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복녀 독자(오른쪽)가 자신을 잘 대해주고 도와주는 남해대학 선배인 소희 학생(왼쪽)을 ‘천사’라고 부르며 정답게 대학생활을 하고 있다.
전복녀 독자(오른쪽)가 자신을 잘 대해주고 도와주는 남해대학 선배인 소희 학생(왼쪽)을 ‘천사’라고 부르며 정답게 대학생활을 하고 있다.

저는 이동면에 살면서 남해대학 호텔조리제빵학부에 올해 입학한 67세 만학도입니다. 통념상 적지 않은 나이에 배움의 길에 나선다는 것이 두렵고 불안하기도 했지만 새로운 일 특히 빵과 음식을 만들어 다른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작업을 위한 배움의 길에 들어선 것에 설레는 마음도 컸습니다.  

제가 남해대학에 입학한 지 일주일 되는 날 같은 과의 ‘소희’라는 어린 학생 선배를 소개받았습니다. 소희 학생은 만학도인 저를 처음 봤을 때부터 ‘이모, 이모’라고 부르면서 친근감을 보였습니다. 소희 학생은 학과 생활과 공부 등에 관해 선배로서 자세하게 가르쳐 주고 말동무도 해주었는데 그렇잖아도 대학생활이 불안하고 서먹한 마음이었던 저는 그런 소희 학생과 친해지게 되어서 무척 좋았어요. 

요즈음 바쁜 생활을 하다 보면 친조카나 손주들도 바쁘다는 이유로 만나기 힘들고 전화 통화도 어딘가 어색했을 뿐 아니라 내 나이 67세로 두 무릅 인공수술한 지 6년 차, 혈압, 당뇨, 갑상선, 허리, 어깨 너무 아프고 힘들어도 누구한테 말할 수 없는 상황인데, 어느 날 친한 친구처럼, 살가운 조카처럼 소희 학생이 다가와 말을 걸어주고 친절하게 안내해 주니 제겐 ‘천사’ 같았죠. 

그 후 소희 학생과의 우정은 계속 깊어졌습니다. 우리집에 초대해 함께 식사하고 밤새워 이야기도 도란도란 나누기도 했지요. 대학에 등교하느라 버스 타고 이동에서 남해읍에 가면 천사같은 소희 학생은 자신이 기거하는 기숙사에서 달려와 손을 잡고 등굣길을 함께 걸어가면 행복하기 그지없었죠. 

요즘같이 서로 믿지 못하고 의심하고 코로나 때문에 옆에 오지도 않는데 천사님(소희 학생)은 반찬 준비에 청소는 물론이고 이야기도 들어주고 반응이 너무 좋아서 칭찬하고 싶어요. 천사가 있다면 바로 이 친구라고 해 주고 싶어요. 

천사님, 남해대학 졸업해도 잊지 말고 남해를 생각해 주세요. 사랑합니다. 부모와 형제 두고 남해로 와서 좋은 것만 보고 좋은 사람 생각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TV에서 50대와 60대 고독사가 많다고 하는데 서로 조금만 관심을 가져준다면 더 좋은 세상을 살 수 있습니다. 내 마음의 천사님, 고맙습니다.  

/ 전복녀 이동면 다정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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