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올 2월에 고인이 되어 남해 녹두산 공원묘지에 잠들어 있는 남편 신동윤 씨를 그리며 이 글을 쓴다. 

남편인 신동윤 씨는 노령으로 낙후된 고향 서면 도산마을 위해 자그마한 희망의 불씨를 만들겠다는 순수한 열정 하나로 58세의 나이인 2008년 8월에 귀향했다. 

남편은 지난 4년 동안 크고 작은 마을 숙원사업 37개를 추진하여 매듭지었다. 지난 2009년 정현태 전 군수 재임 시 여성창업 지원사업으로 표고버섯 재배사업에 선정되어 1억 원을 순수한 보조금으로 받아 1000여 평의 우리 땅을 무상으로 사용하게 했으며 자부담 1000만 원도 조합원 대신 우리가 부담하며 시작했지만 사업이 실패하고 1억 원을 물어내야 한다는 일부 사람들의 말을 믿고 많은 사람들이 빠져나갔고 8명의 작목반을 구성하여 겨우 성사되어 3개 대학과 자매결연 진주자립보호관찰소 봉사활동의 도움으로 일손과 인건비를 절약하며 4000본의 표고버섯을 종균 접종, 배양 쌓기, 이동 정리하며 힘든 과정을 거쳤지만 부족한 일손과 관리 판매 애로로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이후 2011년 남해 도산권역 사업을 추진해 경남도 심사를 위한 380매가량의 예비계획서 수립을 위한 준비기간 1년, 농수산식품부 전국 심사를 위한 기본계획서 수립 1년, 2년간의 힘겨운 경쟁에서 사업 승인을 받아 3306평의 부지매입 건축설계, 제주도를 비롯한 주민들과의 선진지 답사, 운영위원들과의 회의 경비 등 총사업비 43억 원의 1/3 이상이 소요된 16억 원의 경비가 소요되었음에도 그 당시 마을 이장과 몇 분들의 방해와 반대 여론에 그 당시(박영일 전 군수) 재임 시 사업추진을 전적으로 주관하던 마을임에도 불구하고 인근 4개 마을(회룡, 중현, 도산, 현촌)에 원래 취지와 동떨어지게 분산되어 원래 참여조차 하지 않은 회룡마을에 해바리힐링센터 회관 보수 등 22억 5000만 원의 가장 많은 사업비가 집중되었다. 

몇 년 세월 힘들게 고생만 하고 가장 작은 3억 원도 되지 않는 금액을 배정받아 남편과 상의도 없이 찜질방, 목욕시설을 만들었지만 잘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80% 이상 진척돼 착공단계만 남겨둔 상태인데 적극 협조하고 응원해야 할 마을 분들의 반대로 무산되어버린 너무나 안타까운 도산권역 사업. 옆에서 그 힘겨운 과정을 지켜보던 아내인 저는 2014년 우울증과 공황장애 등으로 중증정신장애 3급 판정을 받아야 했고 부산과 서울을 오가며 투병 생활을 해야만 했다. 

낙후되어 가는 도산마을에 후손들을 위해 작은 희망의 불씨를 지피려던 남편은 가정과 가족을 희생시키며 오직 순수한 열정으로 사심 없이 남은 여행을 고향마을 발전을 위해 보내려 했건만 산산히 부서진 물거품이 되어 버렸고 심한 좌절감과 스트레스로 건강이 악화되어 2021년 서울아산병원에서 췌장암 말기 판정을 받아 1년이 넘는 항암치료를 견뎌내질 못하고 2022년 2월 초 하늘나라로 떠났다. 

잠시 머물다 갈 인생길, 서로 이해하고 다독이며 사랑해도 부족할 시간들을, 적어도 남을 훼방·비방하고 미워하지는 말아야지.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남편과의 영원한 이별이었지만 슬퍼할 겨를도 없이 코로나에 걸려 몇 개월의 치료를 받아야 했고 요양 등급 3급을 받아 힘겨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자신을 혼자 위로하며 다독여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노량대교를 건설하였고 남해군 발전을 위해 그 어느 국회의원보다 많은 공적을 남긴 고 신동관 의원이 태어나기도 한 망운산 끝자락 도산마을. 지금은 거주 가구 15가구, 빈 가구 30가구, 주민 20여 명이 조금 넘는 마을이 되어가는 모습이 안타깝다. 

힘든 투병 과정속에서도 도산마을에서 망운사까지 모노레일 설치만이라도 성사시키려 고심했던 고향사랑, 사천·남해·하동을 아루르는 지역구의 하영제 의원, 양산시 을구 김두관 의원, 서울 서초을의 박성중 의원 등 3명의 국회의원과 많은 인재가 배출된 참 자랑스런 보물섬 남해. 줄어만 가는 군민 수. 귀향이든 귀촌이든 그들이 편안하게 정착할 수 있는 포근한 정과 배려가 절실한 것 같다. 

실패한 권역 사업은 아니겠지만 3300여 평의 땅은 쓸모없이 잡초에 덮여 있고 그간 소요된 16억 원은 고스란히 국고 손실이 되어버려 못내 안타깝고 아쉬워했지만 4개 마을에 보탬이 되었길 바랬다. 

이 생을 떠나기 전 당신을 힘들게 한 모든 이들을 자신의 부족함으로 인한 것으로 여기고 용서를 하는 모습이 내겐 큰 위안이 되었다. 

좋은 일 하는데 사사로운 감정에 얽매여 남 가슴 아프게 하는 또 후손들에게 부끄러운 이런 죄는 다시 짓지 말기를. ‘사람이 곧 하늘’이라는 말이 그가 떠난 후에 더욱 절실히 느껴진다. 

열심히 건강을 추슬러 그간 유언으로 남긴 모노레일 설치만이라도 성공시켜 놓고 남편 곁으로 떠나고픈 마지막 소망이요 사명을 잘 감당할 수 있기를 기도하면서 …. 

/ 하영숙 (서면 도산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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