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갇혀있던 독일마을 옥토버페스트가 3년 만에 돌아왔다. 옥토버페스트는 축제 발상지인 독일 바이에른 주 뮌헨에서 10월을 가리키는 옥토버(Oktober)와 축제를 뜻하는 페스트(Fest)를 합친 시월 축제인 것이다. 옥토버페스트는 1810년 바이에른 공국의 세자 루트비히 1세가 작센 공국의 공주 테레제와 결혼하게 됐는데 결혼식이 고대 올림픽처럼 치러지길 바랬고 1810년 10월 뮌헨의 잔디공원에서 경마를 포함한 스포츠 경기가 어우러진 행사가 열린 귀족들의 잔치였다. 행사는 해마다 열렸고, 점차 일반 민중에게도 개방되면서 대중적인 축제로 자리잡으면서 흥을 돋구는 맥주가 가장 중요한 수단이 된 것이다. 

당시 맥주 업자들에겐 봄에 양조한 맥주의 재고 처리가 골칫거리였다. 옥토버페스트는 이를 해소할 좋은 기회였다. 업자들은 당국에 줄기차게 옥토버페스트에 맥주 판매를 공식 허용할 것을 촉구했고, 1880년 마침내 뜻을 관철한 업자들은 거대한 맥주 천막을 만들어 대규모로 맥주를 팔았고 축제를 계기로 바이에른은 독일 맥주의 중심이 됐고 양조장은 흥성했으며 옥토버페스트는 그리하여 민중이 맥주로 한바탕 해갈의 자유를 만끽하는 축제의 장이 된 것이다. 

올해 독일마을 옥토버페스트는 코로나19 탓에 2년간 열리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던 차에 열린 축제라서 인지 여느 때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몰려 성황을 이루었다. 마스크 착용이나 거리두기 없이 행사가 열리다 보니 일말의 불안감은 없지 않았다. 그래도 옥토버페스트 축제 참가자의 사람들은 맥주 하나로 모든 걱정과 근심을 잊고 남해의 가을축제를 즐겼다. 

이번 축제는 ‘2022 남해군 방문의 해’를 축하하기 위해 남면 출신 프랑스한인회 송안식 회장과 한인회 20여명과 유럽국가 중 역동적인 성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체코, 슬로바키아, 폴란드, 헝가리 비셰그라드 그룹(V4) 등, 지금까지 참여하던 독일을 포함한 다른 유럽 국가들에도 함께 확장적으로 참여해 어느 해보다 풍성한 축제를 만날 수 있었던 것 같다. ‘체코 전통인형공연’과 ‘유럽 맥주 시음’ 등 문화부스도 함께 운영되어 다른 지역의 축제에서 볼 수 없었던 남해만이 가질 수 있었던 유럽속의 남해를 알릴 수 있었던 축제였다. 

다른 해와 달리 올해 축제는 지금까지 축제의 중심인 광장 위주에서 독일마을 전역을 축제장을 만들어 마을 곳곳에서 축제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던 기획력이 돋보인 것이다. 독일마을을 둘러보는 여행객에게 가정과 골목마다 축제 분위기를 물씬 풍기게 조성하고, 주차장 구역엔 피크닉 존을 만들어 편히 쉬고 먹을 수 있는 공간으로 꾸민 것이다. 파독 광부·간호사로서의 삶과 애환, 연애사 등 관람객과 호흡하며 이야기 나누는 파독 광부와 간호사가 진행하는 토크 콘서트가 운영되어 축제에 참가자들에게는 지금까지 알 수 없었던 그들의 삶을 직접 듣고 얘기할 수 의미있는 시간이 되었을 것이다. 

맥주잔 많이 들고 달리기, 오크통 굴리기, 맥주 많이 마시기 등 참가자가 함께 즐긴 올해의 옥토버페스터는 유명가수 초청 등 어느 축제나 볼 수 있는 비슷한 프로그램에서 벗어나 관람객들이 참여하고 함께 즐길수 있었던 축제 프로그램이 돋보였다고 할 수 있다. 

축제 후 SNS에 많이 올라온 오픈하우스 탐방, 독일 소시지 제조 체험 등이 방문객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만족도 역시 크게 높아진 것으로 보아 올해의 만족도를 감안한 체험이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에 더 고민을 했으면 한다. 여기에 외국인과 국내인을 위한 독일마을 숙박 예약 시스템과 남해 관광코스, 맛집, 바래길 안내 등 옥토버페스터 홈페이지를 별로로 마련하는 것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많이 개선 되었지만 축제장과 많이 떨어져 있는 주차문제, 셔틀버스 운행, 이동식 화장실 확대 등 축제에 찾아오는 관광객 편의를 위한 부족한 부분을 검토해 보완해야 할 것이다. 경남의 대표축제 옥토버페스트의 부활이 코로나로 찌든 많은 사람들의 일상을 회복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하고 10월이면 꼭 가보고 싶은 축제, 옥토버페스트로 자리 매김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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