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을 앞둔 읍 장날, 객지에서 올 자식들 생각에 생선을 구매하는 등 모처럼 읍시장 바닥이 활기찬 모습이다. 그런데 김부겸 국무총리는 26일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된 이후 불과 며칠 만에 하루 확진자 숫자가 1만 3000명을 넘었다”고 했다. 

우리 남해도 지난 24일은 하루에 13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데 2년 가까운 긴 시간동안 코로나19가 우리의 상상을 벗어난 삶의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무엇보다 가장 큰 아쉬움은 올 설날과 같은 명절을 가족이 함께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도시화 이후 가족이 함께 모이는 것은 고유 명절인 설날과 추석인데 현대인에게 있어 명절의 의미 또한 어쩌면 조상의 산소를 찾는 것도 있지만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가족 등과의 만남의 의미가 더 크다 할 것이다. 고향의 부모님, 전국에 흩어져 살고 있는 형제 자매, 모처럼 어릴 때 함께 자란 친구나 이웃 그리고 오늘의 나를 있게 한 고향 남해와의 만남이 무엇보다 소중하다 할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60년대 70년대 그리 넓지도 않은 남해에 14만 인구가 살고 있었고 그 당시 초등학교 한 반 학생이 60명은 기본이고 70명까지 좁은 교실의 공간에서 부대끼며 공부했던 것이다. 그 많던 남해 사람들이 서울로 부산으로 더 잘살아 보겠다고 나간 것이다. 아마 우리 남해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이런 경쟁심리가 남달랐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객지에 가면 다른 사람보다 앞서기 위해 끝없이 노력하고 능력을 발휘했을 것이다. 다른 사람들과 차별화된 능력과 목표 달성을 추구한 것이 남해인의 삶 그것이었을 것이고 내 것으로 만들려는 욕심을 가지고 뭐든지 결과물을 찾기 위해 그 성과에 만족하기 위해 노력했을 것이고 그 결과를 누리려 했고 그렇게 설날 같은 명절에 고향 남해에 당당하게 가고 싶었던 것일 것이다.
서로가 떨어져 사는 핵가족 시대에 와서도 명절인 설날 만큼은 그 힘든 귀향과 귀성의 긴 시간의 지루함도 생각할 겨를없이 어김없이 모여 혈연의 정을 나누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설날은 남해 사람들 저마다의 그리움과 향수를 치유하고 새로운 활력을 주는 마법 같은 날이 된다. 

그런데도 지난 해 설날과 마찬가지로 올 설날에도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되면서 코로나 확진자가 걷잡을 수 없이 늘고 있어 고향 방문을 자제하자는 가족과 함께 하지 않았으면 하는 정부의 홍보방송을 보면 이런 힘든 세상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다들 상상조차 해 보지 못했을 것이 아닌가.

명절에는 어려운 가정이 더 힘들고 외로울 것이다. 특히나 코로나로 인해 경제적으로 힘든 삶을 살아가는 가정은 더 힘들 것이다. 지난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된 기부문화에 대해 알게 되면 함께 살아가는 우리 모두를 되돌아 보게 된다. 기부한 이들 대부분은 그저 돈이 많다고 기부를 한 것이 아니라, 어려웠던 과거를 극복하고 자신이 받았던 도움을 다시 돌려주는 데 기인했기 때문이다. 

부여에 거주하는 기부자는 국가유공자로서 매달 나오는 수당을 모아 5년 동안 1억 원을 기부하기도 했는데 자신이 어린시절 힘들게 살았기 때문에 그 어려움을 더 잘 안다는 마음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다른 기부자는 사업 실패 등 극단적 선택까지 고민했지만, 지인이 조건 없이 빌려준 5000만 원으로 다시 사업을 시작해 재기에 성공한 후 자신이 받았던 도움을 남들에게도 조건 없이 주기 위해 기부를 마음먹었다고 한다. 대부분의 기부자들은 “현재 내가 돈이 아무리 많다고 해서 기부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기부로 인해 나에게 돌아오는 행복이 더 크다”는 것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모두가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지만 팬데믹 2년 동안 코로나로 인한 힘든 고통은 낮은 곳으로만 흘러들었다. 그래서 올 설날 만큼은 서로가 어려운 이웃의 가정을 한번 더 찾아보고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희망을 잃지 않도록 한번 더 이웃을 생각하는 따듯한 설날이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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