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는 내게 아름답고 정이 넘치는 고향이랍니다
남해는 내게 아름답고 정이 넘치는 고향이랍니다
  • 임종욱 인턴기자
  • 승인 2021.07.23 14: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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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의 외국인에게 듣는다 (1) 원어민 강사

원어민 강사 아일린 프로스트 선생님을 만나다
아일린 프로스트 선생님. 통역을 맡은 박귀옥 선생님과 함께
아일린 프로스트 선생님. 통역을 맡은 박귀옥 선생님과 함께
미조초등학교 학생들과 수업을 마치고 기념샷
미조초등학교 학생들과 수업을 마치고 기념샷
미조중학교 마켓 데이를 맞아 학생들과 즐거운 한때
미조중학교 마켓 데이를 맞아 학생들과 즐거운 한때

남해군에는 6월 말 현재 42,650명이 살고 있다. 재외국인 등록자수는 58명이다. 이 숫자에는 결혼 등으로 남해에 와 한국국적을 취득한 외국인은 빠져 있고, 영주권자와 일시거류자만 포함된다. 따라서 국적 취득 여부와 관계없이 남해군 거주 외국인은 더 많을 것이다. 남해 거주 외국인의 구성은 크게 원어민 강사와 이주노동자, 혼인에 따른 이주자(한국국적 취득 포함)로 나눠진다. 이들이 보고 듣고 경험한 남해는 어떤지 세 차례에 걸쳐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일요일 저녁 읍내 카페에서, 남해에서 원어민 강사로 재직 중인 아일린 프로스트(Eyleen Frost) 선생님을 만났다. 남해에서 방과 후 영어 교사로 있는 박귀옥 선생님(이하 존칭 생략)을 통해 소개받았다.

아일린 프로스트 선생은 남아프리카 공화국 출신이다. 고향은 로스텐부르그(Rostenburg)인데, 아주 작은 동네란다.

우리나라 나이로 32살인 프로스트 선생은 남해가 원어민 강사로 첫 부임지라고 한다. 2017년 2월 우리나라에 처음 왔는데, 원래 발령지는 다른 곳이었다. 그런데 남해로 발령난 분이 바꾸자고 제안해 선뜻 응했다고 한다. 생면부지 남해와의 만남은 이처럼 우연한 인연으로 시작되었다.

 남해는 정말 조용한 곳
프로스트 선생에게 남해는 유일한 거주지다. 5년 넘게 남해읍에 주소를 두고 살았다. 고국과는 워낙 거리가 멀어 갈 기회가 드문데, 어머님이 딱 한 번 남해를 찾았다고 한다.
남해에는 현재 다섯 분의 원어민 강사가 있단다. 남아공과 미국 국적이 둘이고, 캐나다인이 한 사람이다. 프로스트 선생은 삼동초와 미조초, 미조중, 제일고에서 영어를 가르친다.
처음 영어를 가르칠 때였다. 남아공이 영연방 소속이라 영국식 발음이 강했는데, 이를 미국식 발음으로 고쳐달라는 주문을 받았다고 한다. 
남해에 와 받은 첫 인상은 너무나 조용한(quiet) 동네라는 점이었다. 밤에 도착한 탓도 있지만, 불 켜진 곳이 거의 없어 정말 사람이 사나 의아할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다 아침에 일어나 본 남해는 아름다운 자연과 맑은 바다, 시원한 해변이 펼쳐진 환상의 땅임을 알게 되었단다. 
고향에도 해변이 있어 자주 거닐었는데, 남해의 해안은 아기자기한 멋이 있어 흠뻑 빠졌다고 한다. 프로스트 선생이 자주 찾는 곳은 상주은모래비치 해수욕장과 카약을 즐길 수 있는 두모마을, 미국마을과 독일마을 등이란다. 
즐겨먹는 음식은 육류를 좋아한단다. 읍내에서 살아 소고기 뷔페를 자주 찾는데, 지금은 다이어트 때문에 가지 못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회도 싫어하지 않는단다. 막걸리와 소주가 좋고, 음식은 닭볶음탕을 즐겨 먹는다고 했다. 설빙에서 먹은 팥빙수도 별미였다고 엄지를 치켜들었다.
원룸에서 지내는데, 역시 견디기 힘든 일은 외로움이라고 했다. ‘Ash’라는 이름의 강아지와 살고 주변에 인정 넘치는 이웃도 많지만, 외국인으로서 느껴는 단절감은 어쩔 수 없단다.

해맑고 열린 마음을 가진 남해 학생들
학생들과 어울려 지내면서 그런 걱정은 금방 사라졌단다.
처음 대면했을 때 서먹해 하기도 했지만, 곧 마음을 열고 이것저것 짧은 영어로 물으면서 재잘재잘 대화를 이끌어가는 게 너무 귀여웠단다. 아주 회화 실력이 뛰어나다고 할 순 없지만, 열심히 어휘를 찾아 설명하고 이해시키려 궁리하는 모습에서 순박하고 따뜻한 정을 많이 느낀단다.
불편한 것이 없나 자주 챙겨주고, 어디서 만나도 반갑게 달려와 인사하는 학생들을 보면 원어민 강사로서 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한국에서의 큰 명절인 추석이나 설날 때면 송편이나 떡국을 함께 먹은 적도 있었다.
남아공에는 추석이나 설날 같은 명절은 없고, 크리스마스와 해리티지 데이(Heritage Day)가 명절이란다. 해리티지 데이는 번역하면 ‘유산(遺産)의 날’이다. 남아공을 구성하는 다양한 민족의 전통 유산, 문화와 언어, 종교 등을 기념하는 날인데, 9월 24일이란다.
남해사람들은 다들 친절하지만 무뚝뚝한 부분은 바뀌었으면 하고 바란단다. 문화와 인종이 다른 점을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면 좋겠고, 흑인에 대한 어색한 태도는 다소 아쉽다고 털어놓았다.
앞으로도 원어민 강사로 있을 생각인데, 학생들과 사람들이 활기가 넘치고 생활도 만족스러워 남해에서 오래 지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자도 그녀가 남해에 계속 머물면서 멀고먼 두 나라를 연결하는 징검다리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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