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우진​​​​​​​​​​​​​​더블유제이건축사무소 대표
장우진​​​​​​​​​​​​​​
​​​​​​​더블유제이건축사무소 대표

가인리는 태어나고 자란 곳이다. 고향 친구들과 동생들, 동네 형들과 어울려 동네 구석구석을 헤집고 다녔으며 마을 전체가 우리의 놀이터였다. 바다와 산, 논과 밭은 유년 시설의 추억을 간직한 추억의 집적체이다. 도시에서 살아가는 삭막하고 여유없이 경쟁으로 치열한 삶터에서 고향이 있다는 것은 큰 위안을 준다. 

내 영혼의 안식처처럼 편안하고 어머니의 품처럼 포근한 힘을 얻을 수 있기에 고향은 항상 그립다. 푸른 바다의 넘실거리는 찬란한 물빛과 풍경은 지식의 보고이며 창작활동을 이어가게 하는 힘이다. 

동네의 개구쟁이들이었던 어린 시절, 그 추억의 친구들은 뿔뿔이 도시로 흩어져 추억 속으로 사라졌다. 각자의 삶 속에서 고향의 힘으로 세상을 이겨내고 있을 것이다. 가인리는 오지 중의 오지다.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고갯길을 넘어야 한다. 도로상황 또한 좋지 못해 접근조차 힘들었다. 이곳은 보물섬에서 숨겨진 보루이다. 마을 곳곳에서 뛰어놀던 아이들의 숨소리 뒤로 과거 일억 년 전 수많은 공룡의 놀이터였다. 

이곳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기고자의 제보였다. 어릴 적 바닷가에서 공룡 발자국인지 모른 채 선녀들의 자국이라며 콩콩 뛰어다닌 곳이었다. 청년이 되어 바닷가를 산책하다가 문득 공룡 발자국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남해신문에 제보하여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이 되어 그 희귀성이 인정되어 보존할 가치가 있는 자료가 되었다. 그 주변으로 개발이 어려워 민원이 발생하였지만 보존할 가치가 있는 화석들이다. 수없이 밀려드는 파도에 깎이고 마모되어 언젠가는 사라질 것이다. 보존할 방법을 간구해야 한다. 

화석 앞쪽에 놓인 오래된 방파제 삼발이라도 새것으로 놓아서 해안침식을 막아야 한다. 가인리는 두 개의 둑으로 바다를 메워 부족한 논을 만들어 농사를 지었다. 농사지을 인력과 여력이 안돼 이제는 이곳이 갈대밭으로 버려졌다. 이곳에 기존 수공간을 활용하여 새로운 데크 산책로와 공룡시설물, 조형물을 전시해 누구나 와서 즐기고 산책할 수 있는 공룡공원이 되었으면 좋겠다. 중앙광장에는 어린이 물놀이 체험장을 만들어 아이들이 산교육장으로 놀이가 더해서 시너지를 만들어줄 주제가 필요하다. 체험전시관, 미술관을 만들어 전시와 체험을 동시에 행할 수 있는 시설물과 프로그램으로 개발하여 새로운 관광거점으로 만들어 남해의 새로운 볼거리가 되었으면 한다. 사라진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공룡의 포효소리가 다시 살아나는 곳으로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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