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해 수​​​​​​​ ​​​​​​​재경이동초동창회장
김 해 수 ​​​​​​​재경이동초동창회장

벚꽃이 만발한 지난 4월 1일, 모교에서 총동창회를 개최하였다. 코로나 시절 3년여 동안 동문들을 만나지 못하다가 모처럼 친구들을 만난다 생각하니 잠이 오질 않았다. 전세버스에 올라 고속도로를 접어들기 시작하니 차창 밖으로는 예년보다 일찍 개화한 벚꽃이 만개하여 우리들을 반겨 주었다. 그런데 해마다 동창회에 같이 내려갔던 나의 유일한 동기인 ‘하수철’ 친구가 코로나로 오늘 같이 좋은날 함께하지 못하여 그리움이 더해진다.

이런저런 생각 속에서도 우리를 태운 버스는 고향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는데 벚꽃놀이 가는 차량들이 많아서인지 총회 개최 시각이 임박하고서야 겨우 당도하였다. 총회장에 참석하여 보니 이번엔 예년과 달리 새로 건립한 역사관 1층에 전 동문들이 모여 있었다. 생각보다 많은 동문과 내빈이 참석하여 성황을 이루었다. 총동창회장 인사와 군수 그리고 도의원, 모교 출신 군의원들의 소개와 축사를 듣고 교장 선생님의 환영사와 새로 선임된 임원들 인사로 식을 마쳤다.  

교정으로 나와 모교를 둘러보니 백여 년을 함께한 정원수와 앞뒤로 펼쳐진 강진바다와 비자당 그리고 우뚝 선 납산(호구산)은 우리들 어린시절 꿈을 키워준 곳이었다. 옛날을 잠시 회상하며 원천에 있는 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맛있는 고향 음식과 여흥도 즐기면서 오랜만에 친구들과 정담을 나누었다. 여흥이 끝날 무렵 바깥으로 나와 원천마을 앞 앵강바다 너머를 바라보니 신전숲과 화계 용소를 지나 꼭두방 그리고 남면 월포 해수욕장과 다랭이 마을까지 펼쳐지는 풍광이 정말 그림 같다. 언제봐도 우리 고향은 참으로 아름다운 곳이다.

돌이켜 보니 우리 모교가 올해 100년을 넘어 개교 113주년이 되는 해가 되었다. 일제 강점이 시작 되기 직전인 1910년 4월 1일 ‘사립 동명학교’로 개교하였으니 참으로 장구한 역사와 전통을 지닌 학교로서 680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것이다. 졸업생의 한사람으로서 큰 자긍심을 가진다.

이제 우리 모교가 새로운 100년의 미래 역사를 펼치는 도약의 시대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이번 총동창회를 끝으로 재경 동문회장직의 소임을 마치면서 몇 가지 제안을 드리고자 한다.

2001년 총동창회가 재창립하여 근 20여 년 동안 학교역사의 뿌리를 찾고 ‘학교역사 바로 세우기 운동’을 해왔다면 이제부턴 ‘학교살리기 운동’을 전개하자는 것이다. 이번 행사에 참석하여 교장선생님의 환영사를 들어보니 우리 학교 재학생수가 현재 33명인데 내년엔 졸업생과 입학생을 예상해 보면 25명 정도로 줄어든다는 것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우리가 초등시절엔 600건아! 라며 운동회 때 외쳤던 기억이 엊그제 같은데 이렇게 학생수가 많이 줄어들었는지 상상이 안된다. 우선 동창회나 장학회나 전 동문 조직을 동원하여 학생 유치에 진력을 다해야겠지만 정책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방안도 강구 해보자. 

먼저 학구조정과 학생 전출입을 통하여 학생수를 조정해봄은 어떨까 싶다. 남해읍에 소재하고 있는 남해초와 해양초등학교 재학생수를 살펴보니 현재 680여 명이나 되는데 이는 이동면과 남해읍 인구를 대비해도 너무나 큰 격차가 있어 과밀학급에 따른 문제점이 나타날 수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앞선다. 따라서 학생들의 전출입이나 학구조정 등(예: 인근 다초마을 8개 등)을 통하여 과밀학급을 해소하고 지역간(읍·면) 균형 발전도 도모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상주초등학교와 성명초등학교와 같은 성공사례를 참고하여 이동초등학교도 경남도의 ‘작은학교 살리기’ 공모사업에 선정될 수 있도록 노력해 보자. 

뿐만 아니라 앞으로 새로이 건립되거나 이전되는 공공기관이나 정부산하기관 단체 등이 있다면 면 단위로 적극 유치하면 지역균형발전과 학교 살리기를 동시에 이룰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인근 다초초, 성남초, 난령초도 학생 수가 줄어들어서 결국 수년 전 폐교되면서 이동초로 통폐합되었는데 적어도 1개면에 1개 초등학교는 유지되어야 하지 않을까? 동문들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때인 것 같다.

마지막으로 그간 부족한 제가 재경 동창회장직을 대과없이 마칠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동문들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모교발전과 동문들의 건승을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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