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군내 한 중학교에서 치른 수학수행평가 문제의 정답처리와 관련해 문제를 출제한 교사와 오답처리로 인해 점수를 얻지 못한 학생의 학부모간에 논란이 일고 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수학문제는 ‘대각선이 35개인 다각형은 몇 각형인가?’라는 주관식 문항이다. 여기서 모범답안은 ‘10각형’. 이 문제에서 ‘10’은 오답으로 처리됐다.

이에 대해 답안에 ‘10’을 적은 한 학생과 그의 부모들은 ‘10’도 정답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반론을 제기한 것이다.

학생의 아버지는 “일반적으로, 상식적으로 볼 때 문제에 이미 ‘몇 각형이냐’고 물었기 때문에 ‘10’은 당연히 ‘10각형’을 의미하는 것 아니냐”며 “이를 오답으로 처리한 것은 학생에 대한 안 좋은 개인감정이 개입된 것으로 볼 수밖에 없어 교사의 자질이 의심된다”고 강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그는 또 “이 문제로 인해 아들이 사기가 꺾여 학교공부에 흥미를 잃어버리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문제를 출제한 교사는 “‘10각형’이라는 용어의 정의를 정확하게 평가하기 위한 문제이기 때문에 ‘각형이 빠진 10’은 문제풀이상 나오는 х= 10, 즉 단순 숫자 10으로밖에 볼 수 없어 오답으로 처리했다”며 “ 정답으로 봐줘도 되지 않겠느냐는 심정은 이해되지만 정확한 채점기준에 의한 답안을 두고 이렇게 문제를 삼는 것은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또한 “공책검사나 수업태도 등과 같이 교사의 주관적인 감정이 개입될 수 있는 문제도 아니고, ‘10’이라고 적은 다른 학생도 오답으로 처리했기 때문에 이를 두고 교사의 자질을 운운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렇게 문제가 확산되자 해당 중학교 수학과 교사 3명은 협의과정을 통해 학생의 입장을 보면 안 됐긴 하지만 교사가 처음 의도한대로 채점기준을 원칙으로 하는 것에 동의하고, ‘10각형’만 정답으로 인정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와 관련해 도교육청 장학사는 “판단하기 어렵고 모범답안에 논란의 여지가 있으면 통상적으로 학교에서 협의하여 내린 결론에 존중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처럼 주관식 문제는 정답을 떠나 일반적인 이해 관점에서 볼 때 논란의 소지가 있을 수 있고 그로 인한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융통성 있게 정답으로 인정해줄 수 있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논란에 대비하여 채점기준이나 모범답안에 미리 보완적인 장치를 마련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작 이러한 일로 인해 학생이나 학부모가 교사에 대한 신뢰를 잃어가고, 교사 또한 문제출제에 소신을 갖지 못하고 채점 기준에 일관성을 잃어버려 교육의 질적 성장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심히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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