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진 화계마을 임원진의 노력으로 간판도 정비하고 쉼터 조성을 위해 테이블과 철재안전망(사진 1)도 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계마을이 안고 있는 고민이 많다. 가장 큰 고민은 마을 절반만 있는 ‘하수종말처리시설’(2), 총체적 부실로 사용이 안 되고 있는 성남작은목욕탕 (3), 바래길 도보객의 불편을 해소하고자 지어진 화장실(4)인데 관리가 안돼 내부가 충격이다
젊어진 화계마을 임원진의 노력으로 간판도 정비하고 쉼터 조성을 위해 테이블과 철재안전망(사진 1)도 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계마을이 안고 있는 고민이 많다. 가장 큰 고민은 마을 절반만 있는 ‘하수종말처리시설’(2), 총체적 부실로 사용이 안 되고 있는 성남작은목욕탕 (3), 바래길 도보객의 불편을 해소하고자 지어진 화장실(4)인데 관리가 안돼 내부가 충격이다

앵강만에 자리한 어여쁜 풍광의 이동면 화계마을, 이곳은 앵강다숲과 바래길 센터와도 인접하고, 지역문화예술의 산실인 길현미술관과 새로운 전원마을을 꿈꾸는 스페인마을을 품고 있는 등 보물이 가득한 바닷가 마을이다.

이곳 화계마을은 혁신을 추구하면서 지난 1월 8일부로 마을 집행부가 대거 젊어졌다.
새로이 이장직을 맡게 된 최광식 이장은 1971년생이며, 강규영 청년회장도 1969년생이다. 신임 최광식 이장과 강규영 청년회장 두 젊은이가 주축이 되고 박성환 어촌계장, 강현진 지도자가 힘을 보태고 강선홍 노인회장, 장형희 부녀회장, 강두화 개발위원장이 적극 지지해 화계마을을 이끌어 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실내모임이 거의 불편한 노인들을 위해 앞뜰 로비에 강규영 청년회장이 손수 목재를 사와 탁자와 의자를 제작(사진 1)해서 실외에서 쉬어갈 수 있도록 했으며, 사고 예방을 위해 철재로 안전망 공사까지 해둔 상황이다. 또 노인회 경로당 간판을 크게 제작해 부착했으며 고장이나 무용지물이 된 ‘화계마을목욕탕’ 대신 4km를 운전해 매주 금요일마다 인근 동네 목욕탕으로 어르신들을 모셔 드리는 운전사 역할까지 해드리고 있다.

화계마을 임동조 어르신은 “젊은 이장을 중심으로 젊은 임원진으로 바뀌고 나서 마을에 활기가 돈다. 얼마나 알뜰살뜰 마을을 위해 봉사해주고 챙겨주는지 주민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나 감사하다”며 “이번 설에는 해삼 선물을 전 가정에 빠짐없이 배달해주기도 하고, 군에서 형성한 스페인마을이나 마을 안에 새로이 귀촌한 주민의 애로점을 직접 청취하는 등 지속적으로 문제를 풀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진행형의 관광과 귀촌’… 민원 쌓여도 찾아갈 부서 찾기 어려워
주민들의 만족도는 높은 반면 최광식 이장은 산재되어 있는 마을 문제로 고민이 많다. 최광식 이장은 “도맡아 할 사람이 없어 이장을 맡기는 맡았는데, 5년 전 마을에 들어와 조용히 살 때와 달리 이장이라는 직책을 맡다 보니 곳곳에 해결해야 할 문제가 수북하다”며 운을 뗐다. 그는 “가장 큰 고민은 하수종말처리장이다. 화계마을을 놓고 볼 때 절반은 하수종말처리시설이 되어있으나 나머지 절반은 아직까지도 안돼 있다. 저는 창원과 진주 등 도시에서 제조업, 상업 등 여러 일을 하다 부모님 건강문제로 귀향하게 된 경우로 도시에선 너무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이 이곳 시골에는 문제로 다가와 있다. 일례로 한 마을인데도 불구하고 하수종말처리시설이 다 안 돼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워낙 큰 예산이 드는 문제라 환경녹지과에 가도 속 시원한 답은 듣지 못했다”며 “더 걱정인 건 해당 부서 찾기가 어려운 민원의 문제들”이라고 말했다. “화계마을은 남해바래길 코스와 연결돼 있다. 바래길의 일부에 해당하는 해안도로에 화장실을 지어뒀는데, 관리가 전혀 안 돼 엉망이다. 이 문제로 문화관광과에 질의해봐도 문화관광과에서는 그 부서에서 지어준 화장실이 아니기에 관리대상이 아니라는 답변만 돌아온 상태다. 비슷한 예로 마을내 작은목욕탕 문제도 그렇다. 박영일 前군수 시절에 지역활성과에서 지어준 마을목욕탕인데 애초부터 부실공사였는지 고장으로 사용 못 한 지 1년이 넘었다. 이에 지역활성과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지어준 것까지만 부서 소관이고 운영관리는 마을 소관이니 알아서 하라는데 수리비가 1~200만원이 아니라 무려 1000만원 단위인데 이를 어찌 마을에서 해결할 것이며, (사용 못 하는) 목욕탕을 다른 용도로 바꾸는 걸 상의해도 기한이 안 돼서 불가하다고 한다. 인구는 줄고 노령화되는 마을에서 어떻게 다 떠안고 가야 할지 막막하다”고 호소했다.

마을 관계자들 또한 이구동성으로 “남해군의 캐치프레이즈가 관광이고 귀촌이며 나아가 주민공동체의 복지, 삶의 질 향상이 아닌가. 바래길 화장실이나 마을목욕탕 수리는 지원이 아니고 일종의 환경개선 아닌가. 남해에 사는 주민들이 사는 이 터전이 깨끗하고 쾌적해야 관광 온 사람들도 여기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거지, 앵강다숲에 수십억 들여 개발한들 얼마 떨어지지 않은 이곳의 화장실이 엉망이면 관광 이미지는 금방 망가지는 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강규영 청년회장 또한 “사실 마을에서 해야 할 일과 행정에서 도와줘야 할 일의 경계선이 모호한 부분이 많지 않나. 어떤 문제를 터놓아도 거의 돌아오는 답변은 ‘우리 부서 소관이 아니다’라는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뭐든 덮어놓고 다 해달라는 게 아니라, 해결해갈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해주고 같이 고민이라도 해줬으면 하는데 그조차 좌절되는 경우가 많다 보니 너나없이 마을 일에 아예 손대고 싶어하지 않는 게 아닌가 싶다”며 한탄했다.

화계마을 주민들의 문제제기는 비단 화계마을만의 것이 아닐 것이다. 최광식 이장은 “수십억 혹은 수백억씩 들여 공모사업을 펼쳐놔도 주민들이 직접 겪는 생활상의 여러 불편부당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이런 사업이 주민들에게는 큰 실효성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무조건적인 억지로만 받아들이지 마시고, 주민들이 느끼는 여러 문제에 대해 들어주고, 해결법을 찾기 위해 좀더 적극적으로 함께 고민해주시길 군민의 한 사람으로써 부탁드린다”며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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