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은 주​​​​​​​​​​​​​​남해군생태관광협의회 사무국장
김 은 주​​​​​​​
​​​​​​​남해군생태관광협의회 사무국장

‘이곳에 길이 날 것이다. 누구나 쉬어가라’ 300여 년 전에 어떻게 이곳에 길이 날 줄 알았을까? 그런데 정말로 길이 났다. 77번 국도가 뚫린 것이다. 대단한 예언이다. 

가직대사의 높은 예언력과 도력을 엿볼 수 있는 이야기는 또 있다.

<대사가 화방사에 있을 때 잔치가 있었는데, 여럿이 모인 자리에서 마시던 술잔의 술 방울을 자꾸 북쪽으로 튕기는 것이었다. 주위에서 이상히 여겨 무슨 일이냐고 묻자 ‘하동 쌍계사 칠불암에 불이 났으나 이제 그 불길을 잡았으니 안심들 하시오’하고는 태연히 남은 술잔을 비우는 것이었다. 놀란 사람들이 훗날 알아보았더니 정말 그 시간에 쌍계사 칠불암에 불이 났으나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져 불길이 잡힌 일이 있더라는 것이다. 대사의 도술은 이처럼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하였다> 물론 오래전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라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는 상상에 맡길 수밖에 없다.

서면 남상의 삼송과 비슷하지만 서면 중리에도 가직대사 삼송이 늠름하게 자리하고 있다
서면 남상의 삼송과 비슷하지만 서면 중리에도 가직대사 삼송이 늠름하게 자리하고 있다

남해의 서쪽 77번 국도를 따라 걷거나 차로 달리다 보면 길가에 우뚝 서 있는 중리 가직대사 삼송을 만날 수 있다. 주소는 남해군 서면 중리 685번지다. 남해 바래길 14코스가 지나는 길이기도 하다. 가직대사 삼송은 남해군 12-16-7-6-14-1 보호수다. 수령은 지정 일자(1995.09.10.) 기준으로 200년, 2023년 기준으로 228년이다. 남해군 서면 중리마을은 임진왜란 이후 유씨와 전주 이씨가 이주해서 사는 전주 이씨 집성촌 마을이다. 남상과 염해 마을 중간에 있어서 중리마을이 되었다. 마을 북쪽 송정 고개에 가직대사 삼송이 우뚝 서 있다. 중리마을 삼송은 남상마을이나 노구마을 삼송에 비해 잔가지가 적어 더 우람해 보인다. 나무 아래에는 지나가는 길손이 쉬어갈 수 있는 정자 시설과 작고 아담한 초소가 놓여 있다.

이 나무 아래에도 정자 시설과 작고 아담한 초소가 놓여 있다
이 나무 아래에도 정자 시설과 작고 아담한 초소가 놓여 있다

마을과는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것으로 보아 풍수지리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직대사가 기가 약한 마을에 액운이 침범할 것을 우려해 소나무를 심었는데, 이후에는 나쁜 액운이 침범하지 않고 살기 좋은 마을이 되었다고 한다. 중리마을은 음력 10월 15일에 소나무 앞에서 제를 지내고 있다. 중리마을은 당산 두 곳과 조산 세 곳 등을 통칭하여 ‘오당산’ 이라 부르고 있으며 오당산과 마을의 젖줄인 계곡물 아래 등 여섯 군데에 밥 무덤이 있다고 한다. 소나무도 일품이지만 그늘에 앉아 사방을 둘러보면 주변 경치 또한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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