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은 주​​​​​​​​​​​​​​남해군생태관광협의회 사무국장
김 은 주
​​​​​​​남해군생태관광협의회 사무국장

마을 터가 좋고 주변 풍광이 아름다운 곳으로 이름난 용소 마을은 북쪽으로 호구산이 병풍처럼 우뚝 서 있다. 멀리서 언뜻 보아도 호랑이가 살 만큼 늠름한 기세가 엿보이는 산이다. 또 남쪽으로는 앵강만과 노도 그리고 푸른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용소 마을은 용이 살았다는 소가 있어 용소 마을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용소 위에는 보광사라 불리던 용문사도 있다. 용소 마을에 있는 용문사는 신라 신문왕 6년에 원효대사가 금산에 세운 보광사를 이곳으로 옮겨오면서 용문사로 이름을 바꿨다고 한다. 

용소 마을에는 이동면과 남면을 오가는 길손들이 질마재에서 잠시 쉬어 갈 때 이용했다는 오래된 팽나무 쉼터도 있다. 질마재는 소 등에 얹어 물건을 운반하는 데 쓰는 길마처럼 경사가 급한 고개를 말한다.

여름이면 시원한 그늘을 제공해주는 용소 마을 팽나무 보호수는 남해군 이동면 용소리 1050-1에 있다. 수령은 지정 일자인 1982년 11월 10일 기준으로 200살. 2022년 기준으로 240살이다. 용소 마을 팽나무는 다른 지역 팽나무보다 나무 수형이 꽤 독특한 편이다. 

이동면 용소마을에 있는, 수령 240년 된 팽나무의 위용에 신비스러움이 서려 있다
이동면 용소마을에 있는, 수령 240년 된 팽나무의 위용에 신비스러움이 서려 있다

키는 그리 크지는 않은데 아래에서 나무 위를 쳐다보면 신비스러움이 느껴진다. 약간 비스듬한 나뭇가지가 남북으로 우람하게 뻗어있고 가지가지마다 오랜 세월의 흔적이 켜켜이 쌓여 있다. 용소 마을 쪽에서 바라보면 푸른 바다와 함께 시원함도 묻어난다. 나무 옆에는 오래된 돌탑이 세워져 있고 밥 무덤도 있다. 나무 둘레에는 돌을 쌓아 제단을 만들어 놓았는데 새마을운동이 한창일 무렵에 만든 것으로 보인다. 

제단 앞에는 막걸리 병이 여럿 놓여 있다. 질마재 마을 주민들은 음력 10월 보름에 팽나무 아래에 모여 마을의 안녕과 평온을 비는 동제를 지내왔다. 어느 마을이나 마찬가지로 주민 숫자가 자꾸만 줄어들기 때문에 현재는 용소 마을에서 제사를 지낸 뒤 금줄을 치고 밥 무덤에 밥을 묻는 당산제를 지낸다고 한다. 

용소마을 입구 돌단이 쌓이 팽나무 아래로 마을 주민이 지나고 있다
용소마을 입구 돌단이 쌓이 팽나무 아래로 마을 주민이 지나고 있다

보호수 지정 품격은 문화제보호법에 의하여 지정된 천연기념수를 제외한 나무로서 보호할 만한 가치가 있는 수목으로 도나무, 군나무, 읍.면나무, 마을나무로 분류하여 관리하였는데 용소 팽나무는 마을나무이다. 

올해 들어 팽나무 주변을 새로 정비한 흔적이 보이지만 여전히 여러 종류의 쓰레기들이 흩어져 있고 토양 중에서 식물의 식물의 뿌리가 영향을 미치는 근권에는 시멘트가 발려져 있어 좀 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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