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란 단순히 지역을 이롭게 하는 선심사업이 아닌 투자자와 지역의 상호이익을 위해 행해지는 비즈니스로 봐야 한다. 나아가 좋은 파트너를 만들어 내는 과정이기도 하다. 최강국 미국의 각 주에서 현대차 유치를 위한 그들의 노력을 소개하면서 민자유치에 참고했으면 한다. 

<현대차 유치 전쟁. 조지아주 주지사·공무원 ‘적극 행정’으로 유치 성공> 

현대차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 중, 조지아주에 6조 3000억 원을 투자해 연간 30만 대 생산 규모의 전기차 공장을 짓는다고 발표했다. 조지아주는 현대차그룹 유치로 총 8100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미국 내 ‘전기차 산업의 허브’로 급부상했다. 

미국의 테네시, 버지니아, 노스캐롤라이나, 사우스캐롤라이나, 등 다른 주들과의 유치경쟁이 매우 치열했던 2022년 2월의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의 특급 호텔. 정의선 현대차 회장의 전기차공장 후보지 실사 방문을 하루 앞두고 브라이언 캠프 주지사와 공무원들이 회의실에서 몇 시간째 회의를 계속했다고 한다. 조지아주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주지사 보좌진이 너무 긴장한 캠프 주지사를 진정시켜야 할 정도였다고 한다. 

조지아주는 다른 주들과의 유치 경쟁 승리를 위해 2019년 캠프 주지사의 취임 직후 첫 해외 순방지로 한국을 택했고, 정 회장과의 교분과 의미 있는 값진 선물을 전달하는 등 주지사의 남다른 노력, 담당인 팻 윌슨 조지아주 경제개발부 장관은 10번쯤 한국을 방문했고, 현대차 관계자가 서배너 현지 확인 시 마다 모든 질문에 능숙히 답하면서 현대차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었다고 한다. 한국인들의 입장에서 보면 여유가 넘쳐 답답해 할 정도의 행정처리를 하는 미국의 행정기관과는 달리, 기업과 일자리를 유치하기 위한 조지아주 공무원들의 열성은 이미 정평이 나 있다고 한다.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유치할 때도 SK 측 제안에 새벽에도 번개같이 일처리를 하는 적극성을 보인 것으로 유명하고 이번 현대차 공장 유치를 위해 세제 혜택 등 다른 주들이 공통으로 내놓는 인센티브 외에 공무원들의 적극적인 자세가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지아주 공무원들의 적극 행정으로 SK온이 2019년부터 3조 원을 들여 대규모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2개 짓고 있고 기아(2009년), 금호타이어(2016년), 한화큐셀(2019년)이 잇따라 공장을 세우면서 협력사들까지 약 120개에 달하는 한국 기업들이 포진해 있다고 한다. 

SK하이닉스 유치경쟁에 나섰던 용인시와 구미시의 유치 경쟁에서 용인시의 판정승으로 끝났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10명 중 7명은 지방 근무를 기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서 어느 정도 먼 지역까지 근무할 의향이 있는지에 대해선 수원·용인이 64.1%, 평택·충주는 31.9%로 반토막 났고 세종·대전이 25.9%, 대구·전주는 14.9%로 급감했다고 한다. 서울 ‘SKY’ 대학 출신자들이 ‘취업 남방한계선’으로 꼽는 지역은 경기도 기흥·판교 라인이고 한다. 경기도 아래로는 아무리 좋은 기업이 있어도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에 맞춰 대기업들이 1천조 원이라는 투자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우리 남해 입장에서는 일반적인 제조업의 유치는 사실상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수도권 등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다른 지역에 비해 지나치게 고가에 거래되는 부지매입 가격 등 불리한 여건이다. 그렇지만 어렵다고 포기할 수는 없는 것이다. 

남해는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친환경 자연조건이 있기 때문에 그에 맞춰 환경과 결합된 관광 관련 또는 실버사업 등 타지역과 차별화 된 민자유치를 추진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투자기업이 만족할 정도의 도로, 상수도 등 기반시설 지원과 인허가 등 행정에서 협조할 분야별 내용을 정리해서 민자기업과 협의하는 공직자들의 열정과 적극성의 모습을 보여 준다면 다소 고가의 부지매입 등이 투자된다고 해도 기업의 입장에서는 승산이 있다고 판단할 것이다. 

이와 함께 해저터널 개통에 대비하고 투자기업 유치를 위해 남해에서 정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지금까지 남해에서는 거의 관심 밖에 있던 주거타운 조성, 우수 중고교 육성, 문화시설 확충과 더불어 젊은이들이 신나게 일하고 즐길 수 있는 여건을 함께 조성을 해야 되지 않을까 한다. 

그렇게까지 준비한다고 해도 투자기업은 어느 지자체가 유리한지 계산하고 저울질한다. 특혜라고 말하지 말자. 일자리 확보를 위해 세계 최강국 미국에서 한국 기업에 대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이상으로 투자기업을 지원하고 우리 공직자들의 능력과 열정을 보여 주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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