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16일 남해군 충렬사에서 ‘제424회 이충무공 기향제례’가 열렸다
지난해 12월 16일 남해군 충렬사에서 ‘제424회 이충무공 기향제례’가 열렸다

바쁜 한 해를 정리하는 의미로 해외대신 선택한 따뜻한 남쪽나라 남해.

전날부터 서울과 수도권은 눈이 많이 내리고 밤새 강추위가 찾아온 탓에 고속도로 구간구간은 빙판길였다. 이른 아침에 일어나,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며 조심스레 7시간여 운전해 드디어 경상남도 남해에 도착하니, 구름 한점 없이 맑고 청량한 하늘과 따스하게 내리쬐는 햇볕이 우릴 반기는 듯 날씨도 쾌청했다.

그리고 영롱하게 빛나는 푸른바다는, 부푼 가슴을 안고 모처럼 여행길에 나선 우리 일행을 기꺼이 품어주듯 평화로웠다. 밭에 종종 보이는 배추와 시금치 역시 서울에서만 보던 앙상하고 메마른 겨울풍경에서 비껴있어 더욱 마음을 설레게 했다.

푸른바다가 탁트인 모습을 보니, 어느새 찌들었던 내 마음도 정화되고 넓어지는 힐링 그 자체에 여간 행복한 마음이 아니었다.

어딜가든 풍요롭고 따뜻한 남해. 가고 싶은 곳을 고르고 골라 충렬사로 목적지를 정하고 도착하였는데, 이 날은 마침 이순신장군 순국 424주기 추모재가 열리는 날였다. 길지 않은 여행길 그시간에 때맞추어 참석할 수 있어 영광스러웠고, 행사가 진행되는 한시간 동안 장군님의 조국애와 충성됨을 다시한번 기릴수 있어 여러모로 뜻깊은 일정이었다.

특히 행사에 방해가 되었다고 생각할 법도 한데, 낯선 관광객인 우리 일행에게 손 내밀어 따뜻하게 반겨주시고 기념사진과 음복까지 권해주신 류성식 조합장님의 배려덕에 앞으로 내내 기억될 추억으로 남을수 있어 이 자리를 빌어 감사 드린다.

4백년이 넘은 세월이 흘렀지만 장군님의 나라사랑과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여법한 행사를 이어오고 있는 모습에 남해군의 기관장님들과 군민들께 우리나라 국민의 한사람으로써, 존경과 감사를 보낸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뜻깊은 행사에 초·중·고 학생들의 참여를 통해 이순신 장군님의 이청득심(以聽得心)의 정신을 계승케 하였으면 좋겠다.

요즘 우리는 계층과 지역간 갈등이 심하고, 자신의 이익 앞에선 나라도 양심도 도덕심도 다 저버린 이기주의가 팽배한 시기에 나라 위한 한마음이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는 것이 선물같이 아름답고 감사한 시간 이었다.

노량해전을 승리로 이끄신 장군님과 많은 수군들을 생각하며 진한 감동과 존경과 숙연해짐을 느낀 뜻깊은 행사에 동참해 보니,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써 자부심도 느껴졌다.

이순신공원, 충렬사, 남해대교, 독일마을, 맛좋은 멸치로 유명한 죽방렴, 남해 앞바다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금산, 은모래비치등 아름답고 멋진 풍광이 다음에 또 한번 방문하고 싶어지는 아름다운 남해다.

자연의 수려함 만큼이나 주민들의 친절과 넉넉한 마음도 돋보이는 여행이었다.

/ 김호영 (남해 여행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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