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월 22일(목)은 민선 2기 남해군체육회장을 뽑는 날이다. 투·개표는 투표일 후보자 소견 발표 후 현장에서 투표로 실시한다. 체육회장은 그동안 단체장인 군수가 맡아 왔다. 그러다 2019년 12월부터 지자체 체육회장을 선거로 뽑는 제도가 생겨 초대 박규진 회장이 3년간 민선 체육회장으로서 남해 체육의 기반을 다져 온 것이다. 스포츠에서 정치를 분리해야 한다는 명분이었다. 군민이 뽑는 건 아니고 대의원이 선출한다. 남해군 체육회 가맹단체인 축구 등 각 종목의 회장 등 대표들과 읍면체육회장과 대표들인 대의원들이 체육회장을 선택한다. 

우리 군민들은 예전부터 생활체육에 관심도 많았고 건강해지려는 욕구가 강해지면서 운동인구는 계속 늘고 있다. 축구, 배구, 탁구 등 구기 종목과 최근에는 은퇴자들이 중심이 된 파크골프, 각종 대부분의 운동 종목, 그리고 걷는 사람도 많아 오동마을로, 선소에서 진목까지 해안도로를 걷기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역대 민선 군수들은 계속해서 운동시설을 확충해 왔다. 정확한 자료를 분석해 보지 않았지만, 최근 급증하는 파크골프 인구들을 수용할 파크골프장, 수영인구도 많다고 하지만 앞으로 조성될 꿈나눔센터의 수영장이 만들어 지면 해소될 것이고 그 정도를 제외하고는 다른 자치단체에서 부러워 할 정도의 운동시설을 보유하고 있다고 본다. 이처럼 체육은 우리 군민 생활과 밀접하다. 군민의 관심도도 주축 산업인 농수축산업 다음으로 관심이 많은 정책은 체육ㆍ관광ㆍ레저라고 본다. 

스포츠만큼 우리 국민을 하나로 만드는 것도 없다. 요즘 월드컵을 보면 금방 안다. 전 국민이 하나돼 승리를 간절히 바라는 이벤트가 또 있을까. 밤을 새워 가며 응원하는 힘은 스포츠에서 나온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남해는 한국 스포츠 역사, 그 중 축구에 있어 큰 획을 그은 곳이다. 작은 자치단체에서 전국 최초로, 당시에는 생소했던 스포츠 마케팅이라는 정책을 도입해 스포츠파크를 조성한 곳이다. 스포츠파크는 아깝게 16강에서 멈추었지만 현재 카타르 월드컵에서 활약하고 있는 태극전사들의 꿈을 키운 곳이고, 월드컵과 함께한 한국 축구의 역사이기도 하고 성지이기도 하다. 남해에서 시작된 스포츠 마케팅, 스포츠 파크는 이제 전국 어느 자치단체에서나 시설을 확장하고 전국 대회를 경쟁적으로 유치하고 있을 정도로 남해 체육은 자랑스런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소통과 협치는 12월 22일 치러지는 체육회장 선거의 핵심 키워드다. 최근 사망한 장쩌민(江澤民) 전 중국 국가주석은 과거 집권 당시 베이징 외교가에서 ‘3다(三多) 선생’으로 불렸다고 한다. ‘말과 노래, 영어’ 세 가지를 많이 한다는 뜻이었다. 1998년 김대중 대통령 방중 시 환영 만찬 자리에서 먼저 한 곡 뽑은 뒤 노래에 자신이 없던 김 대통령에 기어이 노래를 시켰을 정도라고 한다. 장 주석은 자신이 노래하면 황제가 아니라 보통 사람처럼 보일 것이라 생각하고 노래했다고 한다. 

무엇보다 체육회장은 체육인들의 원하는 바를 정확히 인식해서 소통하고 예산 대부분이 남해군에 의존하는 만큼 남해군 체육정책과 보조를 잘 맞추어 협업하는 인물이 돼야 한다고 체육인들은 알고 있다. 체육회 예산의 90% 이상 대부분, 거의 전적으로 의존하는 남해군의 체육회 지원금 때문이다. 이런 역학관계에서 민선 회장이 이 문제를 원만하게 풀지 못하면 그 어떤 성과물도 내기 어렵다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체육인들은 민선으로 전환된 뒤 이 점을 누구보다 깊이 인식하고 있다. 

투표권을 행사할 대의원들 반응도 군청과의 윈-윈 관계를 통한 예산 확보를 으뜸 과제로 꼽고 있다. 남해 체육에 미치는 회장 위상과 역할을 보면 군민과 체육인들을 대표해서 선거에 참여하는 대의원들의 책임감은 실로 막중하다, 사사로운 인연에 얽매여 남해 체육의 퇴보를 가져오는 선택이야말로 체육인의 양심을 저버리는 것과 마찬가지다. 다른 이유보다는 진정 체육을 사랑하고 스포츠 발전에 헌신하는 인물이 회장이 되었으면 한다. 당선된 후에는 군민이 체감하는 체육 행정을 펼치길 바란다. 현재 3명 정도가 자천타전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다고 한다. 선거가 끝난 후에도 갈등이 계속되는 정치판과 다르게 선거 후에는 서로를 격려하고 축하해주는 스포츠 정신을 잃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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