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시 어항단지로(국동)에 위치한 상아식당을 지인의 소개로 지난 7일 방문했다. 열차에 내려 택시를 타고 상아식당을 물었더니 유명한 집이라 택시기사들은 모두 안다며 친절하게 안내해 주었다.

상아식당에 들어서니 손영숙 사장과 장남 조상하 씨가 반갑게 맞이하여 주었다. 손영숙 사장은 미소를 머금은 첫인상에서 너그럽게 주위 사람을 보듬어주는 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상아식당은 남면 가천 출신 손영숙(56년생) 사장과 장남 조상하 씨가 운영한다. 차남 상준 씨는 회사원으로 일하며 토·일요일에 아르바이트를 한다. 남면 항촌 출신인 남면 조영철(54년생) 향우는 제3·4구 잠수기수협에서 어업인 대표와 공동체 위원장을 맡고 있다. 또한 여수시 남해향우회 회장을 8년이나 역임했다. 성실하고 많은 봉사활동을 해 지역에서 신임이 두텁다.

상아식당은 산장어 전문점으로 원조 통장어탕, 장어양념구이, 장어소금구이 등 메뉴가 3개인데, 여수시에서 가장 유명한 식당이다.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영업하며 추석날과 설날은 각각 이틀씩 쉰다. 직원 6명이 일하고 있는데 주말에는 손님이 많아 작은아들 상준 씨까지 돕는다. 손수 담은 멍게젓갈도 판매하며 모든 메뉴는 전국포장 택배가 가능하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통장어탕을 먼저 먹어보라면서 가져왔는데 한 숟갈 먹는 순간 벌써 맛이 달랐다. 비린내는 하나도 없고, 통장어살이 어찌나 부드럽고 시원한지 입에서 살살 녹았다. 우거지도 정말 부드럽고 감칠맛이 났다. 반찬은 간이 잘 맞고 깔끔했다. 갓김치와 멍게 젓갈도 딱이였다.

손 사장은 “장어탕을 끓이는데 장어뼈를 밤새도록 끓여서 만든 육수가 고소하고 시원한 맛을 낸다”며 “상아식당만의 숨은 비결이며 나의 25년 노하우”라며 싱긋 웃었다. 시골된장으로 비린내를 잡고, 장어뼈로 육수를 만들고, 큰 장어를 선별해 넣은 통장어탕은 시원하고 담백한 맛이었다. 손 사장은 25년 전 처음 상아식당을 시작할 때 손님들을 끌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였다. 각고의 실험과 노력 끝에 통장어탕 전문집으로 지금은 여수시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가 됐다. 토요일과 일요일엔 번호표를 받고 줄을 설 정도다. 신선한 최고의 재료를 쓰는 탓인지 서울과 부산에서도 통장어탕을 먹으러 찾아온단다.

손 사장은 “장어의 비린내를 잡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큰장어를 구입하고 신선한 채소 우거지를 쓰는 것과 장어뼈로 만든 육수를 내는 것”이라며 “봄철에 기운이 떨어지고 나른할 때 통장어탕을 먹으면 기운이 살아난다”고 말했다. 유명세 덕에 SBS, KBS 등 방송에 여러 번 출연해서 전국적인 맛집이 됐다. 국제 해양관광도시를 표방하는 여수시는 맛의 고장답게 ‘여수10 미’를 선정했는데 여기에 장어구이와 통장어탕이 들어간다. 

식당을 하면서 보람 있었던 일을 물었더니 손 사장은 “단골들이 손님을 데리고 오는 것이 제일 기쁘다”고 말했다. 또 장남 상하 씨가 박사학위를 포기하고 2016년부터 어머니를 도와주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자랑거리다. 장남 상하 씨는 “장남인 제가 돕지 않으면 식당을 운영하기 어려웠기에 박사학위를 포기하고 부모님의 가업을 이어가기로 했다. 부모님의 성실함과 신의를 중시하는 삶의 자세를 존경한다”고 말했다. 

남편 조영철 씨는 남면 항촌마을 고(故) 조선옥·박정옥 부부의 장남이다.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하늘나라로 보내고 홀로 된 어머님 손에서 금이야 옥이냐 자랐으나 가난을 피해 갈 수 없는 시대라 가난을 극복하고자 객지 여수에서 고생하고 노력한 결과 이제는 슬하에 두 아들과 다섯 손자·손녀를 둔 70대 할아버지다. 조 위원장은 “칠순을 넘긴 지금 생각하면 이 모든 것이 궂은일 좋은 일 묵묵히 같이해준 손영숙 아내 덕분이다. 아내가 아니었다면 오늘 내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든다”며 “부인자랑은 팔불출이라 하지만 정말 고생 많았으며 나에게 큰 용기를 심어 주었다. 오늘의 기쁨과 행복을 손영숙 아내에게 바친다”고 말했다. 

손영숙 사장은 가천마을 고(故) 손명두·이복순 부부의 장녀이다. 작은아버지께서 여수에서 잠수기 중매인으로 일하는 인연으로 여수시가 제2의 고향이 되었다. 조영철·손영숙 부부는 장남 조상하, 차남 조상준 두 아들과 손자손녀 명우, 현우, 승우, 여진, 연우를 두고 있다. 여수시에 여행을 가면 꼭 한 번 상아식당에 들러 통장어탕과 장어구이를 맛보시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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