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중학교 박상룡 교장이 남해중학교의 교가 교체 이유와 진행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남해중학교 박상룡 교장이 남해중학교의 교가 교체 이유와 진행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남해중학교의 현재 교가
남해중학교의 현재 교가

90년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남해중학교가 최근에 학교의 교가(校歌)를 바꾸기 위해 학생과 교사, 학부모와 총동창회의 여론을 묻고 바뀔 교가의 가사와 곡을 공모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교가는 학교 재학생 뿐 아니라 졸업생과 지역민들에게 그 학교의 정신(精神)을 나타내는 상징이다. 그래서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바꾸지 않는 것이 암묵적이 철칙처럼 인식된다. 남해중학교에 무슨 일이 생긴걸까? 
남해중학교를 직접 찾아가 박상룡 교장을 만나 유구한 역사의 교가를 변경하려는 이유와 추진 경위 등을 들어 보는 시간을 가졌다. <편집자 주>  

지난해 9월에 외지에서 남해중학교 교장으로 부임해 오셨는데 남해에 대한 인상은 어떠신지 
= 사면이 바다인 남해는 느낌이 완전 달랐다. 남해 앞에 ‘보물섬’이라는 말이 왜 붙는지 이해가 된다. 남해 학교에 오기 전에도 여행이나 휴식 삼아 남해로 가끔 왔었는데 남해는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풍광을 지니고 있다. 또 보물섬 속의 사람들, 그리고 이곳에서 생활하는 학생과 어린이들 모두 보물이라고 생각한다. 

남해중학교는 언제 설립되었나 
= 남해중학교는 1931년 5월 1일 개교해서 남해공립농업실수학교로 설립인가를 받았다. 이어 1946년 9월 1일 남해공립농업중학교로 교명을 바꿨고 1951년 9월에 남해공업고등학교와 분리해 남해중학교로 설립인가를 받아 쭉 발전해 올해 2월 9일에 제70회 졸업식을 했다. 약 90년 역사를 자랑한다. 

처음에 남해중학교가 교가(校歌)를 바꾼다는 얘길 듣고 깜짝 놀랐는데, 교가 교체 이유는 무엇인지 

= 그게 경남도교육청에서 ‘일제잔재 청산’ 정비 차원에서  지난해 9월 7일 우리 학교로 공문을 보냈다. 우리 학교(남해중학교) 교가의 작곡가인 현제명 씨의 친일행적 때문에 교가를 바꾸라는 내용이었다. 현제명 작곡가는 ‘희망의 나라로’ ‘고향생각’ ‘그 집앞’ 등 그동안 우리들의 귀에 익숙한 곡을 많이 지었지만 친일행적으로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사람이다. 
이런 계기로 우리 학교에서도 일제잔재 정비 지침을 따르고 새 시대에 부응한 새로운 교가를 만들어야 한다는 논의가 시작됐다. 

친일 작곡가가 지은 교가이기 때문에 바꿀 계획이라는 말씀인데 학생이나 교사, 학부모나 동창회의 의견은 어땠는지
= 도교육청의 방침에도 따라야 하지만 학교에 관계된 분들의 여론과 의견을 모을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우선 학교장과 교사ㆍ임직원들, 학생과 학부모 학교운영위원이 참여하는 교가 개정 소위원회(교가교체위원회)를 만들고 주변분들의 여론을 듣기 위해 지난 1월 7일 ~ 12일까지 학생, 학부모, 교직원, 졸업생 등 4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설문 내용은 ▲교가를 바꿀 것인지, 유지할 것인지, 또 바꾼다면 ▲가사만 바꿀건지 ▲곡만 바꿀건지 ▲가사와 곡 둘 다 바꿀건지 묻는 설문이었다. 
설문 결과, 졸업생의 70.8% 정도는 이대로 ‘유지’하자는 의견이었지만 교직원과 학부모, 학생은 대체로 ‘교체’하자는 의견이 많았다. 평균 61.82%가 ‘교체’쪽을 선택했다. 그 다음 가사와 곡 중 어떤 것을 바꿀까 하는 설문에는 68.9%가 둘 다 바꾸자는 의견이었다. 
이런 결과를 갖고 1차적으로 교가의 ‘가사’를 오는 4월 1일 ~ 5월 31일까지 공모하게 됐다. 

가사 공모에서 작사자가 유의해야 할 점이 있는지
= 가사를 지으려면 우리 학교의 교육이념과 미래 사회의 청소년에게 꿈과 비전을 심어줄 수 있는 내용이 담겼으면 한다. 8마디 한도막 형식 기준으로 두 도막(16마디) 분량, 3(4) 형식으로 가사 2절 분량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공모에서 선정된 작품은 교가교체위원회가 작사자와 협의해 수정하거나 할 수 있다. 이야기하면서 잘 알지 못하던 본교의 교육이념 등을 더 잘 녹여 넣은 좋은 가사를 지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렇게 보면 우리 학교 졸업생이나 동문회 회원들께서 학교에 대해 잘 알기 때문에 가사나 곡을 짓기에 좀 더 적합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한다. 

가사 공모 후에 곡은 어떻게 얻을 계획인지, 또 추후 계획은 
= 곡을 써 줄 수 있는 분들을 계속 알아봐야 한다. 앞서 말했듯이 동문회나 졸업생 중에서 재능기부나 합동작업으로 곡을 지을 수 있으면 금상첨화일 것 같다. 곡이 완성되면 작사자나 작곡가의 이름은 남해중학교 교가와 함께 영원히 남게 될 것이다.  

교가 교체나 학교 운영과 관련해 군민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은 
= 교가 교체는 기존 곡과는 별개로 다른 의미와 분위기로 새로 지어야 하는 작업이다. 동문이든 지역민이든 가사작업과 곡 창작에 관심과 재능이 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와 조언을 부탁드린다. 재정 문제로 작업에 대한 시상금이나 사례비가 많이 빈약하지만, 그것보다 남해 사랑과 우리 지역 교육에 대한 관심으로 많은 분들이 참여해 주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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