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여 년 이상 전통시장, 골목상권을 지키기 위해 운영됐던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2012년 대형마트 월 2회 의무휴업 규제, 대규모 유통채널 입점 제한 등을 골자로 한 유통산업발전법이 도입된 이후, 매년 전통시장에 많은 지원을 하고 있지만 활성화되고 있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오히려 온라인 쇼핑이나 대형 식자재마트 등이 크게 성장했고 외지 관광객이 일부 찾긴 하지만 우리 군민들 상당수도 편리한 교통수단에 따라 인근 순천, 진주 등 도시로 쇼핑을 가는 것이 현실이다. 

마트에 비해 군민 특히, 소비층인 젊은층이 전통시장을 찾지 않는 것은 상품 소포장 등 불편하기도 하고 깨끗하지 못하다는 인식 등의 한계 때문이다. 우리 군민에 대한 설문조사 등 자료가 없어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해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의 결과를 참고해 보면 온라인 쇼핑 등을 이용한다는 답이 49.5%로 과반에 달하고 마트의 강제 휴무일에도 전통시장을 찾는 이는 16% 정도로 불과할 정도로 소비자들이 외면하고 있다. 전통시장을 살리자는 투자는 매년 계속되고 있는데 반해 효과는 없고 소비자 불편은 많다는 것이다. 

충청남도 예산의 전통시장이 뜨고 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충남 예산군과 함께 한 ‘예산시장 살리기 구도심 지역 상생 프로젝트’ 때문이다. 예산군은 백종원 대표의 고향이기도 하다. 그는 공실로 방치됐던 예산시장의 오래된 상가를 사들여 깔끔한 시설로 리모델링하고 백 대표가 직접 기획, 인테리어에 참여해 닭바베큐, 파기름 국수, 잔치국수, 꽈리고추 닭볶음탕, 부속 고기 등을 파는 음식점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또 백 대표의 유튜브를 통해 프로젝트가 알려지면서 방문객이 줄을 잇고 있다. 20대가 좋아할 만한 인테리어와 메뉴로 탈바꿈하고 새로 문을 연 식당들은 연일 매진 행렬을 이어가며 지역의 ‘핫플레이스’가 됐다. 이들 업체가 문을 연 이후 평일에는 평균 4000~5000여 명, 일주일 만에 예산시장 방문객이 1만 명을 돌파한 후 한 달만에 10만 명, 백 대표와 예산군이 추진한 ‘예산시장 살리기 프로젝트’ 이후 시장을 찾은 방문객은 18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청년창업 업체들은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 영업을 하지만 문을 열기 1시간 전부터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서는 등 인산인해를 이루면서 오후 4시 전후로 재료가 소진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고 있고, 이들이 창업한 이후에는 방문객의 차량으로 주차장이 가득 차고 방문객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주변 점포들의 매출액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너무 많은 이들이 찾아 화장실 등 편의시설 확충과 추가 창업을 통해 지금보다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도록 준비하면서 한 달간 휴장 후, 재개장할 정도로 많은 방문객들이 찾아온다는 것이다. 

예산시장 프로젝트의 성공은 외식 사업뿐 아니라 예능프로그램 등으로 쌓아 온 백 대표의 인지도와 인기의 영향이 적지 않았지만 트렌드 변화에 맞춘 기획과 투자가 밑바탕이 됐다는 점은 분명하다. 단순히 비용을 들여 시설을 고치고 현대화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소비자 수요를 반영한 변화를 꾀한 것이 통했다. 최근 복고 인기에 힘입어 위축되어 가는 전통시장 살리기의 화제의 공간이 된 것이다.

남해읍 시장의 경우 지난 수년간 주차장을 포함한 시장 현대화 시설 개보수 등 많은 지원을 계속하고 있지만 활성화까지 왔다고 하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 상인을 포함한 군민, 이용자들의 공통적인 느낌이다. 상대적인 비교이긴 하지만 거의 쇠락 수준에 처해있는 인근 삼천포의 중앙시장, 하동읍의 전통시장에 비하면 군민과 관광객이 꾸준히 찾고 있다는 것이 아직까지는 희망이 보인다는 것이다. 

전통을 지켜나가면서 젊은 층이 좋아할 만한 인테리어 등 미래에 대비한 준비만 제대로 한다면 과거 읍 장날, 걸어 다니기가 힘들 정도로 사람이 많이 찾았던 그 시절로 돌아가지 못할 것도 없다는 것이다. 완전히 쇠락해진 충북 청주시 상당구 중앙시장을 살리고자 백 대표를 세 번이나 찾아간 뒤 겨우 만나서 도움을 요청하고 허락을 받아 낸 충북 청주시 도의원과 같은 끈질김과 열정이 함께 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지 않을까 한다. 그 도의원들보다 더 끈기 있는 우리군 공직자들의 열정을 기대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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