌓여 넘쳐 있고, 유리창에는 매매·임대 현수막이 부착돼 있다. 주위 주민들은 “상인들 대부분 떠나거나 가게 일을 접어서 현재 3~4명만 남아있다”며 활기를 잃어버린 상권의 현실에 울적함을 나타냈다.

원룸촌이 형성돼 있는 율치마을에는 원룸은 권리금은 30만 원대에서 5~8만 원대로 떨어지고 또 일부는 빈 방에 토끼 사육을 하고 있을 정도로 대학주변이 심각한 상황이다. 

남해대학이 문을 닫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남해 대학이 문을 닫으면 남해읍 상가는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다. 대학 문제는 단순히 대학이나 학생, 교직원만의 문제가 아니라 인구감소 등 여파가 사방팔방으로 튄다. 폐교를 둘러싼 사회갈등은 심각하고 암울하며 다면(多面)적이다. 남해읍 경제에 먹구름이 끼는 것은 물론이고 우선 많은 교직원, 교수, 시간강사들이 일자리를 잃는 고통이 발생할 것이다. 

무엇보다 학생이 없는 대학가 주변의 남해읍은 상상하기조차 싫다. 도시에 비해 젊은이들을 볼 기회가 적은 남해읍 주민들은 하하 호호 웃고 떠드는 학생들을 볼 수 있었다는 게 얼마나 큰 기쁨이었는지 깨닫게 될 것이다.

남해군, 남해군의회, 사회단체 등 나서야 

폐교 도미노를 지방소멸의 관점에서 함께 바라봐야 한다. 거창대학과 통합문제 대응만이 아니라 경쟁력 있는 남해대학으로 키워야 한다. 줄어드는 학생만 탓하고 체념할 것이 아니고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남해군을 포함한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혁신적인 대학 모델을 만들어 가야 한다. 그것이 남해대학도 살고 남해가 사는 길이다. 박희태 전 국회의장. 현 박성중, 김두관 국회의원 등과 함께 고민하고 해결책을 마련해서 결정권을 가진 도지사와 협의해야 할 것이다. 여야나 정치적인 이념보다는 고향 남해를 위해서 함께 뜻을 모을 수 있다고 본다. 

남해군과 남해대학이 함께 나서서 추진한다면 고향 남해를 누구보다 사랑하는 그 분들은 발 벗고 나설 것으로 본다. 최근 인근 사천시에서 있었던 우주항공청 개청 사천시민 궐기대회 같은 대규모 행사도 추진해 우리 군민들의 의지와 통합된 의사도 경남도에 전달해야 할 것으로 본다. 

경남도, 거창대학과의 이해관계를 좋게, 쉽게 해결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적절한 대안을 제시하고 함께 고민하면서 이해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은 가능할 것이다. 그런 의지, 추진력만 있다면 통합이나 폐교 등 이 위기를 해결할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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