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국회의원은 지난 15일 남해대학에서 ‘일본군위안부 운동 30년’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열었다
윤미향 국회의원은 지난 15일 남해대학에서 ‘일본군위안부 운동 30년’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열었다

 

일본군 위안부문제 해결을 위해 싸워온 윤미향 의원(비례대표, 무소속)이 지난 15일 고향 남해에서 ‘일본군위안부 운동 30년’이란 주제로 강연을 했다. 노무현재단경남지역위원회가 2023년 상반기 경남노무현시민학교 프로그램에 윤미향 의원을 강사로 초청한 것이다.      

윤 의원은 이날 강연에 앞서 경남노무현재단 정현태 상임대표와 함께 남해의 위안부 피해자 박숙이 할머니의 삶을 기리기 위해 세운 숙이공원을 찾아 참배했다.

10시가 되자 강연장인 경남도립남해대학 사회과학관 혁신융합지원실(강당)은 자석이 모자라 사람들이 통로에 서서 들어야 할 정도로 가득 찼다. 경남노무현재단 진주, 거제, 통영, 고성, 사천, 하동, 남해지역위원회 회원들뿐만 아니라 남해기후위기군민행동, 남해군여성농민회 등 남해의 각 단체회원과 특히 윤 의원의 고향마을인 남면 우형마을 주민들, 그의 초중학교 동기생들까지 그를 만나러 왔기 때문이다. 

강사소개를 맡은 정찬오 노무현재단남해지역 대표는 “친일수구세력이 언론과 검찰을 동원해 윤미향이 국회의원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윤 의원에게 뒤집어씌운 혐의 중 99.8%는 1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았고 앞으로 전개될 항소심 과정에서 문제로 남은 1,700만 원의 영수증을 다 찾아내면 나머지 0.2%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판결을 받아낼 것임을 확신한다”면서 “윤 의원이 활동하는 동안 여러 인권단체로부터 받은 상금을 대책위에 기부한 금액만도 1억 원이 넘기 때문에 그렇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현태 경남노무현재단 상임대표는 인사말에서 “일본이 가장 무서워하는 사람이 바로 오늘 여러분 앞에 서 있는 남해사람 윤미향 의원이다. 윤 의원은 위안부문제를 피해자 중심의 해법을 제시하고 줄기차게 싸워왔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윤미향 의원을 능가할 사람이 없다. 국회는 지금이라도 윤미향 의원을 외교통상위원회에 배치해 주권국답게 당당한 자세로 한일관계를 풀어나갈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참석자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로 공감을 표현했다.        

강연을 시작한 윤 의원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싸워온 30년사를 자신의 성장 과정을 통해 정리해 보여주었다. 첫 장면은 김복동 할머니가 세월호 희생자 유민 아빠 김영오 씨의 단식투쟁 현장을 찾아가 유민 아빠에게 “살아서 끝까지 싸울 때만이 이길 수 있다”고 말하는 장면이었다. 이 첫 장면으로부터 이미 여기저기서 눈물을 닦아내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그는 위안부 운동에 뛰어들게 된 계기를 “중학교 때 꿈은 시인이었고, 고등학교 때는 목사였는데 70~80년대 한국교회여성연합회가 당시 일본 신문이 자랑처럼 기사로 다룰 만큼 만연했고 한국 정부도 모르는체했던 기생관광을 고리로 여성인권 문제를 제기한 것이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이슈화시킨 토양이 되었고 제가 그때 간사였다”고 설명했다. 

이로부터 점점 크고 깊어진 활동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를 만들고, 정의기억연대를 꾸리는 데로 나아갔다. 일본의 공식사죄와 배상을 받아내기 위해 피해자 할머니들과 매주 수요일 일본대사관 앞에서 벌였던 수요시위와 일본 정부를 찾아가 싸워온 장면들 속의 윤 의원은 30대 초반의 앳된 모습에서 점차 나이를 먹어가는 모습으로 펼쳐졌다.  

윤 의원은 “위안부를 동원한 것은 명백한 일본의 국가범죄”로 규정했다. 이를 입증하는 수많은 일본과 미국의 비밀문서들을 풀어서 설명했다. “노태우 대통령도 일본에는 당당했다”면서 “1990년 6월 6일 일본 참의원 예산결산소위원회에서 모토오카 쇼지 사회당 의원이 ‘정신대문제’에 대해 질의하게 한 계기는 노태우 대통령의 방일이었다고 설명하면서 당시 모토오카 쇼지 의원의 질의에 대해 일본 정부는 ‘민간업자가 한 일이며 정부는 책임이 없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윤 의원은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 동원이 사실이었음을 일본 정부가 역설적으로 실토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위안부강제동원은 일본군의 성노예제도라 규정해야 하고, 그렇기에 우리는 사죄, 보상이 아닌 배상을 받을 때까지 끝까지 싸워서 이겨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지 않으면 일본은 언제든 군국주의로 되살아나 다시금 그런 행위를 저지를 것이라면서 독일의 빌리 브란트 수상이 2차 세계대전 당시 히틀러가 저지른 유태인 학살 만행 현장을 찾아가 무릎을 꿇고 사죄하는 장면을 제시했다. 반성과 사죄는 이렇게 하는 것이라면서 독일과 다른 일본의 태도를 꾸짖었다.

강연이 끝에 이르자 윤 의원은 ‘희망은 우연히 찾아오는 기적이 아니더라’는 문구를 제시하면서 “희망은 끝까지 싸우는 구체적인 행동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고리를 벗고 돌아서서 티에 ‘끝까지 싸워 이기자’는 김복동 할머니의 말씀을 새긴 등을 보여주었다. 강연을 듣던 사람들은 이번에도 정말로 큰 박수를 보냈다.       

강의는 참석자들 모두가 ‘윤석열 정부는 강제동원 굴욕외교 중단하라’ ‘일본의 공식사죄 없는 강제동원 대위변제 반대한다’라고 쓴 손팻말을 들고 함께 구호를 외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이날 윤 의원의 강연을 들으며 시종 눈물을 닦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강의 후 윤 의원에게 다가가 나도 윤 의원처럼 살아야겠다는 용기를 얻었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았다. 강의가 끝나자 참석자들은 윤 의원과 함께 사진을 찍기 위해 한동안 순서를 기다리기도 했다. 

강의를 마치고 다음 일정으로 향하는 윤 의원은 “고향 분들이 고맙다, 위로를 받았다, 희망을 갖게 되었다, 포기하지 않겠다는 말씀으로 지지와 응원을 보내주셨다”면서 “이 말을 들으면서 내 마음의 상처들이 하나씩 다 녹아 없어지는 걸 느낀다”면서 “고향 분들의 위로와 격려를 거름 삼아 앞으로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는 결의를 다시금 다지는 계기가 됐다”는 소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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