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석남해군 재난안전과 주무관
박진석
남해군 재난안전과 주무관

‘개미구멍으로 공든 탑 무너진다’라는 한국 속담이 있다. 사고의 원인은 사소한 것이고 사소한 안전조치의 중요성을 상기시키는 말이다. 

지난 3월 나이지리아 국적 어린 남매 4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기 안산시 빌라 화재는 출입구 부근 벽면 콘센트와 연결된 멀티탭에서 최초 발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합동 감식을 벌인 경찰은 불은 출입문과 인접한 거실 바닥에서 최초 발생했으며. 이들 거실 기기와 전선에서 합선 등으로 불이 났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발화 원인으로 추측되는 콘센트에서의 발화는 심지어 여러분이 현재 일하고 있는 사무실에서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직원들이 일하고 있는 사무실은 특성상 청소원을 별도로 두지 않는 한 청소나 청결에 무심해지기 쉬운 공간이고 그 무관심을 파고든 소소한 먼지들이 콘센트나 멀티탭 위에 쌓여 막대한 피해를 일으키는 대형화재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사소한 안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속담은 동서양을 불문한다. ‘편자의 못(horseshoe nail)’은 못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게 된다는 서양 속담이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이자 100달러 지폐의 주인공인 벤자민 프랭클린은 “못을 잃으면 편자를 잃어버리고, 편자를 잃으면 말을 잃는다. 말이 없으면 기수를 잃는다”고 말했다. 편자는 말발굽에 대는 U자형 쇠붙이를 가리키고, 말 전용 신발이라고 할 수 있다. 편자를 말발굽에 부착하기 위해 못을 박는데, 편자의 못 하나를 제대로 간수하지 못해서 적군에서 잡혀 기수가 목숨을 잃게 되는 ‘큰 재난’이 초래될 수 있음을 강조하는 표현이다. 

사소한 안전의 부주의가 큰 사고를 불러올 수도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종종 잊어버린다. 하지만 우리의 일상은 ‘선택과 실천의 연속’으로 이루어져 있다. 안전 또한 마찬가지다. 작은 실천들이 모여 평안한 일상과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항상 안전에 대한 주의와 실천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안전에는 무엇이 있을까? 자동차를 운전할 때 안전벨트를 착용하고, 건물을 이용할 때는 비상구를 숙지하며, 가정에서는 화재 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하는 것 등이다. 이러한 작은 실천이 큰 사고로부터 우리를 보호해줄 것이다. 

지난 5월 남해군은 2023년 국가안전대전환 집중안전점검을 맞아 관내 가정 등에 자율안전점검표를 배부했다. 점검표는 각 가정과 가게에서 전기, 가스, 건물, 소방 안전을 체크할 수 있게 일러스트레이션과 간단한 설명으로 구성되어 있어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점검표에 나와 있는 ‘콘센트 주변의 먼지 청소’, ‘가스밸브 잠그기’, ‘책장에 무거운 물건 쌓지 않기’, ‘소화기 사용법 알아두기’ 등은 사소하지만 중요하게 우리 안전을 지켜줄 수 있는 일상 속 작은 실천법들이다.  

안전은 우리의 삶과 행복인 ‘공든 탑’을 지키는 기반이다. 평범한 일상에서 안전을 실천하면, 우리의 삶을 더 안전하고 풍요롭게 만들어 나갈 수 있다. ‘개미구멍’을 없애는 일상 속 작은 실천부터 시작해 안전한 가정과 사회를 만들어 가도록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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