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정기산행은 경기도 양평군 소재 소리산으로 산행과 물놀이를 겸해 진행할 계획이였는데 장마로 소리산 계곡이 통제되어 용문사 사찰 탐방으로 변경해 진행했다. 출발 새벽부터 비가 내려서 걱정이 되었지만 정해진 약속을 취소할 수 없어 트레킹으로 계획을 수정했다.

개인 사정으로 취소하는 향우들도 계셔서 이날 산행에는 26명이 참가했다. 비가 내려도 단체 사진은 필수, 사진을 담고 오전 9시 30분에 용문사 사찰 탐방을 시작했다.

오늘은 여유롭게 나서는 탐방으로 오전 11시 30분까지 주차장으로 돌아오는 코스이다. 비가 오지 않은 날이었으면 사람들로 북적였을 용문사인데 오늘은 한가롭다. 일주문을 지나고 사대천왕을 지나니 1100년을 넘게 용문사를 지켜온 은행나무가 웅장한 위용으로 맞이한다. 

용문사 경내 마루턱에 앉아서 추녀 끝으로 떨어지는 빗방울도 감상하고, 향 좋은 커피도 한잔 마셨다. 습기를 잔뜩 머금은 숲길은 눅눅하지만 계곡물 소리와 나뭇잎으로 떨어지는 빗소리도 좋다. 

사진기가 바쁜 날이다. 낮 12시쯤 사찰 탐방을 마무리하고 회장님이 예약한 식당으로 이동했다. 식당은 230년 되었다는 전통이 있는 식당으로 메뉴는 녹두닭백숙이다. 녹두가 잘 우러난 닭백숙은 고소하고 식당에서 직접 농사해서 만든 반찬들이어서 깔끔하고 맛있다. 최태수 명예회장, 박미선 산악회장, 정경충 재경서면향우회장의 건배사가 이어졌다.

오늘은 가까운 산행이어서 남는 시간을 이용해 두물머리로 걸음하기로 했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이지만 두물머리에는 나들이객이 많았다. 백련(하얀 연꽃)은 거센 빗줄기에 꽃잎이 망가져서 꽃송이를 제대로 갖추고 있는 꽃이 없다. 1시간가량 두물머리 나들이를 마치고 그래도 시간이 남아 그림 좋은 카페로 이동해 커피타임을 가져본다.

20년 넘게 군산악회 산행을 진행하면서 모두 함께 커피 타임을 가져보는 건 처음이 아닐까 싶다. 북한강 강가에 자리한 커피숍은 눅색 융단처럼 금잔디가 곱게 마당에 깔려있고 맞은편의 구름모자를 눌러 쓴 운길산의 풍경도 멋지다. 오후 4시 서울로 출발했다. 

8월 정기산행은 속리산이다. 오늘 소리산 산행을 안전을 고려해 사찰탐방으로 대체한 것이 아쉽지만 8월 산행에서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며 7월 정기산행을 마무리했다. 

/ 정상범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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