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이 철수하기로 결정하고 난 뒤 우리 한국은 외교부, 국방부, 법무부, 질병청, 아프간 및 파키스탄 대사관 등이 혼신의 힘을 다해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 발 빠르게 움직이며 아프간에 있던 약 400명에 달하는 우리 국민을 성공적으로 구출해냈다. 그에 반해 안전 하나만은 세계 최고라고 자부하던 일본이 교민 1명만을 달랑 구출하여 돌아왔던 작전과 확연히 대비되며 더욱 빛이 났다. 

왜 이런 결과가 있었는지 사후 평가에서 일본의 많은 전문가는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인사권을 틀어쥔 다음 우수한 일본의 엘리트 관료들을 내치고 함량 미달의 측근 인사들을 요직에 앉힌 결과라는 것이고 한마디로 인사를 잘 못해서 그런 결과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7월 1일 장충남 군정 2기, 민선 8기를 새롭게 시작했다. 새롭게 시작하는 첫 인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공무원 조직은 당연히 관심을 가지겠지만 관공사와 관련된 일을 하는 기업체, 그리고 군민들까지 인사에 촉각을 세운다. 

2기 군정 목표인 ‘행복한 동행, 비상하는 남해’ 추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열정적인 공직자들의 충실한 뒷받침이 필요할 것이다. 그 정책 추진을 위해서는 이번 첫 인사에서 적재적소에 열정을 가진 공직자를 배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긍정적인 자세를 가진 공직자야 만이 정책을 완수하고 책임행정을 구현할 수 있을 것이다.

인사철마다 공직자의 능력이나 성과에 대한 얘기는 없고 누가 고참인지(군대도 아닌데), 소위 말하는 힘 있는 부서에 누가 근무하고 있고 승진하게 되는지에 관심과 말들이 쏟아진다. “능력도 좋고 똑똑하기는 한데, 경력이 좀 짧아서”라는 평가를 받는 A, “일하는 게 좀 투박하고 덜렁대기는 하는데, 시키는 대로 열심히 하는” 평을 받는 B. A는 능력이 있다는 얘기고 B는 능력은 좀 부족하지만 성실하다는 것인데 어느 쪽이 좋은 평가일까. 누구를 선택해야 할까 그래서 인사는 어려운 것이다.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궂은일은 하지 않고 과실 즉 승진과 보직만 쏙쏙 따먹는 사람은 아무도 진정한 능력자로 인정해주지 않는다. 윗사람보다 MZ세대 신참들이 더 무섭다는 요즘 직장생활. 꼰대라는 말 듣기 싫어 후배들에게 잔소리도 안 하고 이런저런 일을 시키지도 않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을 대신해 자신이 하지 않아도 될 일까지 챙기는 사람. 책임져야 할 일을 자기가 하겠노라고 나서는 사람. 그런 직원이 내 곁에 있고 함께 한다면 굳이 칭찬하지 않아도 툭 치는 어깨 위로 신뢰가 쌓인다. 아무도 안 보는 것 같지만 그는 그렇게 하루하루 조직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으로 발돋움하게 되는 것이다.

군수 취임 후 약속한 인사의 원칙이 그대로 지켜져 공직자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고 예측 가능한 인사가 되어야 한다. 성과를 세운 자에게는 반드시 승진 등의 보상을 주고 법규를 어긴 자에게는 반드시 처벌 한다는 원칙이 지켜져야 기강을 바로 세울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원칙이 지켜지면 공직자 자신의 업무에 대한 만족도는 높아지고, 청렴도를 높이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혜택은 군민들에게 돌아가 지역의 안정과 발전을 토대로 모두의 삶의 질이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은 그의 저서 ‘외교(Diplomacy)’에서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을 ‘지적이지 않은 사람’으로 묘사했다. 자신이 만나본 공화당 리더 중에서 국제정치에 대한 지식이 가장 낮은 사람이라는 것을 에둘러 표현했다고 한다. “지적이지 않은 사람이 캘리포니아를 어떻게 8년 동안 다스렸고 이제는 워싱턴을 7년 가까이 다스리고 있는지” 역사가들이 풀어야 할 퍼즐이라고 기술하고 있다. 아마도 국제정치에 그토록 지적이지 않은 레이건 대통령이 미소 냉전을 끝내는 거대한 업적을 일궈냈다는 역설적 해석일 것이다. “리더는 훌륭한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고 훌륭한 일을 하게 만드는 사람이다.” 레이건 대통령의 말이다.

2기 임기 시작과 동시에 해저터널 조기착공 등 실타래처럼 얽힌 많은 정책과제의 현안을 풀어야 하고 경제 위기를 극복해야 하는 이중, 삼중의 난제에 직면했다.

인재학의 교과서 『변경(辨經)』에서 제시한 인사의 중요성에서, 인사를 잘 못 하면 민심이 떠나고 결국 정권이 무너진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언제나 인사가 만사다. 그게 만고의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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