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에서는 마늘출하기를 앞두고 초반 경매가격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출발하고 있지만 햇마늘 총수확량, 재고량, 정부의 시책 등에 따라 올해 마늘시세에 변수가 많아 예측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사진은 지난 5일 동남해농협 마늘 첫 경매장면
남해에서는 마늘출하기를 앞두고 초반 경매가격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출발하고 있지만 햇마늘 총수확량, 재고량, 정부의 시책 등에 따라 올해 마늘시세에 변수가 많아 예측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사진은 지난 5일 동남해농협 마늘 첫 경매장면

남해군의 주요 작물인 마늘 출하기를 맞아 농가에서는 마늘값 하락에 대한 걱정과 우려가 깊은 가운데 지난 5일 동남해농협이 특등마늘 개별경매를 진행한 결과 1kg당 최고 5900원대, 평균 4300원대를 나타냈다. 6월초 남해농협의 출하 가격도 1등품이 5200원대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지난해 본격적인 출하기 때의 가격인 7400원~8000원대 보다는 낮지만 초반 시세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서 출발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5월 중순 제주도 마늘값이 지난해 4400원대보다 1200원 낮아진 3200원에 형성되기도 해 마늘시장의 변동을 낙관할 수만도 없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농협 관계자들도 마늘 출하량이 많은 창녕에서 올해 풋마늘 경매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황이라 남해의 초반 마늘가격이 5000원 선 내외이지만 6월말~7월초 본격적인 건마늘 출하기가 되면 가격이 하락할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한다.   

지난 5일 동남해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에서 열린 마늘 특등(개별)경매장에는 첫 경매라는 점과 함께 정부의 농업 정책 등으로 경매단가에 시선이 집중됐다. 

이날 경매 개회식에서 이은영 조합장은 “오늘 열리는 마늘 특등경매는 동남해농협의 첫 경매이다”며 “앞서 농산물풍년 기원제를 지냈기 때문에 마늘 초매식을 열지 않고 경매에 들어가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은영 조합장은 “이번 경매는 마늘을 수확하는 초기의 풋마늘 매매라고 볼 수 있기에 첫 단가가 잘 형성돼야 한다”며 “그래야 농민들도 힘을 내서 생산과 품질관리에 더욱 힘을 쏟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경매 후 이은영 조합장은 “우리 조합원들과 동남해농협, 중매인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가격이 형성될 수 있도록 마늘을 비롯한 농산물 품질관리와 유통망 확대 등을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올해 초반 마늘 가격이 지난해 수준으로 예상보다 낮지 않은 시세를 나타내는 이유에 대해 동남해농협 관계자는 “마늘 출하량이 많은 창녕군에서 올해 마늘의 유통량 조절을 위해 풋마늘 경매를 하지 않은 것이 올해 초반 마늘값이 급락세를 보이지 않는 이유인 것 같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올해 마늘값 오를까, 내릴까 

남해군에서는 지난해 초반에 1등급 기준 5000원대를 나타내던 마늘값이 본격적인 출하 경매기를 맞아 7400원~8000원대로 껑충 뛰었지만 올해도 비슷하게 출발하는 마늘값이 오를까, 내릴까?   

지난 22일 제주도 대정농협의 마늘 경매가는 1kg 기준 3200원으로 지난해 4400원보다 1200원이나 급락해 가격폭락의 불안함을 가중시키면서 마늘농가를 긴장시키고 있다. 

마늘 최대 주산지인 창녕에서는 주요 5개 농협이 올해 풋마늘 경매를 하지 않기로 결정한 점도 심상치 않다. 올해 마늘유통시장의 비상상황을 뜻하는 것은 아닌지 불안을 증폭시키는 요인이기도 하다. 언론보도 등을 종합하면 창녕의 풋마늘 경매 중단 이유는 일단 산지경매를 하는 중도매인 대부분이 아직 많은 양의 마늘을 재고로 보유하고 있고 지난해 가격하락으로 큰 손실을 입은 상황이라 풋마늘 경매에 관심을 두지 않기 때문이다. 중도매인이 살 의사가 없는데 풋마늘을 내놓으면 좋은 가격이 나올 리가 없어서 잠시 보류 기간을 두었다가 본 경매에서 최대한 제 값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본 경매시기에도 마늘값이 오를지는 미지수다. 경기침체에 따른 마늘 소비 위축과 늘어난 재배면적에 따라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햇마늘 수확량, 저율관세할당(TRQ) 물량 조절 추이 등에 따라 가격이 요동칠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늘 주산지 농가와 농협은 ▲3만톤 규모의 선제적인 공공비축 수매 ▲저율관세할당(TRQ) 수입량 중단 발표 등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정보 불일치로 마늘가격 왜곡?

산지 마늘가격과 거래동향 등 유통과정에서의 정보의 불일치로 인한 왜곡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마늘 재고가 지난해보다 많고 재배면적 증대에 따른 생산량 증가 등으로 가격하락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한국마늘연합회는 지난 1일 ‘산지 마늘가격과 거래동향이 실제 수급 상황보다 심하게 왜곡돼 잘못된 가격이 형성되고 있다’는 보도자료를 냈다고 한다. 한국마늘연합회는 ‘4월 말에서 5월 초 이어진 저온현상과 5월말 잦은 비로 마늘생산단수가 줄었고 재고도 올해 마늘값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많지는 않다’고 발표했다. 마늘 공급과잉으로 인해 가격이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실제 농촌경제연구원의 농업관측센터 발표에 따르면 4월말 올해 마늘 생산량을 32만 6300여 톤으로 전망했지만 지난 1일에는 생산량 전망치를 31만 4000여 톤으로 낮췄다고 한다. 기후변화와 집중 호우로 생육 부진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또 농촌경제연구원은 지난해 총 생산량이 29만톤으로 급격히 줄어서 올해 생산량이 늘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올해 전망치 31만 4000여 톤은 평년 생산량인 33만 3500여톤 보다 5~6% 감소한 양을 나타낼 것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촌경제연구원의 이런 입장은 마늘의무자조금관리위원회 입장과도 유사하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마늘의무자조금관리위원회는 지난 1일 지난해 생산된 마늘 재고량과 올해 생산 물량이 평년에 못 미치는 수준임에도 시세가 너무 낮게 형성된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마늘 산지경매가 원활하게 이루어져 마늘 시세가 상향선을 그릴지, 하락세를 나타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또 정부와 공공기관이 마늘을 비롯한 농산물 가격에 대해 최소생산비 보장정책 등 획기적인 시책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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