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태 구로경찰서 경무과장 “경찰도 평범한 이웃… 봉사·희생정신 갖춘 치안전문가일 뿐”
박영태 구로경찰서 경무과장 “경찰도 평범한 이웃… 봉사·희생정신 갖춘 치안전문가일 뿐”
  • 윤혜원 기자
  • 승인 2020.10.30 1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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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천면 문항 출신, 간부후보생 48기
“국민 곁에 24시간 깨어있는 경찰”

제75주년 경찰의 날을 맞이하여 서울 구로경찰서에 근무하는 박영태(만 50세) 경무과장을 만났다. 박 경무과장은 2000년 경찰간부후보생 48기로 경찰에 입문하여 20년간 수사, 생활안전, 정보, 기획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했다.
‘안전이 일상이 되고, 공정이 상식이 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경찰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에 ‘대한민국 경찰’이라는 자부심으로 명예로운 경찰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박영태 경무과장과 얘기를 나눴다. 

▲경찰에 입문해 걸어온 길을 알려달라.
“2000년 경찰간부후보생 48기로 입문하여 20년간 수사, 생활안전, 정보, 기획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했다. 그간 주요 보직으로는 경찰청 혁신기획단, 행정안전부 자치경찰추진단, 서울지방경찰청 정보과, 용산경찰서 원효지구대장 등을 거쳐 지금은 현재 구로경찰서 경무과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경찰에 투신한 특별한 계기가 있나?
“한참 취업시험을 준비하고 있던 대학 4학년 때, 간간히 가로등만 눈에 띄는 새벽시간에 경찰차가 분주하게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고 경찰은 365일 24시간 멈추지 않는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시간엔 거의 모두가 잠들어 있고 간혹 24시간 일한다는 곳도 극히 일부만 눈을 뜨고 있는데, 경찰은 낮과 밤이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이다. 이렇게 활동성 높은 조직의 일원이 된다면 현장에서 직접 누군가를 돕고 좋은 일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포부가 조금씩 커지면서 일반 직장인의 삶은 따분하게 느껴졌고, 오직 경찰제복 입은 제 모습만 상상되어 곧 수험생활에 돌입해 결국 경찰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구로경찰서 경무과에서 하시는 일을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경찰은 방범, 수사, 교통, 경비, 정보 등 크게 10여개 분야로 기능이 나눠져 있는데, 그 중 경무과장은 인사, 총무, 기획, 회계, 정보통신, 장비 등 지원업무를 담당하고 경찰서장의 직무를 대행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요즘 모든 곳이 다 그렇듯 경찰관서도 코로나 방역이 가장 중요한 현안이고, 특히 우리 경찰서는 시설이 노후 되어 신축 준비를 하고 있는데 무엇보다 직원들과 민원인 모두 이용하기 편리한 시설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경찰로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은 어떤 것인가?
“초임 시절, 인지능력이 조금 떨어지는 10살 남자아이가 거리를 배회하다가 남의 물건을 집어가기도 하여 어른들 손에 이끌려 파출소로 왔었는데, 자기가 무얼 잘못했는지도 모르고 오히려 파출소에 온 게 신기한 듯 경찰들을 친근하게 대하는 모습이 재미있고 귀엽기도 해서 가장 기억에 남는다. 지금쯤 30살 청년이 되었을 텐데 어떻게 성장했는지, 그리고 잘 지내는지 궁금하다. 간혹 경험했던 강력사건이나 인명사고들은 생각할수록 마음이 아파서 빨리 잊히면 좋겠다. 말로는 다 못하지만 힘들 때가 많았고, 끔찍한 사건사고 때문에 마음속으로 함께 울고 눈물을 삼키기도 했었다.”

