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은 주남해군생태관광협의회 사무국장
김 은 주
​​​​​​​남해군생태관광협의회 사무국장

미조항에서 배로 15분이면 도착하는 섬이 있다. 섬 모양이 새가 날고 있는 것처럼 보여 이곳 사람들은 ‘새섬’이라 부른다. 한자 이름 조도 보다는 한글 이름 새섬이 훨씬 더 친근하게 느껴진다. 섬 건너편 미조마을에서 보면 큰 섬 끝의 뾰족한 부분이 부리, 가운데 불룩 솟아오른 섬 봉우리가 몸통, 작은 섬 쪽은 꽁지처럼 보이기도 한다. 

조도는 멀리서 보면 섬이 두 개인 것처럼 보인다, 그중 마을이 있는 곳을 큰 섬, 작은 섬을 조도라 부른다. 사람이 사는 새섬, 호도와 근처 작은 무인도를 모두 합쳐 조도라 부르기도 한다. 본래는 2개의 섬이었는데 큰 섬과 작은 섬이 제방으로 연결돼 하나의 섬이 됐다. 조도는 부리 앞에 새 모이처럼 동그랗게 떠 있어 쌀섬이란 뜻의 이름이 붙은 미도를 비롯하여 죽암도, 노루섬, 목과섬, 호도, 애도, 사도 등 10여 개의 크고 작은 섬들에 둘러싸여 있다.

큰섬에는 20여 가구가 작은 섬에는 2가구, 호도에는 10가구가 살고 있다고 한다. 대부분 거센 바람을 피해 섬 중턱에 옹기종기 모여있다. 사람들이 사는 섬에는 반드시 우물이 있고 오래된 마을 나무가 있기 마련이다. 조도에도 웃는 우물과 당산나무가 마을 생명수와 수호신 역할을 해오고 있다. 

수령 263년 된 소나무가 미조면 조도 정상 부근에 우뚝 서 있다
수령 263년 된 소나무가 미조면 조도 정상 부근에 우뚝 서 있다

새섬 마을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때는 400여 년 전이라고 하는데 섬에서 제일 높은 곳에 있는 당산나무는 263살쯤 되었다. 남해군 미조면 미조리 산 183번지에 있는 마을 나무다. 지정 일자는 2010년 12월 30이다. 바닷가에서 자라는 해송인데 산 정상 부근에 큰 나무 다섯 그루가 사이좋게 모여있다. 

그 중 고사한 나무는 잘려나갔고, 남아 있는 나무 중에 둘레가 제일 커 보이는 소나무는 가지가 잘려나가고 수술한 흔적이 곳곳에 보인다. 그 옆에 있는 비슷한 크기의 소나무는 키가 제일 크고 건강도 양호한 편이다. 당산나무가 있는 산꼭대기로 올라가는 길은 조도마을회관에서도 나 있고, 웃는 우물 쪽에서도 갈 수 있게 연결되어 있다. 

섬 아래쪽 선착장에서 보면 우뚝 솟은 소나무가 보이지만 나무 가까이 다가가려면 가파른 산길을 제법 올라가야 한다. 나무 주변에는 불을 켤 수 있는 전등 시설이 갖추어져 있고 앉을 수 있는 벤치 시설도 있다. 전등 시설은 해맞이 행사를 하기 위해 갖추어 놓았다고 한다. 나무 아래에는 누리장나무 같은 잡목들이 우거져 있다. 나무 주변을 빙빙 돌며 한참을 찾아보았으나 보호수 팻말은 보이지 않는다. 나무 주변 정비가 필요해 보인다.

큰 나무 다섯 그루가 모여 있는 이 나무 일부는 고사했고 다른 일부는 수술한 흔적이 역력하다. 한 두 그루만이 큰 키와 양호한 상태를 보여주고 있다
큰 나무 다섯 그루가 모여 있는 이 나무 일부는 고사했고 다른 일부는 수술한 흔적이 역력하다. 한 두 그루만이 큰 키와 양호한 상태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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