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서 대화를 해보면 이 밝은 청년들이 가진 어마어마한 에너지에 놀라게 된다. 김해지역에서 활동하는 청년예술인 협동조합인 ‘행복발굴단’의 멤버들. 왼쪽부터 배한솔, 박요엘, 김병진
만나서 대화를 해보면 이 밝은 청년들이 가진 어마어마한 에너지에 놀라게 된다. 김해지역에서 활동하는 청년예술인 협동조합인 ‘행복발굴단’의 멤버들. 왼쪽부터 배한솔, 박요엘, 김병진

공동체라는 게 뭘까. 오늘날의 공동체란 어떤 의미로 남았을까. 극개인주의자라고 불리는 청년세대들의 공동체가 과연 가능키나 한 걸까. 몽글몽글한 의문이 ‘행복발굴단’을 만나고 나면 일순간 무념무상이 되어버린다. 서로 사랑하기, 함께 행복하기, 약한 사람이 주인공 되기, 하고 싶은 거 다하기. 심히 이상적이라 듣자마자 곧장 탐나는 이 4가지 원칙이 공동체 ‘행복발굴단’의 유일한 원칙이라니, 놀라웠다. 남해군소상공인연합회 김동일 회장의 추구하는 ‘로컬 크리에이티브’에 대한 지향을 함께 나눌 협업 파트너로 남해를 찾은 김해지역의 청년들 ‘행복발굴단’을 만났다. 
<편집자 주>

박요엘, 배한솔, 김병진 세 청년들은 청년-희망도시라는 애칭이 붙은 김해지역에서 활동하는 청년예술인 협동조합이자 공동체인 ‘행복발굴단’ 청년들이다. 이들은 현재 매주 월요일, 남해로 내려와서 ‘사회적 경제 모델과 로컬크리에이티브’를 주제로 협업을 구상하고 있다. 

남해군소상공인연합회 김동일 회장의 초대로 매주 남해를 경험하는 이들은 청년예비창업가와 예비창작자 사이에 놓여있는 청년들을 남해로 이주, 행복하게 정착하는 일을 돕고자 함이다. 행복발굴단의 ‘불꽃리더’인 박요엘 씨(사진 가운데)는 “행복발굴단은 청년예술인협동조합이기 이전에 ‘약한 사람도 행복할 수 있을까? 행복할 수 있도록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일종의 청년 공동체”라며 “버스킹이 청소년, 청년들과의 소통의 연결점이 되었다. 버스킹 공연을 통해 접하게 된 공연비조차 제대로 책정돼 있지 못한 청년예술가의 실상, 소외 사각지대에 놓인 청소년들을 돕고자 자처한 상담사 역할과 구제 활동 등이 시작이 돼 오늘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요엘 씨는 “행복을 찾아낸다는 취지에서 시작한 만큼 뭔가로 규정지어져 있지 않은 자유로운 공동체라고 보면 된다. 따뜻함 안에서 살기를 바라는 마음, 이들이 잘 살기를 바라는 마음, 나 개인은 나약할지라도 곁에 같이 가주고 격려해주면 덜 아프면서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지역에서 활동해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화기획, 청소년 방송국, 청년 머슴사업… 행복을 나눌 수 있다면

김해지역 청년예술인 협동조합답게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건 문화기획사업이다. 문화기획행사를 총괄하고 매듭짓는 1993년생 배한솔 씨는 “공연비 책정을 바로잡고 투명하게 공개하는 게 첫 단추를 잘 채워가는 것이었듯, 어떤 행사를 기획할때 신뢰가 바탕이 되지 않으면 오늘의 청년들은 금방 흩어진다. 이들은 열정적이나 하나가 틀어지거나 지루하다 싶으면 곧 돌아선다. 현재 대부분 자금이 귀농이나 귀어에 국한된 경우가 많으나 지금의 청년들은 귀농이나 귀어보다는 ‘크리에이티브’에 가깝다. 로컬 크리에이티브란 지역의 창작자가 아닌가. 이들은 예술적 성향을 기반으로 하며 뭔가를 판다. 이러한 방향성이 김동일 회장과 잘 맞다. 김해시에서 이곳 남해로 삶의 거주를 옮겨와 가게로 정착하고자 하는 분들도 ‘로컬 푸드’ ‘로컬 마켓’에 대한 열망이 큰 분들이다. 지역농산물을 가공해 수제잼이나 절임 등을 만들어 창업하고 미혼모를 채용하는 사회적 경제기업을 만들고 싶어한다”고 설명했다. 

문화기획에서 출발한 행복발굴단은 ‘마을 식당’이나 ‘마을 술집’으로 좌절한 경험을 밑천 삼아 ㈜청춘 크린이라는 예비사회적기업도 시작했고, 방과 후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을 위해 ‘마을 청년들이 운영하는 마을 서당’을, 60대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고스톱 치는 짝이 되어주거나 주차 서비스, 변기 뚫어드리기, 마트 짐 들어드리기 등을 기꺼이 대행하는 ‘청년 머슴’사업을 진행했다. 이들이 행한 여러 일을 보면 ‘행복을 사고 파는 가게’라는 바탕 아래 즐거움과 보람이 교환되고 나아가 사람 사는 정이 오간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어쩌면 마을을 경험한 마지막 청년세대가 아닐까 

1987년생 박요엘 씨는 “청소년 친구들은 대학을 찾아 마을을 떠나고, 청년은 일자리를 찾아 더 큰 도시로 떠나는 걸 보면서 어쩌면 제가 마을을 경험해본 마지막 세대가 아닐까 하는 위기감도 있다. 그래서 더 마을에 애착을 갖고 활기를 찾는 데 방점을 두는지도 모르겠다”며 “구체적으로 뭘 하느냐, 목표가 뭐냐고 접근한다면 저희 ‘행발’은 WHAT은 없고 WHO만 있는 조직처럼 보이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다음 세대 청년들에게 후원자나 지지자가 되겠다는 그 마음으로 모인 우리이기에 마을을 보는 시각 또한 인구증대가 아니라 ‘이들이 낯선 마을에서 낯설게 느끼지 않도록 우리가 이웃이 되고 조력자가 되어 이들이 하는 가게나 활동을 적극 돕자’는 마음으로 프로젝트를 차분히 시작하는 것뿐이다. 유연하며 가변적인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김동일 회장은 “문화란 한정 짓는 게 아니라 우리 스스로 무언가를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본다. 기존의 틀이 주는 대로 답습하는 게 아니라 하나부터 열까지 유연하게 만들어 가려 한다. 물론 그 중심엔 사람이 있고, 사람과 사람이 사는 마을이 있다는 것, 집중하다보면 결국 마을에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우리네 이웃이 남을 것이라고 믿는다”며 긍정의 지지를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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