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성공한 축제와 예술제를 보면서 벤치마킹하고 성공요인을 분석하기도 한다. 그리고 분석하는 과정을 통해 더 나은 축제와 예술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이런 과정에서 필자는 남해와 가장 많이 닮아 있는 일본의 세토우치섬의 축제를 분석하고 벤치마킹하고자 한다. 그러나 일본은 가깝고도 먼 나라다.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는 나라이지만 그들이 우리보다 앞선 것이 있다면 싫지만 냉정하게 성공 이유를 분석하고 우리에게 맞는 콘텐츠를 만들어 그들보다 더 앞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선 고립된 외딴섬 세토우치 섬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세토우치 섬은 세토 내해에 군데군데 흩어진 크고 작은 600여 개에 달하는 섬들이 올망졸망하게 모여 있다. 아시아의 에게해라고 불리며 맑은 바닷물과 어우러진 경치가 일품인 일본의 대표 여름 휴양지다. 그리고 예술 애호가라면 세토우치 섬에서 열리는 유명한 아트 페스티벌을 빼놓을 수가 없다. 예술을 즐기지 않는 일반 관광객들도 일부러 찾아가는 지역 예술축제로 전 세계의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일본의 세토우치 섬은 세토우치 국제예술제를 개최하기 전에는 인구 감소가 아주 심각했으며, 급격한 고령화로 오지 중의 오지 섬이었다. 나오시마 섬은 2010년 기준 인구가 3277명이었으며, 남해보다 인구가 더 작은 섬이었다. 매년 인구가 17% 이상 급격히 감소하였고 65세 이상 인구는 24%에서 35%로 증가하였다. 오카야마현에 속해 있는 이누지마 섬도 구리제련소의 폐쇄로 산업폐기물이 무단 투기되어 오염이 심화되고 한센병 환자 강제수용소가 있는 상처와 아픔이 많은 섬이다. 버려지다시피한 고립된 외딴섬들은 예술이 가진 내재적 정화력으로 이미지를 맑고 긍정적으로 바꾸어 내고 문화적 아름다움을 창조해냄으로써 백만 명이 넘는 관광객을 유치하고 각종 경제적 효과를 크게 거두었다.  

세토우치 국제예술제는 농촌 마을을 살린다는 시회적인 목표를 위해 추진한 아트 페스티벌 프로젝트인데 예술의 사회적 참여와 지역경제 활성화와 같은 사회적 목적을 가진 관계의 미술이다. 실내 미술관의 제한된 공간을 벗어나 자연환경과 삶의 현장 등에서 실천되는 장소 특정적 예술의 사회적 역할과 공동체 회복을 추구하는 뉴장르공공미술의 성격을 함께 가지고 있다.

‘아트 사이트 나오시마’나 ‘세토우치국제예술제’는 고령화나 농촌경제 활성화, 농촌인구 감소 해소 등과 같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명백하고 구체적인 목표를 가지고 아트 프로젝트를 수행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본의 아트 프로젝트의 경우 초기 단계에는 지역사회의 참여가 아니라 기업이나 지자체에서 주도해 농촌 등 지역재생을 위한 인위적 정책 수단의 하나로 개발되었다는 특징이 있다.   

베세토라는 민간기업이 주도하여 개발한 예술섬 나오시마나 세토우치 국제예술축제 그리고 산촌의 인구 감소 등을 해소하기 위해서 지방정부가 주도하여 개최한 에치코 츠마리 대지예술제도 처음부터 지역주민이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주동된 축제는 아니었다. 예술의 본질적 가치보다는 예술의 사회적 도구적 가치에 중점을 둔 프로젝트라고 비판하는 사람도 많았다.  

그러나 세토우치 국제예술제는 관광객의 관광수입증가를 통해 외딴섬이라는 제약을 많이 가진 지역사회를 활성화 시키고 매력적인 예술 환경을 갖춘 섬으로 변화시킴으로써 섬지역의 주민들과 지역사회 국가 및 외지 관광객을 연결해주는 소통 도구라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예술이 농촌지역에 도입되면 강력한 문화적 촉매제가 될 수 있다. 농촌사회에 창의적인 장소 만들기와 참신한 관광자원을 부추겨서 사회적 혁신의 발상지가 되고 네트워크를 강화시켜 농촌사회를 변화시키는 중요한 촉매제가 될 수 있다.  

세토내해 섬에 위치한 수 많은 섬들 중 하나인 나오시마에는 현대적 미술관, 야외 예술작품, 워크숍 등 여러 유형의 현대미술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2000년대 기업인 베네세의 후원으로 “현대 미술의 섬”으로 알려지면서 전 세계로부터 미술애호가나 관광객들이 다수 방문하는 관광문화지로 변화하였고 테시마와 이누지마 등 인근 섬들로 비슷한 아트 프로젝트가 확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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