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도교중앙총부는 지난 1일 제103주년 3·1절 기념식(포덕 163년 3월1일)을 종로구 천도교중앙대교당에서 개최했다. 

코로나 방역수칙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켜 진행된 이날 기념식에는 송범두 교령, 민족종교협의 이범창 회장을 비롯한 내빈, 그리고 박인준 종무원장을 비롯한 임직원과 많은 천도교 교인이 참석한 가운데 엄숙하게 진행되었다. 

103년 전 천도교 교단과 교인들이 주축이 돼 진행된 3·1만세운동은 우리나라 독립운동에 큰 획을 그은 역사적 사건이다. 천도교중앙총부는 매년 3월1일 기념식을 통해 3·1정신을 되새기는 시간을 마련하고 있다. 

이날 기념식은 천도교 의절에 따라 청수봉전을 시작으로 심고, 주문병송의 순서로 참석자의 마음을 모았다. 이어 이재선 천도교청년회장이 독립선언서를 낭독해 그날의 함성을 되살렸다. “오늘 조선이 독립한 나라이며 조선인이 이 나라의 주인임을 선언한다”로 시작하는 독립선언서는 “원래부터 지닌 자유권을 지켜서 풍요로운 삶의 즐거움을 마음껏 누릴 것이며, 원래부터 풍부한 독창성을 발휘하여 봄기운 가득한 세계에 민족의 우수한 문화를 꽃피울 것이다”라는 민족적 자부심 넘치는 문장들로 가득 찼다. 이날 독립선언서를 듣는 것만으로도 그날 만세운동에 참가한 이들의 뜨거운 마음이 기념식 참석자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지는 분위기였다. 

이어 단상에 오른 송범두 교령은 기념사를 통해 “이날이 되면 우리 천도교인들은 3·1독립운동을 계획하고 주도했던 천도교단의 위대한 역사를 상기하면서 특별한 자긍심을 느끼게 된다. 기미년(己未年, 1919)의 3·1독립운동은 모름지기 민족정신의 정화(精華)로서 우리 민족사에 처음 있는 장엄한 행진이었다. 국권을 침탈한 일제가 무단통치를 자행하던 식민치하에서 삼천리 방방곡곡에서 ‘독립만세’를 외치며 동귀일체(同歸一體)를 이루었던 3·1운동은 민족사에 있어 불멸의 상징이 되었다. 우리나라 헌법전문(憲法全文)에 3·1정신을 건국이념으로 명시하고 있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고 밝혔다.

의암성사께서는 1910년에 경술국치(庚戌國恥)를 당하자 “앞으로 국권회복은 내가 하지 않으면 안 될 터이니 반드시 10년 안에 이것을 이루어 놓으리라”고 말씀하셨다. 또 일제는 우리나라를 강점한 후 학교와 종교단체를 제외한 모든 사회단체를 해산시키는 한편, 언론·출판·집회·결사를 일체 엄금하였다. 특히 배일성향이 강한 천도교를 유사종교(類似宗敎)로 분류하여 여타 종단과 달리 경무국에서 관할하도록 하면서 성미제(誠米制)의 폐지와 경전 내용 일부를 삭제하도록 강압하였고, 의암성사를 헌병대로 불러 협박하기도 하였다. 박은식(朴殷植)은 「한국독립지혈사」에서 “일제는 천도교에 대한 음해중상은 물론 종교단체임을 부인하면서 전국각지의 교구를 감시하였다”고 기록하고 있다. 

또한 기념사에서는 “3·1운동은 수운대신사의 보국안민 정신에 입각한 의암성사의 구국의 결단으로 이루어진 역사적 결정(結晶)이며 민족사적 쾌거였다. 3·1운동은 대중화, 일원화, 비폭력의 3대 원칙 아래 거사자금을 비롯한 민족대표 선정, 독립선언서 인쇄배포, 독립선언, 독립신문 발행까지 천도교가 시종일관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다”며 “이를 계기로 임시정부를 탄생시키고 대한민국이라는 민주공화제 국가를 탄생시킬 수 있었다. 따라서 3·1운동은 한 차원 높은 3·1혁명으로 승화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념사에서는 또 “지금 그대들은 가히 하지 못할 일을 생각지 말고 먼저 각자가 본래 있는 정신을 개벽하라”는 의암성사의 뜻을 받들어 실천하면서 지금 우리가 처한 코로나19의 환난을 극복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서 천도교는 선열들의 강인한 정신과 피와 땀으로 자랑스러운 역사를 써 왔으며, 이제 새로운 천도교의 역사를 후손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민족의 웅비와 세계의 변화를 선도하는 창의적인 도전의 여정을 함께 열어나가자고 했다. 그러면서 우주 만물은 하나요, 오심즉여심(吾心卽汝心)의 시천주 신앙을 바탕으로 한 정신개벽은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이며, 천도교는 천도교인만의 것이 아니라 온 누리에 펼쳐야 하는 포덕천하의 과제임을 천명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제를 실천함으로서 물질문명에서 야기되는 각자위심, 대립과 갈등, 민족의 분단, 자연의 파괴 등으로부터 오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도 포덕천하 하는 정신이 절실하다고 설파하였다

참석자들은 3·1절 노래를 합창하고, 만세삼창 순서에서는 정의맹 연원회 의장의 선창으로 대한민국 만세! 천도교 만세! 평화통일 만세!를 삼창한 후 기념식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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