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혁신이란 조직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새로운 생각이나 방법으로 기존 업무를 다시 계획하고 실천하는 것. 경영의 중요한 부분을 본질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일본의 와이키키 시라하마와 최근 새남해농협의 주유소 운영과 관련한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워케이션 성지’가 된 시라하마의 변신
2년 전, 코로나19가 지구인들을 움직이지 못하게 한 이후 한 장의 사진이 일본 직장인들을 설레이게 했다고 한다. 새하얀 모래사장에서 파도 소리를 들으며 노트북을 펴든 일본의 젊은 여성의 모습인데, 설정 사진같지만 시라하마의 실제 풍경이었다고 한다. 시라하마는 ‘하얀 모래사장’이란 이름대로 하얀 모래사장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이 해변 어디서든 와이파이가 터지고 해변뿐만이 아니라 1500개 이상의 와이파이 스폿이 설치돼 마을 족욕탕과 공원 등 어디서나 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고 인구 1000명당 와이파이 스폿 수가 일본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두 번째로 많다고 한다. 

일(work)과 휴가(vacation)의 합성어인 워케이션은 휴가지에 머물면서 일을 병행하는 근무형태를 말하는 데 이런 천연자연 조건에 맞추어 시라하마는 ‘워케이션의 성지’라고 불린다고 한다. 시라하마는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인 2017년부터 워케이션에 힘을 쏟았다고 한다. IT 기업을 유치하는 전략으로 IT기업 직원들은 노트북 한 대만 연결하면 어디서든 일할 수 있고 창의력과 혁신을 중시하기 때문에 워케이션과 잘 맞는다고 판단으로 시작했는데 성공한 것이라는 것이다. 

일본의 알려진 NEC와 미쓰비시지소 등 대기업이 시라하마에 워케이션 사무소를 열었고, 본사를 이곳으로 옮기는 IT기업도 속속 등장했는데 워케이션 인프라를 완비한 시라하마에 코로나19는 하늘이 준 기회였다고 한다. 

10년 동안 인구 20%가 감소한 2만명, 주민 평균 소득 243만엔(약 2544만원)으로 일본의 1741개 기초자치단체 중 최하위 수준인 1535위인 시라하마는 연간 340만명의 찾는 유명 관광지였지만 85%는 당일치기로 왔다 가고 도쿄 등 대도시 관광객은 5%정도, 여름 편중이 심한 지역이었다고 한다. 주민들이 누리는 혜택은 별로 없는 빛 좋은 개살구인 셈인 시라하마의 산업구조를 근본적으로 변모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한다. 시라하마가 워케이션에 공을 들인 건 앉아서 손님을 기다릴 수만은 없다는 혁신적인 정책을 펼쳐야 하는 절박감 때문이었다. 

코로나19가 워케이션으로 바꿀 수 있는 기회였고 우리 남해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독일마을과 같이 그렇게 일찍부터 준비했던 것이 일본의 워케이션 성지로 만든 것이다. 

최고의 성과를 내고 있는 새남해농협의 주유소
지난해 8월 13일, 앞으로 사양사업이 예상되는 새남해농협 주유소 매입에 따른 조합원 불만의 칼럼을 게재한 바가 있다. 자동차를 일상적으로 운행하는 현대인에게 대중목욕탕 보다 자주 찾게 되는 곳이 주유소다. 주유소는 각 지역마다 가장 좋은 길목에 자리 잡고 있다. 현대인의 삶과 자동차 문화로부터 떨어뜨려 놓을 수 없는 공간이다. 

그런 주유소가 전기차가 늘어나면서 산업계에서는 주유소가 앞으로 사라질 사양산업으로 분류된 것이다. 그리고 언제부터인지 남해 사람들 상당수가 외지로 나갔다 돌아오면서 습관처럼 하동이나 인근 시군의 주유소에서 자동차 기름을 가득 넣어 온다는 얘기들을 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전쟁으로 10원이라도 더 저렴한 주유소를 찾게 되는, 가격에 민감한 현실이 된 것이다. 
그런데 새남해농협 주유소가 조합원이 우려하던 바와는 다른 반전이 일어난 것이다. 기존 주유소와 완전히 다른 경영을 시작한 것이다. 일단 하동이나 다른 시군의 주유소에서 기름을 가득 넣어 올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하동 등지의 그곳 주유소보다 오히려 더 저렴하거나 비슷하기 때문이다. 

지난주 필자도 그 소문이 사실인지 확인하고픈 생각에 부산을 다녀오면서 일부러 새남해농협 주유소에 갔다. 일요일이라서 그런지 아니면 가격 때문인지 남해 차량과 외지인들의 차량까지 계속해서 찾아오는 것이었다. 계속 이어지는 차량 행렬에 일일 매출이 어느 정도 되는가 하는 문의에 평균 3천만 원 정도라고 한다. 4명이 주유하는데 바쁘다고 한다. 저렴한 가격에 많이 판매하는 기존의 전 소유자와는 완전히 다른 경영이라고 본다. 

아마 새남해농협의 저렴한 가격 등, 새로운 차원의 경영을 하기까지 주위의 많은 반대와 불만의 소리를 들었을 것이다. 그런 불만의 소리와 함께 왜 주유소를 매입해서 이상한 얘기를 듣느냐는 일부의 여론을 보란 듯이 잠재우고 남해 사람들만 아닌 남해를 찾는 관광객까지 오게 한 경영에 많은 사람들이 마음으로 성원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추가했으면 하는 것은 주유소 옆에 삼동 지족 동남해 농협의 하나로마트보다 더 큰, 대형 하나로 마트의 운영이다. 노량쪽에서 진입하는 관광객 그리고 고현과 설천면민, 외지로 나갔다가 들어오는 군민들, 주차하기 힘든 읍 시내 마트 그리고 현재 국도 19호선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편의까지 감안한 고현, 설천의 마트를 통합한 대형마트가 탄생한다면 지금의 주유소 이상의 경영 효과가 나지 않을까.  

이윤이 조금 적어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게 하는 경영, 그리고 젊은 직원들의 일자리를 만들고 무엇보다 꼭 인근 하동 등의 주유소까지 멀리까지 갈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한 새남해농협의 혁신적인 경영방침이 지속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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