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동 조 (이동면 화계마을)
임 동 조 (이동면 화계마을)

1942년경 일제 해방 몇 년전 쯤, 아버지는 울산 방어진의 일본군 굴 파는 현장에 대장간 정 만드는 철공일에 징용으로 차출되어 끌려가 힘든 일을 하고 있었다. 

30대 어머니는 어린 아들 셋을 데리고 배급을 타 연명하고 있었다. 

10km쯤 떨어져 살고 있는 삼촌이 울산 방어진 징용 현장에 찾아가 “나도 대장간 일을 할 수 있으니 형님과 교대해 달라”고 부탁해 아버지는 징용 1개월만에 동생을 대신 일하게 하고 집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불편한 교통으로 부산~여수 간 배를 타고 남해 노량에 내려 걸어서 친자식이 있는 30km 거리의 이동 화계마을로 오니 밤중이었다. 

아버지는 수중에 1개월 품삯으로 받은 몇 푼 돈으로 배 두 개를 사가지고 왔다. 영문 모르고 자고 있던 세 형제는 밤중에 어머니가 깎아 주는 배 조각을 맛있게 먹었다. 어머니는 밤중에 징용 간 아버지가 돌아온 것이 얼마나 기쁘고 반가웠는지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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