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은 주​​​​​​​남해군생태관광협의회 사무국장
김 은 주​​​​​​​
​​​​​​​남해군생태관광협의회 사무국장

‘어서 오시다. 여기서부터 외금마을입니다. 마을 옛 이름이 성배산 서쪽에 있다 하여 서편리라고 불려지기도 했다고 합니다.’ 외금마을 청년회에서 돌에 새겨놓은 마을 안내문이다. 남해읍 평리에는 내금마을도 있고, 외금마을도 있다. 금맥이 있는 마을이라 여겨 내금·외금으로 불려진 듯하다. 외금마을에는 보호수로 지정된 나무가 있다. 말채나무다. 말채나무 옆에는 느티나무와 팽나무도 도란도란 모여 있다. 나무 아래에는 큰 정자가 있어 여름이면 마을 사람들도 도란도란 모여앉아 이야기꽃을 피운다.

외금마을 말채나무 주변에는 네 그루 나무가 옹기종기 모여 있어 독특한 풍경을 보여준다. 멀리서 보면 마치 큰 숲처럼 보이기도 한다. 정자의 생김새도 독특한데 나무를 중앙에 그대로 둔 상태로 정자를 지어, 정자가 두 그루 말채나무를 감싸 안는 모양새다. 

정자 옆에는 돌에 새겨진 시비가 서 있다. 약간 특이하게 보이기도 한다. ‘외금마을 표석이 서 있는 이곳’ 시비의 내용은 이렇다. “작은 돌탑을 지나 큰 느티나무가 서 있는 이곳을 내가 그리워하는 까닭은 온 산천 산 열매 꽃 흐드러진 봄. 뻐꾸기 함께, 뭇 새 울음소리 흐르는 실개천 고랑물 가르는 신비로움 때문만은 아니오. 명경같은 외금호에 뜬 쟁반 달 안주 삼아 밤길 걷던 나그네 한잔 술 풍월을 읊게 해서는 아니고 이곳 아지매들 풍성한 웃음소리와 길 가던 발길 멈추게 하는 인정이 메말랐던 내 가슴에 수천 개의 별을 뿌려놓았기에 이곳을 그리워하오.”

정자 안의 말채나무와 함께 주변에 고사한 향나무와 팽나무, 느티나무가 함께 자라나 있다
정자 안의 말채나무와 함께 주변에 고사한 향나무와 팽나무, 느티나무가 함께 자라나 있다

외금마을 말채나무는 남해읍 평리 외금마을 651-1에 있다. 지정번호는 12-22-9-1, 지정사유는 노목, 주위경관조성 지정일자는 1982년 11월 10일이다. 표지석에 쓰여있는 수령은 120년 정도라고 되어 있다. 향나무 팽나무와 느티나무를 따라 경쟁하듯 키가 큰 편이다. 말채나무는 가지가 질기고 잘 휘어져 말 채찍으로 사용한 나무로 알려져 있다. 

숲에 있는 말채나무 가지 하나를 꺾어 땅바닥을 내리쳐 봤는데 정말 낭창낭창 잘 휘어지는 성질을 가졌다. 또 말채나무는 층층나무와 함께 꿀을 모으는 중요한 나무 중 하나다. 5월 중순쯤 꽃이 피고 가을에 열매가 달린다. 밀화부리란 새가 특히 좋아하는 먹이다. 목재는 나이테가 안 보일 정도로 치밀해서 완구 재료로 인기가 높다고 한다. 

정자 안에 바닥을 뚫고 올라 온 말채나무 모습
정자 안에 바닥을 뚫고 올라 온 말채나무 모습

매년 마을 사람들이 동제를 지내는데 밥을 지어다가 서낭당 아래 묻는 관습이 있다고 한다. 말채나무를 기준으로 남쪽으로 고사한 향나무는 정리 후 다른 수종으로 식재하는게 주위 경관 조성에도 좋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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