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여지는 건 그 하루일지언정, 크리스마스라는 상징적인 그 하루만큼이라도 덜 외롭기를, 조금 덜 고달픈 삶이기를 바라는 그 마음이 모여 ‘사랑의 몰래산타’라는 이름으로 만났다.

남해여성회가 지난 19일, 10번째 ‘사랑의 몰래산타’, 10년간 이어온 돌봄과 나눔의 마음을 지역꾸러미 선물로 꾸려 총 30가정에 전달했다.

남해여성회의 이 ‘몰래산타’의 계기는 2009년 첫 시행한 아이돌봄 지원사업과 이어져 있다. 김정화 회장은 “올해가 10번째인데 솔직히 처음 할 때만 해도 10년을 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 2009년 아이돌봄 사업을 시작하다 보니 한부모 가정이나 조손가정, 다문화 가정 등 다양한 가족의 모습 속의 아이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책이 없는 집은 책을 보내주기도 하고 책을 읽어주러 가기도 하다가 정작 이 아이들이 가장 외롭다 느끼는 날이 크리스마스인데, 이날만이라도 덜 외로웠으면 하는 마음이 이 일의 시작점이 되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2010년부터 여성회에서 시작한 ‘배워서 남주자-여섯줄의 꿈’이라는 기타반 수업을 통해 기타 연주가 산타와 조인이 되면서 ‘사랑의 몰래산타’가 2011년도부터 본격화되었다. 
집집마다 돌아다니면서 우리가 기타를 맨 산타가 되어 캐롤도 불러주고 케익도 전하면서 외려 우리 봉사자들이 너무 행복했다. 그렇게 하다 보니 어느덧 10년이 흘렀다”고 덧붙였다. 

남해여성회 회원들은 10년 동안 기타를 배우고, 풍선 공예, 리본 공예, 뜨개질을 배워 아이들에게 전할 선물을 직접 만들어 준비했고 일회성 행사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2016년부터 남해여성회원들이 직접 반찬을 만들어 가정에 배달하는 등 반찬 나눔도 함께 해왔다.

남해여성회 관계자는 “할아버지와 사는 아이, 할머니와 사는 아이 등 조손가정의 경우 할머니나 할아버지는 크리스마스를 경험한 세대가 아니다 보니 아이의 욕구를 채워주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실제 남해군에는 크리스마스도 평일과 다름없이 일하는 근로자 등 집마다 편차가 커서 연말이면 더 쓸쓸해지는 아이들이 부쩍 눈에 들어온다. 거기다 희귀 난치병이나 장기투병환자, 다둥이 가족 등 돌봄의 사각지대에 놓인 가정들의 사연에 눈길이 절로 머문다”며 “도저히 일년에 한번만 오기란 눈에 밟히는 가정을 저희 여성회원들 형편껏 분기별 한 번씩이라도 반찬을 여름 삼계탕, 겨울 곰국 등 챙겨 방문하기를 2016년부터 해왔다. 손이 부족하고 예산도 없는 단체지만 이름도, 얼굴도 드러내지 않고 후원해주는 분들의 그 깊은 애정으로 해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남해여성회는 2011년 12월 24일 총 14가정에 여성회원 22명이 첫 산타와 루돌프로 출동한 이후 2012년에는 33가정, 일반봉사자 포함 56명이, 2013년에는 36가정에 총 62명이, 2014년에는 84명의 산타와 루돌프가 출동했다. 이어 2015년에는 64명이 총 34가정을, 2016년에는 92명이 함께해 총 37가정을 찾았다. 2017년에는 66명이 총 34가정을, 2018년에는 52명이 30가정, 2019년에는 54명이 총 21가정을 방문했으며 2020년은 코로나19로 최소인원만 봉사자로 신청받아 17명이 총 30가정을 찾아 정이 듬뿍 담긴 선물꾸러미를 전했다.

김정화 회장은 “남해 청소년들이 대거 참여문의를 했는데 올해는 코로나19로 정말 최소한으로 할 수 밖에 없어 지역특산물과 과자 등 여러 선물을 붙인 선물배낭을 꾸러미처럼 만들어 전달했다. 함께 해준 여성회와 봉사자들에게 늘 고마운 마음이며, 늘 말없이 후원해주시는 후원자분들에게 너무나 감사하다”며 “유난히 추운 연말이지만, 사각지대에 놓여 아프다 소리도 못하는 사람을 한 번 더 찾아보고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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