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세 윤​​​​​​​남해환경센터 대표
조 세 윤​​​​​​​
​​​​​​​남해환경센터 대표

지역습지 중 하나인 남해읍 입현매립지가 경남도 습지보전위원회 심의를 거쳐 우수습지로 최종 지정됐다. 입현매립지는 남해읍 입현리 406-7번지 일원에 646,864㎡ 면적으로 형성되어 있으며, 남해군 내륙습지 중 가장 큰 규모다. 특히 내륙습지와 연안습지가 모두 형성된 중요한 생태자원으로, 육상과 해양환경을 동시에 관찰할 수 있는 독특한 습지 생태계로 이뤄졌다.

또한 남해바래길 본선 1코스 ‘바래오시다길’과 국가생태탐방로 ‘에코파크길’, 해안자전거 2코스 등이 곳곳에 산재해 있어 생태관광의 중심지로 떠오를 수 있는 입지조건도 갖추고 있는 곳이다. 입현매립지가 검은물떼새, 큰고니, 노랑부리저어새, 수달, 삵 등 멸종위기종들의 주요 생활공간뿐만 아니라, 번식지로도 이용될 수 있는 중요한 생태공간임이 높게 평가됐다. 

강진만의 입현매립지가 경남의 대표습지로 지정되었다는 소식에 ‘제9차 아시아철새축전(ABF)’에 참석하여 대만의 관두자연공원을 방문했던 기억이 새롭다.

대만의 관두자연공원의 규모는 17만1천여 평으로 일반적인 생태공원이다. 지역의 지주들한테 17만여 평의 부지를 매입하면서 조성된 관두자연습지는 열대지방의 갯벌이나 강 하구 등에서 자라는 나무인 맹글로브숲과 갯벌, 강물의 범람으로 만들어진 담수습지와 갈대숲, 바닷물이 들어오는 염습지, 버려진 양식장과 논 등으로 이루고 있다. 

대만의 중심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이처럼 생태계의 보고가 유지될 수 있는 것은 1998년 대만시 정부가 대만 환경단체의 ‘관두자연습지보전 요구’를 받아들여 지주들로부터 그 땅을 매입하면서 공원조성을 시작했다. 그리고 2001년 방문객들을 위한 자연센터 조성, 탐조대 설치, 경작 중인 논을 활용한 추가습지 조성 등의 기본적 공원조성 공사가 마무리되자 시는 공원운영을 민간단체에 맡겼다. 대만 최초로 민간이 직접 관리 운영하는 공원이 탄생한 것이다.

관두자연공원 조성을 위해 정부에서 토지 매입을 결정하자 지주들이 그때까지 놀리던 땅을 경작하기 시작했다. 보호하려고 한 것이 오히려 훼손을 부채질하는 결과를 낳은 것을 보는 일이 가장 힘들었다고 한다. 관두자연공원과 보물섬 남해의 입현습지의 지정학적 조건은 너무나 흡사하다. 이제 남은 것은 우리군민들과 당국의 의지와 결심이다.

보물섬 남해의 보물은 결국 자연생태자원이다. 그중에서 가장 확실하고 훌륭한 자원이 남해를 찾아오는 230여 종의 철새들이다. 보물섬의 100년 대계를 위하여 우리 군민들이 지키고 가꾸어야 할 보물이다. 이러한 보물들을 지키고 보전하기 위해서 신청한 시민단체의 예산을 전액 삭감해버리는 남해군의회의 심혈을 기울인 결정에 무엇을 기대해야 할지 모르겠다. 

특히 강진만의 입현매립지는 남해읍의 유일한 관광자원으로 조성되어 KBF(한국조류박람)등을 유치할 수 있는 특별한 생태관광지역으로 부상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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