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사람-원천어판장 일으키는 최갑용 경매사

최근 원천어촌계 어민들이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다. 뜬눈으로 밤새워 잡은 고기의 어가가 예전보다 잘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원천어판장의 이같은 변화를 이끈 장본인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로 어민들이 취재를 요청했다.<편집자주>  

“그분이 오신 뒤 원천어판장 고기값이 좋아졌네요” “어민 편에서 한 값이라도 더 받아 주려하니 고맙지예”

아침 10시 예전과 달리 원천어촌계 공판장이 활기를 뛴다. 어민들이 말하는 그분이 오셨기 때문이다.

“자 시작하입시더” 남해군수협 최갑용(38) 경매사가 어민과 중매인에게 경매가 시작됐음을 알린다. 최 경매사의 노련한 몸짓과 눈짓 속에 제시되는 경매가격에 중매인들의 손놀림이부지런하다.

어민들이 밤새 뜬눈으로 잡아온 고기를 놓고 경매사와 중매인 사이에 밀고 당기는 어가 흥정이 시작됐다.

그런 경매사의 눈짓과 중매인의 손짓 사이로 경매가가 형성되고 낙찰가가 정해지자 일순 어민들의 표정이 밝아지기도 하고 어두워지기도 한다.

밤새 고생해 잡아온 고기, 한 값이라도 더 받아줘야 한다는 남다른 책임감을 갖고 미조, 원천 어판장을 맡고 있는 최갑용씨는 2003년 남해군수협이 삼천포수협에서 특채해온 경매사다.

지난 88년 들어선 원천어판장의 올 현재까지 경매물량은 작년 대비 6400만원이 늘었다. 물량이 늘어난 만큼 어민들의 호주머니 사정도 나아졌다.

한때 경매사 월급도 안 나온다며 어판장을 없애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거론된 원천어판장의 이같은 성장에 대해 어민들은 한결같이 최갑용 경매사의 노력 덕택이라 말한다.

최 경매사는 자신의 노력보다 기본적으로 남해에서 나는 고기가 맛도 좋고 상품으로 따지면 상품이기 때문이라며 겸손하게 말한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그의 경매에는 뭔가 다른 점이 있다.
어려운 조합의 귀한 손님이며, 조합의 입장에서는 그나마 공판장에 나와 준 고마운 몇몇 중매인에게조차 최 경매사는 끌려가지 않고 오히려 경매를 주도해 나간다.

큰 목소리로 경매가를 외치며 유력중매인을 쳐다보기보다 여러 중매인을 번갈아 쳐다보며 경쟁을 유도한다.

눈짓과 손짓, 속도조절 등을 통해 경쟁을 일으키고 새로운 경쟁을 만들기 위한 그만의 밝힐 수 없는 노하우가 발휘된다.

또 그는 경매가를 높이기 위해 빠른 목소리로 경매를 진행하며, 경매를 주도하기 위해 순간 순간 쉴새없이 머리로 판단한다.

특히 최 경매사에게는 어민들이 고마워 할 만한 원칙이 있다.
그는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가격이 내려갈 때 어민들이 섭섭하지 않는 최저가격을 형성해 주기 위해 노력한다.

또 같은 상품에 대해 먼저 판 어민이나 뒤에 파는 어민이 비슷한 가격을 받을 수 있도록 중매인의 흥미를 유도해 경매의 처음과 끝의 어가를 고르게 한다.

이와 함께 어머니가 고기 들고 왔는데 팔아줘야 할 것 아니냐며 인정에도 호소한다.
최 경매사는 어민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어가며, 제대로된  어가를 만들기 위해서는 중매인도 어민도 흥이 나야 한다고 말한다.

최근 그가 미조어판장 경매에 트롯트 가요를 틀어주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그는 어민들에게 당부한다.

치어 잡지말고 경매할 때 고기선별 제대로 해 주면 좋은 고기는 더욱 좋은 값을 받게 할 수있다고 만한다.

지난 1일부터 남해군수협은 오징어 활어ㆍ선어에 대한 경매를 시작했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그는 최근 신규 중매인 2명을 늘리는 노력도 했다. 메기도 경매를 시작해 볼 계획이다.

활어 중매인을 언제든 모집한다며 남해군수협의 경제사업을 고민하는 그에게는 어민들의 삶을 이해하고 어민들이 밤새 뜬눈으로 잡아온  결실에 대해 책임지려는 진한 삶의 자세가 묻어 나온다. 그 속에 수협의 살 길이 있다고 그는 믿고 있다. 

  

저작권자 © 남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