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향교에서 마리암 신부와 무히스 유스프 신랑의 전통혼례식이 치러졌다
남해향교에서 마리암 신부와 무히스 유스프 신랑의 전통혼례식이 치러졌다
전통혼례식을 후반에 신부가 가마에 올라 신랑과 함께 시댁으로 가는 친영례 장면
전통혼례식을 후반에 신부가 가마에 올라 신랑과 함께 시댁으로 가는 친영례 장면

고풍스런 남해향교에서 한쌍의 외국인 남녀가 한국 전통혼례를 치러 눈길을 끌었다. 

남해향교(전교 김종철)는 지난 24일 명륜당 앞 뜰에서 핀란드의 마리암(한국명 류지예) 신부와 무히스 유스프 신랑이 백년가약을 맺는 전통혼례가 열렸다. 

신랑과 신부 모두 핀란드 국적으로 현재 남해군 삼동면에 주소를 두고 살고 있던 마리암(류지예) 신부와 마리암 양을 통해 남해군을 알게 된 신랑 무히스 유스프 씨가 남해의 아름다움 속에서 한국식 전통혼례 방식으로 인생의 동반자가 되기로 서로 굳게 약속하는 결혼식을 갖게 된 것이다.   

‘향교·서원 문화재활용사업’의 일환이기도 한 이날 ‘다시 찾는 전통혼례’ 행사는 남해향교 김정렬 총무수석장의 사회와 김기홍 의전수석장의 집례로 엄숙하게 거행됐다. 

이날 행사는 두 외국인 신랑과 신부 소개와 제집사 소개에 이어 ▲양가 가족대표의 점촉·인사, ▲장인이 사위를 맞이하는 영서례(迎壻禮), ▲한 번 인연을 맺으면 절대로 헤어지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전안례(奠雁禮), 그리고 ▲신랑과 신부가 서로 만나는 친영례(親迎禮)와 ▲서로 몸과 마음을 청결하게 하는 관세례(盥洗禮)를 거쳐 ▲혼인을 서약하는 교배례(交拜禮), ▲부부가 하나 되기를 이루는 근배례(巹杯禮) 순으로 진행됐다. 

이어 김종철 남해향교 전교의 ▲성혼 선언과 주례사로 전통혼례를 마친 후 신부가 가마에 올라 시댁으로 가는 ▲친영례(親迎禮)로 이날 혼례식을 마무리했다.  

이날 신랑집사(대반)는 박홍빈 재정장의, 신부집사는 최윤이·김민정 장의, 기러기아범은 강광수 섭외장의가 맡아서 진행했다.  

한국말로 진행하는 혼례 사회자의 말이 낯선지 신랑과 신부는 혼례절차를 따라 하기에 바빠 약간 긴장돼 보이기도 했지만 신랑과 신부 입장 때 서로의 모습을 보면서 밝게 웃음을 보였다. 이날 혼례식에 참석한 하객과 주민들도 오랜만에 진행한 전통혼례 광경을 호기심 어린 눈길로 지켜 보았으며 청사초롱을 들고 한복을 곱게 입은 유치원생들의 친영(親迎) 행렬이 이어질 때에는 한 폭의 그림같이 아름다운 광경이 연출됐다. 

혼례식 후 마리암·무히스 유스프 부부는 함께 온 가족들과 남해향교 명륜당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촬영하면서 연신 즐거운 웃음을 지어보였다. 

이날 전통혼례에 참석한 하객과 지역주민들도 오랜만에 접한 전통혼례 광경을 연신 흐뭇한 표정으로 지켜본 뒤 신랑과 신부의 앞날에 축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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