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쳐 그룹 ‘뭔들’에서 기획해 지난 2020년 6월부터 시작한 한달살기, 이 한달살기로 남해를 만난 사람들의 사연이 담겨진 11인의 이야기책 ‘이참에 사부재기 쉬어가시다’, 생명 같은 쌀 한 톨의 포장을 열면 알알이 소중한 이야기가 한가득이다

당신의 인생에서 하루 혹은 한 달이라는 시간을 뺄 수 있는가?

쌀 한 톨에 생명의 씨앗이 들어있듯, 하루하루 우리는 다시 태어날 기회의 시간을 부여받는다.

하지만 그러한 하루를 허투루 쓰지 않았노라 말할 수 있는 용기 있는 자는 누구일까.

자신의 인생에서 한 달이라는 30톨의 하루를 모아 남해 다랭이마을 끄트머리 바다 위 소치섬을 바라보며 펼쳐진 남새밭이 사랑스런 ‘카페 톨’에 자발적 노동자이자 비자발적 창작자로 살아보겠노라 용기 낸 11명의 사람들. 2020년 6월부터 2021년 1월까지 남해에서 자신만의 특별한 한 달을 살아본 사람들. 이들의 각기 다른 삶의 그림자가 사부재기 담겨 있는 책 ‘이참에 사부재기 쉬어가시다’가 단행본으로 나왔다. 현재 이 책은 서면 스테이위드북, 남면 비급상점에서 만날 수 있다.

이영미, 박소영, 조정희, 권소현, 김현주, 박인선, 김연진, 안혜지, 장하연, 오 도, 강하늘. 총 11명은 인생의 이 특별한 한 달을 경험하면서 ‘작가’로 거듭났다. 

‘컬쳐그룹 뭔들’에서 기획한 ‘일하며 창작하며, 자신의 삶을 다시 사랑하게 하는’ 이 특별한 한달살이의 공간적 배경은 ‘카페 톨’이다. 

남해 한달살기 식구를 공개 모집하여 자비로 지원한다. SNS에 공개 모집해서 면접을 거쳐 ‘한달살기’에 선정된 사람들은 카페 톨에서 일하고 다랭이마을에서 식사를 만들어 먹고 자며 휴식한다. 쉬는 날에는 ‘남해 화전’으로 남해 곳곳을 여행하며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어보면서 잃었던 자신과의 대화를 각자의 방식으로 풀어나간다.

‘카페 톨 실장님’으로 더 유명한 송순영 기획자는 “남해라는 곳을 관광 차원을 넘어서서 언젠가 먼훗날 다른 어딘가에 정착을 해야 할 날, 오면 좋은 곳. 와서 살고 싶은 라스트 픽(LAST PICK, 최종선택지)로 남길 바라는 마음에서 ‘한달살기’를 기획, 진행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새로운 한 달을 매달 선물 받는 기분이었다. 좋은 인연을 통해 우리 모두 함께 성장하는 것 같았고 이들의 이야기를 엮어가면서 모두 같이 힐링 되었다”며 “남해의 가장 큰 문제가 뭘까. 연봉 3천만 원 가량 받는 일자리 자체가 부족하다. 하지만 충분히 그렇게 받으면서도 문화적으로도 행복한 일자리가 가능하고, 그런 삶이 가능한 곳이 남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언제까지 힐링이나 욜로만으로 사람을 끌 수는 없다. ‘건강한 일자리’를 함께 만들어가는 ‘비지니스 모델’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11가지의 다른 고민과 다른 생각을 만나볼 수 있는 책 ‘이참에 사부재기…’에는 남해라는 곳이 단지 예뻐서 온 사람도, 차마 ‘너답게 살아’를 실천하지 못해 온 사람도 있다.

그런 그들이 한 달 동안 이어진 남해와의 데이트 속에서 ‘개새끼야’라는 네 글자에도 결코 쫄지않을 여유와 함께 ‘25살이라면 45살이 아니라 15살 같아야지’하는 용기까지 품게 된 여정이 잘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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