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은 주남해군생태관광협의회 사무국장
김 은 주
남해군생태관광협의회 사무국장

‘마을 전체가 대나무로 가득 차 있었는데 마을이 밑 길가에까지 대나무로 이어져 있어 예전부터 주민들이 위 대밭을 상죽, 밑 대밭을 하죽이라고 불러오고 있다. 상죽마을은 창선면의 면사무소와 중·고등학교가 있는 가장 중심지 마을이다. 창선고등학교 옆에는 옛날 면사무소 자리가 있으며, 거기에는 창선과 관련된 여러 비석이 즐비하게 서 있어 창선의 역사가 이어지고 있다.’ 남해군청 홈페이지에서 소개하고 있는 상죽마을 유래 이야기다.

창선면의 중심지인 상죽마을에는 군 보호수로 지정된 느티나무가 있다. 지정번호는 12-22-8-1이며 1982년 11월 11일에 지정되었다. 지정 일자 기준으로는 200살. 2022년 기준으로는 240살 된 나무 어르신이다. 나무 높이는 21m에 달한다. 남해군 보호수 중에서 수고가 두 번째로 높은 나무로 알려져 있다. 

오랜 마을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듯한 느티나무다. 나무 아래에는 평상이 넓게 펼쳐져 있어 마을 주민들 뿐만 아니라 오가는 사람들이 편하게 잠시 쉬어갈 수도 있다. 길옆에는 주차장도 마련되어 있다. 

특이한 것은 비슷한 시기에 심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느티나무와 팽나무 그리고 서어나무가 함께 모여 있다는 것이다. 느티나무는 천 년까지도 사는 나무라 그런지 생육 상태가 아주 양호한 편인데, 팽나무는 외과수술 흔적이 꽤 많이 보인다. 반면에 서어나무는 근육질 몸매를 뽐내기라도 하듯 건강해 보인다. 나무 특성상 느티나무가 제일 커 보이고 그다음이 팽나무, 서어나무 순으로 각자의 자리를 차지하며 자라고 있다.

서어나무는 동남쪽 방향, 팽나무는 서쪽으로 가지가 뻗어있다. 멀리서 보면 느티나무, 팽나무, 서어나무가 한데 어우러져 숲을 이룬 듯 여겨지기도 한다. 나무 아래에는 네모난 형태로 지은 서낭당이 있다. 서낭당 안에는 밥 무덤이 보인다. 서낭당은 국제 화물 운송업으로 성공한 해운회사 대표이사가 1977년에 기증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상죽마을의 당산목이라 신령한 존재로 모셔지는 귀하고 소중한 보호수다. 

어린 시절을 상죽마을에서 보낸 출향 인사들에게는 그때 그 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나무. 조상 대대로 마을 지키며 살아오신 마을 어르신들에게는 여전히 삶의 쉼터이자 정신적 버팀목이 되어주는 귀중한 당산나무다.

창선면 상죽마을에 있는 수령 240살의 느티나무
창선면 상죽마을에 있는 수령 240살의 느티나무
특이하게도 이 느티나무(오른쪽) 주위에 서어나무(중앙의 흰색 나무껍질)와 팽나무(왼쪽 검은색 나무껍질)이 함께 모여 있다
특이하게도 이 느티나무(오른쪽) 주위에 서어나무(중앙의 흰색 나무껍질)와 팽나무(왼쪽 검은색 나무껍질)이 함께 모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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