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국이라 몇 년간 해외는커녕 국내 여행도 잘 가지 못했던 이들이 올여름에는 보복심리라도 되는 냥 너도 나도 여행을 떠나거나 모처럼 비용이 다소 고가라도 고급호텔이나 리조트, 펜션 등 다양한 곳에서 호캉스를 즐긴다. 

이즈음 가장 자주 듣는 말이 ‘어디를 다녀왔다’는 이야기고, 제일 자주 받는 질문이 ‘휴가는 다녀왔냐?’는 말이다. 은퇴자들이야 휴가 날짜를 조정할 필요도 없고 학교 다니는 자식들도 없어 사실상 에브리데이 홀리데이 회원이라 하루하루가 휴가고 바캉스지만 2년간 움직임도 없이 지낸 직장인들은 올여름에 떠나지 않으면 그냥 폭발할 것이라고 답한다. 푸른 바다, 느티나무 그늘 혹은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느긋하게 여유로운 시간을 누리고 싶다고 한다. 

대부분 마음이 답답할 때 여행을 간다. 코로나로, 경기불안 등으로 답답한 마음에 모두들 떠나고 싶어 한다. 젊은 시절의 여행은 한 곳이라도 더 봐야 하는 마음에 정말 여기저기 많이도 돌아다니게 된다. 아침 일찍 일어나 저녁까지 빡빡하게 일정을 짜고 발바닥에 쥐가 나도록 돌아다니긴 하는데, 정작 여행에서 돌아오면 어디를 다니고 무엇을 봤는지 심지어 그 많이 촬영하던 사진도 잘 기억도 안 나는 것이다.

서울 사람들이 남해에 와서 남해사람들은 가장 좋은 곳에서 살면서 다른 곳에 놀러가거나 휴가를 가지 않아도 되겠다는 말들을 쉽게 하는데 남해 사람들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다. 남해가 가장 특별한 곳이라는 것은 잘 알지만 여행과 쉼은 낯선 장소가 주는 설렘, 각 지역마다 다른 특색 있는 음식들, 무엇보다 남해에서 볼 수 없는 특별한 곳을 구경하면서 작은 추억이라도 남기고 싶은 즐거움을 느끼고 싶어 하고 그래서 떠나는 것이다.

도시인들은 도심을 떠나 한적한 마을에서 자연을 벗 삼아 한 달만 살고 싶다는 욕망을 다들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런 희망을 담은 한 달 살기가 제주에서만 인기인 줄 알았는데 지인이 운영중인 남해의 펜션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이다. 남해 바닷가에서 짧은 기간이지만 그 시간만이라도 머리와 뇌를 비워주는 것 같은 느낌이라는 것이다. 펜션 주인이 보기엔 하루종일 빈둥빈둥, 여유, 자유롭게 풀어주는 멍때리는 시간으로 보낸다는 것이다.

그 펜션 사장님의 전언에 따르면 한 달 살기는 도시에서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한 번쯤 상상해 보기도 하고 직접 실천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늘고 있고 펜션이 아닌 빈집 형태의 농가도 상당히 많이 이용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달 살기를 하는 그들은 도시에서 축적한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 등을 토대로 남해의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문화를 다양한 방식으로 홍보한다. 어찌 보면 우리 군에서 추진하는 홍보보다는 직접 체험을 통한 홍보이기 때문에 더 실질적인 효과가 있고 한달 살기는 계속해서 많은 호응을 얻고 있어 방이 빌 틈이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불과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신규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1만 명 이하로 유지되더니, 8월 들어서는 10만 명을 훌쩍 넘어서고 있고 우리 남해도 계속해서 일일 수십명씩 발생하고 있는데 서로가 조심하고 수칙을 지켜나가길 바라면서, 유난히 무더운 올여름, 여름이니 당연히 더워야겠지만 그래도 종종 시원한 바람도 불어주면 좋겠고 편안한 복장으로 남해의 자연 속에서 생활하는 한달 살기, 사계절 아름다운 남해에서 좋은 추억을 담아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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