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동안, 직접 가서 관람한 영화 또는 공연이 몇 개나 됐는지 세어보았다. 영화는 1번, 공연은 ‘0번’이다. 대개 영화관에 비해 좌석 간격이 좁고, 배우들의 숨소리까지 전달되는 작은 극장에서 펼쳐지는 공연이기에 관람 실적이 전무할 수 밖에 없었던 것. 

내면에서 아우성치는 문화적 욕구를 아쉬운대로 넷플릭스와 유튜브로 잠재워 왔다면 다음 한주 내내 ‘별별극장’에서 펼쳐질 다섯 편의 공연에 주목하시라. 
15일(화)부터 19일(토)까지 하루에 한 편씩, 경남 제1호 학교 안 마을배움터 ‘별별극장’에서 “꿈·이어라” 연합 축제가 개최된다. 이 행사는 별별극장 운영협의회(회장 이철호)의 주최로 극단 [씨앗]이 시행하며, 남해군이 협력하고 경상남도와 경상남도마을공동체지원센터가 후원한다. 

지난 10월 29일, 남해초등학교(교장 김주영, 이하 남해초) 백주년기념관에 개장한 학교 안 마을배움터 ‘별별극장’은, 지역공익재원을 활용한 학교 공간혁신 사례로 교내 유휴공간을 청소년과 지역 주민 모두의 배움터로 조성한 전국 첫 사례이다. 

이러한 조성 취지를 살리기 위해 경상남도는 경상남도마을공동체지원센터(센터장 박영태)를 학교 안 마을배움터 운영을 위한 위수탁 기관으로 선정했다. 더불어 극단 씨앗(대표 오주석), 남해초와의 업무협약을 통해 “아이들의 꿈·이어라”, “청소년의 꿈·이어라”, “마을 어른의 꿈·이어라”라는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아동, 청소년, 지역주민을 위한 연극[뮤지컬] 동아리를 모집하고 꾸준히 지원해왔다.

“아이들의 꿈·이어라” 프로그램에는 남해초 연극부 [자연산 마금치], 상주초 [똑똑박사와 아이들]이 참가했고, “청소년의 꿈·이어라” 프로그램에는 청소년극단 [가온]이, “마을 어른의 꿈·이어라” 프로그램에는 시민극단 [씨앗]이 각각 참가한다. 새로이 구성된 이 동아리들은 매주 연습한 성과를 선보일 예정이다. 축제의 마지막 날인 19일(토)에는, 대학로 활동 극단 [늑대]의 초청공연, ‘잉큼잉큼 소설극장’이 펼쳐진다.

본 축제는 코로나19로 인해 관람 인원이 제한되며, 거리두기를 위해 사전 문자접수로만 신청이 가능, 현장 예매는 불가함을 미리 알려드린다. 모든 공연은 편집을 거쳐 유튜브로 공개될 예정이다. 문자 예약접수 및 문의는 m.010-2334-4347로 하면 된다.

 

<공연 안내>

마금치의 쨍쨍한 오후 / 12. 15(화) 오후 7시

단체 : 남해초 [자연산 마금치]

작품내용: 우리 모두는 가족이라는 작은 공동체를 형성하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가족은 서로를 위해준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 가족이라는 공동체 안에서 누군가는 희생을 하고 누군가는 혜택을 받습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상황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누가 희생을 하고 누가 혜택을 보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혜택을 받고 있다면 감사할 줄 알아야 하고 희생하는 자에게 보답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 이야기를 아이들과 진지하게 나누고 싶었습니다.

남해초 [자연산 마금치]

지상 최대의 쑈 / 12. 16(수) 오후 7시

단체 : 상주초 [똑똑박사와 아이들]

작품내용: 2030년, 진정한 괴물을 뽑는 쇼가 진행됩니다. 2020년 세상을 놀라게 하고 많은 사람을 죽인 코로나와 1980년 5월 많은 시민을 죽인 독재자. 과연 누가 더 잔인한 괴물인가를 평가하는 자리입니다. 두 괴물의 공통점을 찾기도 하고 두 괴물의 잔인성을 비교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진행되던 쇼는 독재자의 돌발적인 행동으로 새로운 내용으로 전개되고, 이 쇼를 기획했던 시끌박사는 독재자의 돌발행동을 지켜보기만 하는데…

상주초 [똑똑박사와 아이들]

달동네 이야기 / 12. 17(목) 오후 7시

단체 : 청소년극단 [가온]

작품내용: 고향인 남해를 떠나 서울로 올라온 지 5년 된 남해 아가씨 나영. 작가는 못 돼도 책은 좀 볼 것 같아 제일 서점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지만 기대와는 다르게 책 진열만 하고 있을 뿐이다. 어느 날 빨래를 널러 올라간 옥상에서 우연히 이웃집 몽골 청년 솔롱고를 만나게 되고 어색한 첫 인사 후 두 사람은 바람에 날려 넘어간 빨래로 인해 조금씩 가까워진다. 어느 날 나영은 동료 언니를 부당하게 해고하려는 서점 사장 빵의 횡포에 맞서다 자신도 쫓겨날 위기에 처하게 되는데…

청소년극단 [가온]

길 / 12. 18(금) 오후 7시

단체 : 시민극단 [씨앗]

작품내용: 어른 만복이가 고향길을 되돌아오면서 어린시절, 학창시절, 그리고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며 살아오기까지의 과정을 회상한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만복이에게 베풀어주었던 어머니의 사랑과 희생을 회고하며 이제 어머니를 떠나보내야 한다.

극단 [씨앗]
극단 [씨앗]

 

<초청공연>
잉큼잉큼 소설극장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B사감과 러브레터> / 12. 19(토) 오후 4시

단체 : 극단 [늑대]

작품내용: 본 공연은 한국을 대표하는 단편소설을 공연으로 만들어 모든 관객들이 문학을 부담 없이 즐기고, 작품에 향수를 가지고 있는 관객들의 마음도 사로잡는 것을 목표로 제작되었다. 잉큼잉큼은 ‘설레거나 놀래서 가슴이 가볍게 빨리 자꾸 뛰는 모양’을 나타내는 순우리말이다. 어머니와 사랑방 손님과의 애틋한 사랑과, 노처녀 B사감의 해보고 싶은 사랑 이야기가 ‘잉큼잉큼’한 모습으로 그려진다. 이 공연은 소설이 가지고 있는 극적 재미와 당시 시대적 배경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재미와 사랑과 웃음, 감동을 전달해 줄 것이다. 

극단 [늑대]
극단 [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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