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남해를 위한 향우애로 매번 칼럼을 연재하고 있는 류동길 숭실대 명예교수님은 2주 전 지난 6월 30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남해포럼 농어촌 현실을 분석한 귀농·귀촌 이주 등 정책 토론내용을 보고 지방소멸시대에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포럼에서 실버타운 남해, 자연과 역사 문화 지역의 남해, 기업 유치 방안, 천혜의 자연환경을 건강한 삶과 연관시키는 치유산업의 남해, 농수산물을 제조·가공·판매하는 개발팀 신설 등 토론에 참여한 120여 명에 이르는 향우, 전문가들의 다양한 아이디어가 제시되었다고 한다. 

류동길 명예교수님은 군 단위에서 지방소멸 문제에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기가 어렵고, 교육과 의료, 일자리와 복지 등 풀어야 할 과제가 하나둘이 아니고 또한 한두 가지 대책으로 해결될 일도 아니라면서 남해군이 추진 중인 일자리 창출·청년 정착·정주환경 개선 방안에 대해 군민의 공감대 형성이 먼저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남해를 명품 관광지로 만들기 위해 자연경관에 인심과 서비스 품질을 합친 ‘그 무엇’을 만들어 내야 하고 신발회사 사장이 자기 발에 맞는 신발이 아닌, 손님 발에 맞는 신발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해군 공직자들은 더 연구하고 많은 고민을 해야하고, 고민이 깊어지면 답이 나온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최근 많은 언론에서 기사화된 양양은 관광객이, 제주는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인구소멸에 대해 고민하는 자치단체에서 반드시 참고할 만한 성공 사례 지역이다. 대부분의 지역이 감소하는데 어떻게 인구를 늘어나게 했고 우리 군은 두 지역에서 무엇을 배워야 하는가?  

제주와 양양 성공 방정식은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 사업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시도하지 않는 새로운 아이디어 정책사업에서 그 해결책을 찾았다는 것이다. 두 지역의 공통된 성공 비결은 청년들이 한 번쯤은 꼭 가보고 싶거나, 그곳에서 살고 싶은 지역으로 만드는 정책으로 추진한 것이다. 

2010년대 초반부터 제주로 ‘이민’을 떠나는 사람, 이들이 가는 이유는 보헤미안이다. 보헤미안 단어의 뜻과 같이 영혼이 각박하고 경쟁적인 대도시를 떠나 제주에서 자연과 함께하는 자유롭고 독립적인 삶을 추구하는 예술가 성향의 자유로움이다. 우리 남해에 정착한 탤런트 박원숙 씨 처럼 가수 이효리가 2013년 제주로 이주한 것도 보헤미안 제주 평판에 기여한 것이다. 최근 우리 남해 삼동에 정착한 젊은 부부가 빵 카페를 창업해 성공한 사례처럼 제주 이주민 대다수는 디지털 노마드, 자신이 직접 만든 콘텐츠를 판매, 프리랜서로 창업한다고 한다. 

제주 여행을 하면 갤러리, 미술관, 독립서점, 커피, 베이커리 등 카페를 어느 지역에서나 쉽게 찾을 수 있다. 대도시에서와 달리 개성을 살리는 방식의 다양하고 독특한 카페를 창업 주민과 여행자에게 제주 보헤미안의 문화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원도심 골목상권 탑동에서는 뮤지엄, 제로포인트트레일, 맥파이, 끄티탑동, 포터블 등의 제주 로컬 브랜드를 배출하는 제주만의 생태계로 진화한 것이다. 

양양은 서핑이다. TV에서만 봐 왔던 서핑이 우리나라에서 될까 하는 기존의 관념에서 벗어나 서핑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작해서 성공한 것이다. 50만 명 이상의 서퍼가 매년 양양을 찾고, 그들이 이용하는 70개의 서프숍이 양양에서 영업하고 서핑으로 300억 원의 경제 유발 효과를 가져왔다고 한다. 서핑이 자리 잡으면서 양양지역의 문화가 완전히 바뀌었다고 한다. 숙박, 장비, 강습을 제공하는 서프숍 운영과 바, 클럽, 햄버거, 피자, 패션, 장비 등 그들이 선호하는 업종 개업이나 서프보드 제조업으로 구성된 해변에 새로운 상권과 문화로 구축된 것이다. 

서핑, 보헤미안 등 개인의 라이프스타일로 시작되고 경제활동을 통한 두 지역만의 문화로 만들어 성공한 것이다. 어느 지역에서나 비슷하거나 똑같이 시도하고 있는 정책은 결코 성공할 수 없는 것이다. 전국 최초로 시도하고 성공한 우리 군의 스포츠 마케팅 정책을 참고한 전국의 지자체에서 스포츠파크를 조성하고 축구 등 대회 경비를 지원하면서 경쟁적으로 유치 경쟁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어느 지역이나 그 정책을 그대로 답습하거나 모방하면 자치단체에 도움 되는 것이 없고 서로에게 불리한 정책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 현실이다.  

지역 소멸이라는 무서운 단어를 쓸 만큼 지역 현실이 전반적으로 암담하지만, 양양과 제주에서 교훈을 얻으려는 우리 군, 어느 자치단체에서나 절박한 실정이다. 수도권에 가까운 양양과는 달리 우리 남해는 제주와 같이 접근하기가 쉽지 않은 여건이다. 일자리 창출·청년 정착·정주환경 개선 등 우리 군에서 추진 중인 정책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청년들에게 어떤 공감대를 형성하고 정착할 수 있을지 솔직히 의문이다.

위대한 발전이나 발명은 때로는 단순한 아이디어에서 비롯된 것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남해포럼에서 제안한 여러 정책과 같이 남해에 애정있는 전문가들이 많은 정책을 계속해서 제안할 것이다. 하지만 제주와 양양의 사례와 같이 현실에 적합한 정책을 채택하고 기획하고 추진하는 주체인 공직자가 더 깊은 고민을 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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