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4월 5일은 수운 최제우대신사께서 시천주(侍天主)의 진리를 깨달아 동학 천도를 창건한 지 163주년이 되는 천일기념일(天日記念日)이다. 이날을 맞아 천도교중앙총부(교령 박상종)는 오전 10시 30분 취임식에 이어 천도교중앙대교당에서 제163년 천일기념식(天日記念式)을 봉행했다.

정부의 방역지침을 지켜 봉행된 올해 기념식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화환을 보내 축하해 주었으며, 한국종교인평화회의 대표회장인 손진우 성균관 관장을 비롯하여 (사)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운영위원장인 조계종 총무원 사회부장 원경 스님, 한국민족종교협의회 이범창 회장 등 이웃 종교 인사들과 대통령 비서실의 방정균 시민사회수석, 김영문 사회통합비서관, 문화체육관광부 김대현 종무실장, 윤양수 종무2담당관 과장, 김을동 전 국회의원 등 정부 측 인사들이 참석하였다. 또한, 이철기, 박남수 전 교령, 박인준 전 종무원장 외 중앙총부 임직원들과 천도교인들이 참석했으며, 구덕순 재경남해군향우회장, 백상래 고문, 김재일 전 재경남해읍향우회장 부부, 하윤수 전 부산교대 총장, 지상복 재경설천면향우회장, 공영자 사무국장 등 50여 명의 향우가 참석했다.

기념식에 앞서 광암 박상종 교령의 취임식이 거행되었고, 박상종 교령에게 도첩(도하께서 천도교 교령에 당선되었음을 인준함)과 꽃다발이 전해졌다. 

내빈축사 후 포덕 163년 천일기념식이 진행되었다. 박상종 교령은 기념사를 통해 “대신사께서 각득하신 시천주(侍天主) 진리는 신(神)과 인간에 대한 종속적 불평등을 타파하여 이 세상 백천 만물 가운데 인간을 ‘가장 신령한 존재(最靈者)’로 정의함으로써 재래의 신화적 세계관을 혁신하는 전기(轉機)를 이룩하였다”라며 “너와 나는 별개의 존재가 아닌 공동운명체라는 시천주의 인식을 바탕으로 각자위심(各自爲心)을 배제하여 동귀일체(同歸一體) 하는 지상천국을 건설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이어 포상 및 장학증서 수여, 천덕송의 합창으로 식을 마치고 제2부 행사에서는 천일 기념 및 대교당 축하 공연이 펼쳐졌다.

 

박상종 교령 취임사

모시고 안녕하십니까!

먼저 이 자리에 함께하신 내외빈 여러분, 전국의 동덕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오늘은 수운 대신사께서 천도교를 창도하신 천일 기념일입니다. 잠시 스승님들의 말씀을 되새겨봅니다. 대신사께서는 “남의 적은 허물을 내 마음에 논란하지 말고, 나의 적은 지혜를 사람에게 베풀라” 하셨습니다.

해월신사께서는 “사람을 대하고 물건을 접함에 반드시 악을 숨기고 선을 찬양하는 것으로 주를 삼으라” 하시고 또 “사람을 대할 때에 욕을 참고 너그럽게 용서하여, 스스로 자기 잘못을 책하면서 나 자신을 살피는 것을 주로 하고, 사람의 잘못을 그대로 말하지 말라”고 당부하셨습니다. 대회 당선 시에 저는 “대화합의 교단 문화를 창달”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의암성사께서는 “사람이 반드시 서로 사랑해야 큰 도를 반드시 얻으리니, 항상 생각하고 생각하라. 내가 뭇 사람을 사랑하면 뭇 사람이 한울 길에 가서 영의 다리를 반드시 이룰 것이요, 뭇 사람이 나를 사랑하면 내가 한울 길에 가서 영의 다리를 반드시 이룰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렇습니다. 먼저 저 자신부터 이러한 말씀을 제대로 체행 하는지를 되돌아보면서 임기 동안 화합의 문화가 정착되는 교단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모두 서로 사랑하고 협력하면서 동귀일체 하여야 할 것입니다. 지금 우리 교단은 무엇보다도 신앙 중심체제로 자리를 잡아가야 합니다. 과거 동학, 천도교가 세상에 커다란 모습을 드러낸 것은 부조리한 세상과 함께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대신사께서는 도를 깨우치지 못하면 다시는 세상에 나서지 않겠다는 큰 결심으로 불출산외(不出山外)의 맹서를 하면서 무극대도는 시작되었습니다. 포덕 163년을 맞은 지금도 이러한 이치는 마찬가지입니다. 교단 내에 주문 소리가 끊이지 않도록 정진해야 하겠습니다. 참신한 수련문화가 자리 잡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를 위하여 첫째, 현기사, 연원회를 중심으로 수련 지도, 교리 연구 등을 통해 포덕·교화를 하겠습니다. 둘째, 수도원을 지원하고 용담수도원과 의창수도원은 항상 개방하도록 하겠습니다. 셋째, 중앙총부는 지방 교구와의 균형발전을 위해 ‘교구장 중심제’를 정착시켜 가겠습니다. 넷째, 교구장 회의를 정례화하고, 인근 교구 간 협업을 통한 지역공동체 구성에 진력하겠습니다. 다섯째, 재단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여 활발하게 생동하는 교단이 되도록 힘쓰겠습니다.

끝으로, “위가 미덥지 못하면 아래가 의심하며, 위가 공경치 못하면 아래가 거만하니, 이런 일을 본다 해도 책재원수 아닐런가” 하신 대신사의 말씀을 깊이 새기겠습니다. 책재원수(責在元帥) 즉 ‘모든 책임은 제게 있다’라는 것을 항상 새기면서, 위에서 말씀드린 사업들이 차근차근 자리를 잡아가도록 성지우성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 남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