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3개월 후, 내년 3월이면 제3회 전국 동시 조합장 선거가 치러진다. 조합장 선거는 가장 민주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투표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유권자는 각 지역조합 소속 조합원으로 한정돼 있어 군수나 도·군의원 선거와는 직접적인 비교범위가 다르지만, 우리 군의 주 소득원인 농·수·축·산림 등 1차산업 종사자들의 대표를 뽑는 선거인 만큼 그 중요도는 지방선거,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총선 못지않게 크고 중요한 선거이지만 한편으론, 조합장 선거는 조합의 사업을 추진하는 능력 있는 경영자를 선출한다는 점에서 정치인을 선출하는 공직선거와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쌀값이 폭락하고 매년 어업 생산성이 줄어들고 있는 위기에 빠진 농·어민들의 미래를 책임질 조합장의 역할은 실제 막중하다. 거래교섭력이 취약할 수밖에 없는 개별 농어가들은 협동조합을 통한 판매창구 일원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조합은 농수산물을 단순 계통출하하는 수준을 넘어 기업적 경영으로 수준 높은 상품화시설과 진출입이 용이한 국도 3, 19호선 인근에 판매장을 설치·운영하고, 상인들을 산지 경매장 등 판매창구로 끌어들여 농산물 가격 형성의 중심점 역할을 해야 한다. 기존 운영방식과 완전 차별화 한 혁신적인 경영방식을 채택하여 관광객과 군민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는 새남해농협 주유소 경영과 같은 획기적이고 수준 높은 농수산물의 판매방식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우리 지역의 농수축임업의 어려운 현실에도 불구하고 조합장의 권한은 조합원이 생각하는 이상으로 중요하고 막강하다. 그런 이유로 조합장 선거는 더욱 치열해진다. 조합 규모에 따라 다르나 조합장은 억대 연봉과 막대한 업무추진비 그리고 수천억 원의 조합 살림살이와 소속 조합 임직원 인사권 등 운영 전반의 막강한 권한을 갖게 된다. 그런 권한 때문인지 지난 1·2회 조합장 선거 당시 전국적으로 1300여 명이 선거사범으로 입건되는 부정선거로 번지기도 했다. 이중 금품선거 사범의 비율은 63%에 달했다. 10명 중 6명 이상이 ‘돈 선거’를 한 셈이다.  

이런 부정선거가 발생하는 것은 수단 방법을 무시하고 당선만 되고 보자는 일부 후보자들의 자질 문제도 있지만, 부정행위를 유혹하는 소위 선거 브로커들에 원인이 있다. 선거제도가 미흡한 예전 선거부터 선거제도가 정착된 지금까지 계속해서 활동해 온 브로커들이 당선을 위해서 어떤 선거는 얼마를 풀어야 한다. 선거제도에서 규정한 대로 해서는 절대로 당선될 수 없다며 선거 때마다 나타나서 유혹한다. 당선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후보자들의 입장에서는 그 유혹을 이기기 힘들다는 것이 선거사범을 조사한 사법당국의 판단이다. 

특히, 조합장 선거제도가 능력은 있지만 새로운 신인 후보자들이 진입하기 어려운 장벽인 측면도 있다. 공직선거법과는 달리 조합장 선거제도를 규정하는 위탁선거법은 선거운동 방식을 크게 제한하고 있는 것이다. 출마자는 선거 공보와 벽보 외에 현수막도 설치할 수 없으며, 전화나 문자메시지도 선거기간 동안에만 허용된다. 또한, 선거운동도 후보 본인 외는 할 수 없기 때문에 후보자 혼자 어깨띠를 두르고 명함과 전화·메시지를 돌리는 게 전부다. 토론회 등도 없기 때문에 어떤 후보가 어떤 정책으로 우리 조합을 운영 할 것인지 조합원들에게 알릴 기회가 없어 사실상 잘 읽어 보지도 않는 선거공보 정도로는 그 후보자의 정책이나 운영방안을 알 기회가 없다는 것이 선거제도의 현실적인 한계이다. 

군수·도·군의원 등 지방선거와 마찬가지로 현직 조합장은 선거 기간 전에도 직무 활동을 활용한 조합원과의 접촉도 용이하고 조합원 정보 등의 확보도 쉽고 더욱이 4년간 조합의 효율적인 운영과 성과를 나타낸다면 재선이나 삼선이 아무래도 쉬운 것이 현실이다. 

조합은 조합원들의 자주적인 협동조직을 통해 농어가 생산력의 증진과 조합원들의 경제적·사회적 지위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설립됐다. 따라서 조합장 선거는 그 어떤 선거보다 가장 민주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젊은 조합원들 사이에선 경험과 조합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경영 능력 있고 검증된 후보를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또한 이들이 당선되도록 앞장서고 있다는 소문도 있다. 

선거에 출마하고자 하는 예정 후보자! 소중한 표를 행사할 수 있는 조합원! 모두 주인의식을 갖고 농수축임업분야의 각 조합이 발전하고, 조합원들의 어려움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유능한 경영자가 추천되고 선출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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