▲경찰 하기를 잘했다고 느끼는 때는 언제인가?
“경찰의 금과옥조인 ‘경찰헌장’은 ‘우리는 조국광복과 함께 태어나 나라와 겨레를 위해 충성을 다하며 오늘의 자유민주사회를 지켜온 대한민국 경찰이다’라는 말로 시작한다. 
우리나라는 광복 후 3년이 지난 1948년에 정부가 수립되고 행정조직도 그 때 갖춰지는데, ‘경찰헌장’ 서두에서 광복과 함께 가장 먼저 출범했음을 강조하는 이유는 국가와 사회에 치안이 얼마나 중요한지 반증하는 것이라고 본다. 경찰은 법과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시민의 자유를 통제하고 범법행위를 단속하는 일을 맡다보니 괜한 미움을 사는 경우가 많지만, 그런 경찰이 어려운 사람 돕겠다고 숨 가쁘게 현장 달려가고 밤거리는 물론 산길과 물속까지 더듬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누구든 부지불식간에 경찰 조직의 혜택을 받는 것이고, 또 어떤 경찰은 누군가에게는 생명의 은인인 되기도 한다. 간혹 시민을 구하다가 본인 생명까지 희생하여 살신성인하는 경찰도 있는데, 이렇게 자랑스러운 사람들이 모두 제 동료라는 건 정말 뿌듯한 일이다. 이 길을 잘 선택했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 언론이나 영화 같은 데서는 경찰이 엘리트나 슈퍼맨 또는 사고뭉치, 탐관오리 정도로 묘사되곤 하는데, 경찰이라고 해서 특별하지 않다. 그저 평범한 이웃이고 다른 것이 있다면 치안업무에 전문성을 갖추고 봉사와 희생정신을 갖췄다는 정도로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

▲고향 하면 떠오르는 추억은?
“저는 농사일이 없어 또래들과 산과 바다를 쏘다니며 놀기만 했는데, 친구들은 일을 도우러 가버리곤 해서 혼자 쓸쓸해했던 적이 많다. 고향은 제게 늘 풍요롭고 넉넉했지만 커가면서 보니 남해는 척박하기 이를 데 없는 곳이었고, 그런 곳을 남해인들이 피땀으로 일구어 천혜의 보물섬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었다. 정말 대단한 남해인이라고 느낀다.”

▲가족관계는 어떻게 되나?
“설천면 문항리에서 2남3녀 중 장남으로 태어나 그곳에서 유년시절을 보내다가 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공무원인 아버지와 함께 가족 모두 출향해서 부산에서 학교를 다녔다. 그래도 방학에는 늘 고향에서 지냈기 때문에 고향 사람들과 잘 알고 남해 정서도 그대로 갖고 있어서 객지인 취급을 받지 않았던 것 같다. 지금도 같은 동네 친구들 사이에서 회장을 맡아 자주 연락하고 가끔 만나기도 한다.”

▲남해가 어떻게 발전하면 좋을까?
“요즘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모두가 어려운데, 우리 남해는 그런 위기에 한 사람도 코로나가 없는 청정지역이라 정말 기쁘다.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기업을 창출하여 젊은 직장인들이 많이 유입돼서 활기를 띄면 좋겠다. 남해에 아직 그런 역사가 없지만 시작만 하면 우리 고향사람들이 넉넉히 해낼 것으로 본다. 서울에도 남해 출신의 훌륭한 경찰 선후배들이 많은데, 태생적으로 부지런한데다가 어려운 일도 신중하고 꼼꼼하게 잘 해내는 경우가 많아서 주위에서 신망을 받고 있다. 경찰 명함에 남해 출신이라고 새길 정도로 고향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분도 있다. 떠나면서부터 그리운 곳이 고향인데, 고향사람을 만나면 더 그리워지는 것 같다. 제가 경찰생활 시작부터 고향 선배님들의 애정어린 조언을 들으며 성장했던 것처럼 저도 조금씩 그런 선배가 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

박 경무과장은 188㎝의 훤칠한 키에 누가 봐도 미남인 외모의 소유자다. 여기에 시원시원하고 확신에 찬 어조까지 경찰로서 신뢰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유난히 경찰 인재가 많은 남해에 또 한 명의 인재를 확인하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구로경찰서를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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